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시②] 초중고용 생활지도 고시? 초등학교는 다르다

전소연 · 귀인초 | 기사입력 2023/10/12 [16:25]
참교육on
학급잇다
[생활고시②] 초중고용 생활지도 고시? 초등학교는 다르다
분리 지도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 오롯이 교사의 몫?
교육부 고시에 학교장 책임과 역할 명시해야
전소연 · 귀인초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3/10/12 [16:2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분리 지도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 오롯이 교사의 몫?
교육부 고시에 학교장 책임과 역할 명시해야

 

[편집자주] 교육부는 학생생활지도 고시를 발표하고 관련 해설서를 학교에 배포했다. 아동학대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시만 믿고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해 생활지도를 해도 괜찮은지 현장의 고민은 깊다. 교육희망은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문제와 한계, 현행 법의 테두리에서 교사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오랫동안 생활교육을 연구실천 해 온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들의 제언글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 1화 : 학생분리 조치의 ‘교육적 효과’를 위한 제안 

 2화 : 초중고용 생활지도 고시? 초등학교는 다르다. 

☞ 3화 : 정서적 위기학생 지원대책 없는 고시는 ‘땜질식 처방’일뿐 

☞ 4화 : 장애학생도 공동체 일원임을 배우는 생활지도 필요 

☞ 5화 : 분리교실의 성패는 생활교육 소프트웨어에 있다. 

☞ 6화 : 수업방해 학생, ‘약속 교실’로 보내요.

  

교육부의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확인한 교사들은 그동안 어디에도 없던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이 명시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수업 방해 학생을 잠시 분리하고 학습을 방해하는 물건을 보관했다가 돌려준다는 내용 등 지극히 당연한 교육활동을 인정하는 것이 여러 선생님의 희생과 투쟁 끝에 얻어낸 교권 보호 대책인가하는 허탈한 감정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그러나 초등교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무엇보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초등학교용 고시가 중·고등학교용 고시와 분리되지 않은 채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초등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한 아동학대법 개정과 학습권 우선 판례 등의 상위법에 대한 조치없이 시행되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결국 교사가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음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 특수성 고려한 초등용 고시안 필수


교육부 고시와 해설서는 유치원용과 초중고용으로 배포되었다. 그중 초중고용 고시는 중고등학교 현장에 맞춰 내용과 예시가 제시되어 있어 초등학교에서 적용하고자 할 때는 고민이 깊어진다.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발달단계가 다른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있다. 또 기본생활 습관 형성부터 의사소통 능력 신장까지 생활지도 영역도 폭이 매우 넓다. 예를 들어 저학년은 대소변을 실수한 친구를 놀리는 일들이 있다면 고학년 학생은 학생 간 성관계 문제를 지도해야 할 때도 있다. 초등학교 안에서도 저학년과 고학년의 차이가 이렇게 큰데 초중고 고시를 묶어서 제시하고 학교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초중고 고시대로 운영한다면 초등 교사들은 한글을 못 쓰는 1학년 학생에게 성찰문을 그림으로 그리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압수한 물품을 교무실에 두는 것 역시 초등에서는 현장성이 없는 예시이다. 초등 교사들은 쉬는 시간에도 생활지도를 위해 교실을 잘 비우지 않는다. 평소 잘 가지도 않는 교무실에 물건을 보관하러 갔다가 사고가 난다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초등에서는 담임교사가 교실 상황과 여건에 따라 재량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따라서 파손이나 분실에 대해 교사가 과중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대책 등과 같이 실질적인 생활지도 지원책이 필요하다. 연령과 수준에 맞는 생활지도의 내용과 방법이 요구되는 것처럼 고시도 학생의 발달단계와 담임 교사제라는 초등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초등 저학년용, 고학년용 고시로 별도 제시되어야 한다.

 


교육부 고시에 학교장 책임과 역할 명시해야


학교마다 교육부 고시 제11조 제6항에서 제시한 분리 장소와 담당자를 결정하느라 진통을 겪고 있다. 당연히 학교장이 분리 교실을 운영할 것으로 예측했던 교사들은 알아서 결정하라는 말에 실망할 것도 없다는 분위기이다. 학교장 재량은 정작 필요할 때는 징계의 사유가 되고, 정확한 지침이 필요할 때는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주어진다. 고시에서는 학교장이 민원과 생활지도의 총책임자라고 말한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의 총책임은 학교장에게 있다. 그러나 교사들이 나누어서 업무를 담당한다. 심지어 학교 바로 앞에 낙엽을 주우러 나갈 때도 내부 기안을 올린다. 결국 분리 교실도 학교장 총책임 하에 교직원들이 나누어 운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분리 교실을 일차적으로 학년실로 지정하여 공강인 교사들이 나누어 지도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나 초등교사에게는 공강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몇 번 없는 전담 시간에는 생활지도, 과제 검사, 업무처리 및 보결 등으로 정신이 없다. 저학년 교사들은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에 갈 수가 없어 오전 중에는 일부러 물을 잘 마시지 않고 화장실에 가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고 할 정도이다. 별도의 인력(예를 들어 생활지도 수석교사)이 없다면 초등학교는 학교장이 분리교실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고시에 명시하지 않는다면 학교장의 성향에 따라 학교생활 규정을 매번 개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분리 지도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 오롯이 교사의 몫?


교실 분리가 필요한 상황은 언제이며 어떤 행동을 수업 방해 행위로 볼 것인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시종에 따라 운영되는 수업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또 유치원에서 놀이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긴 시간 착석하기가 힘들다. 그런 학생들에게 수업 중 돌아다니는 것을 방해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생활 훈련이 필요한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고학년과 같은 수준의 규칙 준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숙함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고려해야 하는 건 특수교육 대상자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의 행동 중에서 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과 교육이 필요한 행동은 구분되어야 한다. 틱장애가 있는 학생이 큰 소리를 반복적으로 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부러 친구를 때릴 때, 그 상황이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일이다.

 

해설서에는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분리·거부 등 차별적 생활지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래도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학생의 안전과 건강, 정서적 안정 등을 고려하라고 되어 있다. 담임교사가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정당한 사유로 매우 정확하게 분리 지도해야 한다는 뜻인데, 정당성, 그것도 특수한 상황에서의 정당성은 전문가도 이견이 있기 마련이다. 분리 사유에 대한 해석이 입장에 따라 달라 다툼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저학년이나 특수교육 대상자를 생활 규정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둔다는 것은 생활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된다. 이 사면초가의 상황, 이 줄타기를 또 오롯이 교사가 해야만 한다.

 

결국 교육부 고시는 현장의 상황에 따라 계속 수정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교사의 교육적 판단과 재량적인 생활교육 방법을 지지해 주고 교육권을 보장하면 될 것을 상세한 내용의 고시를 더 쪼개어서 어떻게 지도할지 결정하려고 하니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선다. 고시를 연령 수준에 맞게 제시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큰 그림을 그려서 주었으면 어땠을까.

 

교육부 고시의 내용이 학교 현장에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바뀐 분위기를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고시 내용을 홍보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안내서를 빠른 시일 내에 배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산과 인력 투입뿐 아니라 단위 학교의 문의와 상담을 해결해 줄 담당 부서(담당자)를 설치하여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겠다.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 최예나 2023/10/16 [00:14] 수정 | 삭제
  • 초등과 중고등은 가깝고도 먼 사이 매사에 같이 땡처리 안됩닏ㄱㆍ 고등학교 학생들이 입시로 인해 검정고시를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연수를 초중고 모든 교사가 받으라니...초등은 의무 교육이구만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쉴 땐 쉬어요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