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하는 이름들을 빚으며 물젖은 보름달을 마주하게 될 이들에게
다음주는 한가위다.
오랜 기억이지만, 한때 궁금했었다.
보름달 둥근 한가위에 빚던 송편은
왜 반달을 닮았는지...
그래서
송편 두 개를 맞대어 보름달로 만들어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던,
기차역을 나서던,
무수한 송편들이
또 어디서 온 송편들을
불빛 따스한 방에서 만나면
비로소 보름이 뜨는
한가위.
그러나
어느 시절 한가위엔
끌려가 면회도 어렵던 벗들을,
갈라져 아득하고 불길한 분단의 시간을
떠올리고 있노라면,
둥근 달보다 먹먹한 어둠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올해도 한가위엔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아니 돌아올 수조차 없는
이름들을 빚으며
물젖은 보름달을 마주하게 될 이들이 있다.
그 한가위를 앞두고, 우린
국회 밖에 커다란 반달 모양으로 농성 천막을 치고,
교육활동 보호법 개정 현수막을 걸었다.
그리고, 국회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기다림은
잃은 동료 교사를 호명하는 간절함이자
외로운 동료를 만나러 가는 지침없는 걸음이며
국회 밖이 아닌 국회 안에서
정치 주체로 서는, 그 시대를 향한 도약이다.
▲ 국회 앞, 전교조 농성 천막 앞에서 김현주 전교조 광주지부장 © 김상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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