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 학급, 진단과 해법을 찾아서 2 (해법 편)

홍순희 주재기자 | 기사입력 2023/07/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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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기 학급, 진단과 해법을 찾아서 2 (해법 편)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아동학대범으로 몰리는 교사들
코로나 이후, 더 심한 경쟁교육으로 내몰리는 학생들…통합교육 시스템 마련해야
홍순희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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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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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아동학대범으로 몰리는 교사들
코로나 이후, 더 심한 경쟁교육으로 내몰리는 학생들…통합교육 시스템 마련해야

[편집자주] 학생들이 변했다. 보호자도 변했다. 교사들은 코로나 이후 더 교육하기가 힘들어지고, 학급은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위원회와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그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고자 지난 6월 28일, 집담회를 열었다. 교육희망은 ‘위기 학급’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초등학교 현장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보았다

 

  1화 [진단] : 왜 위기학급인가…정서적 어려움 겪는 학생들, 아동학대범 될까 두려운 교사들

  ☞ 2화 [해법] : 코로나 이후, 더 심한 경쟁교육으로 내몰리는 학생들…통합교육 시스템 마련해야

 

▲ 지난 6월 28일, 서울지부 초등위원회와 초등교육과정 연구모임이 '위기학급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찾기 위한 집담회를 열었다.   © 전교조 서울지부

 

집담회에 참석한 교사, 상담교사,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이후 지전가), 지역 사회 활동가, 학교장 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위기 학급' 진단에 이어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았다. 이들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것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꼽았다. 담임 교사 1인이 감당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거기에 교육부나 교육청에서는 각종 악성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 마련이 절실한 점도 짚었다.

 

학교는 학생지도 규칙 개정부터

당장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학생지도 규칙을 개정’하는 일이다. ‘교육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지도의 범위, 방식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고시한다’라고 초등등교육법 시행령이 마련되었으나 아직까지 기준을 고시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있는 법 체제에서 교사들을 보호받을 수 있는 학교의 생활지도 규정이나 학칙을 개정하는 사례도 나누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시급하게 학생지도의 범위와 방식 등에 관한 기준을 제정하여 학교의 어려움과 혼란을 해결하는 일이다.

 

 

학급에서 친구들과 관계 맺기

매년 새 학년이 되면 학급 세우기, 한해살이, 진단활동 등으로 학생들과 관계 맺기를 중요시하는 학교, 학급 문화가 있었다. 특히 혁신학교에서 진단활동을 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며 일반학교로 확산되고 있는 중에 코로나가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진단활동, 한해살이 등이 현장에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교육보다 방역을 앞세우면서 그동안 혁신학교의 진단활동은 사라졌다. 거기다 서울시의회까지 합세해 ‘서울학생기초학력보장지원에 관한 조례’로 학력 중시 학교문화로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현장의 교사들도 교육청의 정책에 따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정서, 사회성 지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장 교사들이 관계맺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집담회를 통해 거듭 확인했다. 교육청도 기초학력 만큼이나 학생의 사회, 정서 발달을 위한 학기초 학급 세우기, 진단활동에 중점을 주는 교육청의 시그널 필요성도 짚어졌다.

 

모든 학교에 ‘지전가’와 ‘상담교사’ 배치

집담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각 가정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조기에 구조적, 체계적, 연계성을 갖고 지원할 수 있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지전가)를 모든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전가는 위기에 처한 학생과 가정에 우선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들은 가정 내 어려움을 파악해서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전가는 학교 내에 있는 복지관처럼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사례 관리를 하고 있다. 다만 지전가 배치기준은 ‘교육복지우선대상학생 비율’에 따라 정해져 지전가가 없는 학교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점차 교육복지우선대상자 비율을 낮추겠다고 한다. 교육복지대상자들이 아닌 학생들에게도 지전가의 도움은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은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전문상담교사가 모두 배치되어 있다. 초등학교는 일부만 상담교사가 배치되어 있다. 상담교사가 없는 대부분의 학교는 학교 예산으로 상담사를 채용한다. 그만큼 교사의 교육으로 지도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담교사는 학급에서 교사가 지도하기 어려운 학생들, 소통하기 어려운 보호자를 만나 도움을 줄 수 있다. 상담의 영역에서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상담교사 덕분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은 교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김요한 전교조 서울지부 상담교사특별위원장은 학생과 학급에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상담전문영역에서 판단해 주면 보호자의 마음을 좀 더 쉽게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필요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의 마음력을 키우는 사회・정서 회복 추진을 목표로 ‘심리정서 지원-상담마음건강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2160여 개 학교에 권역별 거점병원 4곳, 상담치료기관 240여 개로는 학교 현장에서 도움을 받기가 힘이 든다. 현재 1학년과 4학년이 정서행동 검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보호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온다. 초등학교 입학 전, 전문기관에서 입학생들을 제대로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교사들의 의견이다.

 

학교는 형식적인 검사가 아니라 제대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안정적으로 위기 학급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각 학교별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담당 교사, 사회복지사, 상담교사 등이 배치되고 각 학교에서 지원을 요청할 곳이 학교마다 있어야 한다. 교육청에서 예산만 내려주고 학교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방식은 위기 학생이 늘어나는 지금, 너무나 안일한 지원책이다.

 

▲ 진보교육연구소에서 제시한 ‘통합적인 발달 시스템 지원 흐름도’  


진보교육연구소에서 제시한 ‘통합적인 발달 시스템 지원 흐름도’를 보면, 학교마다 발달지원팀을 구성하되 학교별 개별 지원팀에 코디네이터를 지전가로 대치하면 현재 학교에서 구성이 가능하다. 학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이 특별지원팀을 꾸려 학교를 지원하면 된다. 따라서 학교에서 학생-발달지원팀을 운영할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이 아닌 눈맞춤 교육

비대면 수업이 대면 수업에 비해 학생들에게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은 이미 코로나 3년을 거치며 검증됐다. 전인숙 교장은 대면 수업 중 ppt나 미디어를 중심으로 활용하는 수업을 하며 학생과의 소통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사회성이 떨어지고 친구관계 맺는 것의 어려움이 있다면 학생들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교사들의 수업 방식, 교육 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디지털 교육을 하라면서 학교에 온갖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기기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학생들과의 눈맞춤과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하는 수업이 위기 학급을 구할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

 

‘놀이와 쉼’이 있고,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학교

송성남 마을지역활동가는 학교로 찾아가서 놀이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과 교실이 아닌 운동장에서 흙을 밟으며 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뛰어다니는 활동을 10회 정도 하니 학생들이 조금씩 바뀌는 변화를 느꼈다고 한다.

 

1학년 담임인 한 교사도 매일 놀이시간 30분과 매주 월요일 아침 산책을 수업으로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신체조절능력, 주의집중력이 키워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코로나 이전에는 교육청에서도 놀이시간을 강조하면서 중간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6학년 담임인 한 교사는 긴장감이 온몸에 가득 차 있는 학생을 이해하는 방법을 동학년 교사들과 나누면서 그 학생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학교장은 5학년 위기 학급을 지원하고 있는데, 몇 명 학생과 보호자가 비협조적이어서 교장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학교가 평가가 아닌 협력, 지원이 일상이 되어 학교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게 된다면 위기 학급이 발생해도 서로 협력하여 문제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담회에 함께 한 이들은 교육과정에 대한 총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2022개정교육과정의 문제 ▲디지털 문해력을 빙자한 디지털 기기 교육 ▲AI교육 ▲디지털 교과서 문제를 진단하고 학생들의 발달을 중심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집담회를 열어보자는 제안으로 집담회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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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법 2023/07/21 [02:34] 수정 | 삭제
  • 부디 책임질 위치에 있는 교육행정가들은 내 일이 아니다 말고 어려움에 처한 교실 무너지는 교권 문제학생으로 피해보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 내실 있고 실질적인 조치를 시급히 마련하길 바랍니다 학급 운영 때문에 잠 못드는 교사를 생각하면 해결책이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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