[생활고시①] 학생 분리 조치의 ‘교육적 효과’를 위한 제안

정수희 · 인천공항고 | 기사입력 2023/10/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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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시①] 학생 분리 조치의 ‘교육적 효과’를 위한 제안
분리교실 가능한 시스템과 인력 마련 필요
분리 과정에서의 사고 책임 명확히 밝힐 것
분리 조치 시 교육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
정수희 · 인천공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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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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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교실 가능한 시스템과 인력 마련 필요
분리 과정에서의 사고 책임 명확히 밝힐 것
분리 조치 시 교육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

 

 

[편집자주] 교육부는 학생생활지도 고시를 발표하고 관련 해설서를 학교에 배포했다. 아동학대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시만 믿고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해 생활지도를 해도 괜찮은지 현장의 고민은 깊다. 교육희망은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문제와 한계, 현행 법의 테두리에서 교사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오랫동안 생활교육을 연구실천 해 온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들의 제언글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1화 : 학생분리 조치의 ‘교육적 효과’를 위한 제안 

2화 : 초중고용 생활지도 고시? 초등학교는 다르다. 

3화 : 정서적 위기학생 지원대책 없는 고시는 ‘땜질식 처방’일뿐 

4화 : 장애학생도 공동체 일원임을 배우는 생활지도 필요 

5화 : 분리교실의 성패는 생활교육 소프트웨어에 있다. 

6화 : 수업방해 학생, ‘약속 교실’로 보내요.

  


분리교실 가능한 시스템과 인력 마련 필요


학교에 교육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이하 고시)를 확인하고 학교 자체적으로 필요한 세부 학칙을 정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고시가 내려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해설서’(이하 해설서)가 안내되었다.

 

교사들이 고시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교육활동 방해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해설서에 의하면, 수업 중 학생이 ‘잡담·장난·고성·수업 거부·기타 돌발행동’을 할 때 교사는 이 학생을 분리 조치할 수 있다. 교실 밖 분리 장소로는 교무실, 생활지도실, 학년실 등에 별도 자리를 마련하거나, 그 외 특별실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예시했다.

 

그동안에는 교사의 정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이 있더라도 조치할 만한 권한과 방법이 없어서 해당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해당 학생으로 인해 교사의 교육활동이 침해받거나, 다른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것을 그저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분리 조치가 가능하게 한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분리 조치를 하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과 인력이 마련되어야 한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해서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분리 장소와 인계의 주체, 그 업무의 담당 주체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교에서는 고민이 많다. 기존 업무는 전혀 줄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가 분리 조치 업무를 맡아야 하므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생활지도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멈출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지도가 가능하도록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 이상, 교육부는 관료적이며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분리 과정에서의 사고 책임 명확히 밝힐 것


분리실을 어디로 정할 것이냐도 고민이지만 분리조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안전사고도 학교의 고민거리이다. 비상벨이나 내선 전화 등이 교실에 갖춰져 있는 학교의 경우 분리 담당 교사에게 연락하여 학생을 인계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 담당 교사가 수업 방해 학생을 분리실로 인계하기 위해 교실을 이탈해 있는 동안, 교실에서 안전상의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분리 조치된 학생 혼자서 분리실까지 가도록 지시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해당 학생이 분리실에 가지 않거나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면? 교육부는 해설서에서 학교의 장이 마련한 ‘교실 밖 분리 학생 지도 계획’에 따른 업무 분장에 따라 ‘책임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는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교원이 부당하게 책임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시안을 다양하게 마련하여 안내해야 한다.

 


분리 조치 시 교육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분리 조치 이후 학생이 다시 교실로 돌아갈 때, 학생은 이전과는 변화된 모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 고시와 해설서는 이러한 점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교원의 정당한 지도에 따르지 않거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분리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영미권 학교처럼 학교에 보안관을 두거나, 수업 방해 학생을 교장실로 보내 교장과 면담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시적 분리에 그치는 것이므로 우리가 본받을 만한 것이 못 된다. 분리 조치가 일시적 분리로 끝나지 않고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조치가 되려면 교육적 지도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교육적 지도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은 회원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2017~2018년에 ‘약속교실’을 만들어 운영해 보았다. 법, 학칙 등의 규범을 사회적 ‘약속’으로 보고, 학생으로 하여금 약속 위반 행위에 대해 성찰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갖게 하려는 시도였다. 방법과 사례는 다음 연재 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생활지도 담당 수석교사나 교감을 두는 방안


분리 조치가 내실 있게 운영되어 교육적 효과를 거두려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학생 대부분이 교원의 지도에 잘 따르는 학교라면 교사나 교감 등이 분리 학생 보호 감독 및 지도 업무를 맡으면 되겠지만 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는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해설서에서는 시·도교육청이 분리 장소, 지원인력, 비상 연락 시설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 안내하고 있는데,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다른 예산을 줄이면서 분리 조치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지 두고 볼 일이다.

 

우리는 분리 조치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업무, 학교폭력 업무, 교권 보호 업무를 지원하는 수석교사를 두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는 각 학교에 교감 2인을 두고 그중 1명은 교무학사 담당, 1명은 생활지도 담당으로 하되, 생활지도 담당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생활지도 관련 업무를 3년 이상 수행해야 하고,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생활지도 담당 교감을 2년 이상 수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두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생활지도 담당 인력을 확충함에 있어 수석교사나 교감을 제안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공교육에서 생활지도가 갖는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 실정과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저경력 교사나 외부 인력을 투입하는 것보다 오랜 학생 지도 경력을 가진 수석교사나 교감이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교육부와 교육청은 생활지도, 인성교육, 민주시민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해 왔지만 말 뿐이었고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데 인색했다. 지금이야말로 교육부와 교육청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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