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14시,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전국교사일동’ 주최의 6차 전국교사집회가 열렸다.
5차에 이어 6차도 국회의 입법 촉구가 이어졌다. ‘현장의 목소리 반영하라! 국회 입법 촉구 추모집회’를 슬로건으로 한 6차 집회 참가자들은 ‘교사가 전문가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 9월 4일까지!’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서이초 교사의 49재가 되는 9월 4일까지 국회의 입법을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 중 현장에는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만 참석했다.
예비교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국교원대 학생은 “교육에 진심이었던 학우들이 진로를 고민하거나 교대를 떠나고 있다. 주변에선 선생님 꼭 해야겠느냐, 굳이 힘든 길을 가야겠느냐”는 말을 듣고 있다며 지옥의 교사 생활이 내 미래가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교대 성예림 총학생회장도 “적당한 사명감으로 적당한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교사와 학생의 인권이 존중받는 교실을 만들고 싶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는 교사들 수까지 줄이고 있다”라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공교육을 포기하지 말라고 외쳤다.
명퇴 예정인 97학번 김선경 초등교사의 자유발언은 집회 참여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학폭 담당자 역할을 충실히 하다 졸업생 학부모로부터 고발 당한 일로 건강이 악화되어, 결국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명퇴를 결심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김 교사는 “후회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던 저를 후회합니다. 점점 학교는 우리에게 판사, 변호사, 정신과 의사, 특수교사 등등 많은 역할을 요구한다”라며 버티기 힘들었던 학교 현실을 고발했다.
뒤이은 자유발언에서는 12년 차 소담이 전북 초등교사도 교사에게 내려지는 각종 지침과 무한한 책임을 감내하고 있는 현실을 말하며 “무슨 일만 생기면 교사들에게 뭘 했냐고 묻는 대신, 당신들은 이때까지 뭘 했느냐?”라고 되묻고 싶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치료 중인 18년 차 경기 중등교사는 담임교사 역할을 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었던 경험을 대독으로 나누었다.
지난 5차 집회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뒤를 이어 최교진 세종교육감이 6차 자유발언자로 나섰다. 최 교육감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서야 교육감으로서 늦은 응답을 하고 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 후 “올바른 교육환경을 바꾸려는 선생님들의 의지를 폄훼하거나 꺾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며 9월 4일 서이초 선생님의 49재 날이 공교육 관계 회복을 위한 새로운 시작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환호와 큰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