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on] 어린이날 수업, "우리가 직접 기획해요!"

나윤주・수원 선행초 | 기사입력 2023/05/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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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on] 어린이날 수업, "우리가 직접 기획해요!"
수원 선행초 어린이들의 '놀이'를 통한 서로에 대한 환대
어린이가 직접 논의하고 기획하는 ‘우리가 만드는 어린이날' 수업 진행
나윤주・수원 선행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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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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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행초 어린이들의 '놀이'를 통한 서로에 대한 환대
어린이가 직접 논의하고 기획하는 ‘우리가 만드는 어린이날' 수업 진행

▲ 5월 4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수원 선행초는 교실도 운동장도 즐겁게 놀이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 나윤주 교사

 

올해는 ‘어린이날’ 선언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전교조 수원초등지회 전국초등국어교과 모임인 ‘책과 노니는 교실’에서 어린이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정성스런 자료를 만들어 주셨다. 그 자료는 우리 학교와 교실에서 100년 전 어린이들과 오늘의 어린이들을 연결해 주었다. 5월 4일, 이 자료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 우리학교 어린이날 행사와 수업은 놀이로 들썩였고, 어린이들은 친구와 놀이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5월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 학년뿐 아니라, 온 학교가 들썩들썩하였다. 어린이날 2주 전부터 1,2학년은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전래 놀이’와 ‘놀이 도구를 스스로 만들어 놀기 활동’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선배 학부모는 후배 학부모에게 놀이를 가르쳐 주었고, 먼저 수업을 진행해 본 교사는 다른 교사들에게 팁을 알려주었다. 수업이 진행된 날은 누구는 사진을 찍었고, 누구는 함께한 학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정성들여 준비한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우리 반은 ‘무서운 이야기’와 ‘유령 기차’라는 놀이를 하였다.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외워온 열 명의 아이들의 정성이 놀라웠다. 불을 끄고 무서운 이야기에 어울리는 BGM까지 깔고 이야기에 몰입하는 아이들은 제법 진지했다. 친구의 이야기가 서툴고 무섭지 않아도 “시시해, 안 무서워”라 하지 않고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배려와 존중은 이런 놀이 속에서 더 진하게 길러진다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 공동체 놀이를 많이 알고 있는 아이들은 소외되는 친구가 없도록 경쟁하는 놀이를 빼자는 의견을 내었다. 그래서 선택된 놀이가 유령기차 놀이였다. 유령기차 놀이를 땀 흘리며 신나게 한 아이들은 '놀이란 ○○다'라는 이야기를 한마디씩 하였다.

 

놀이란 친구다. 친구가 빠지면 놀이는 힘을 잃는다. 

놀이란 가로등이다. 공부라는 어두움에서 놀이라는 빛이 있어서이다. 

놀이란 영혼이다. 난 놀이가 없으면 꾀꼬닥 한다. 

놀이는 자유다. 놀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놀이는 행복이다. 놀이를 통해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 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을 기념해 어린이해방선언문을  직접 만든 수원선행초 학생들의 수업 결과물    © 나윤주 교사

 

어린이날 주간이 있기 전 5학년 사회 인권단원 수업에서 인권을 충분히 다룬 뒤라 당일 놀이수업은 더 의미가 있었다. 인권단원은 수업 첫 차시에 어린이 해방 선언문을 직접 만들고 우리 주변에 어린이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는 곳을 찾았다. '-린이'라는 표현이 의미하는 것, '노키즈존'과 관련한 영상을 보고 이야기 나눠보기 등의 내용을 담아 수업을 진행하였다. 

 

▲ (좌) '우리가 만드는 어린이 수업' 을 직접 기획하는 아이들 (우) 놀이로 정하는 인권이야기 영상촬영 모습  © 나윤주 교사

 

두 번째 차시는 어린이가 직접 논의하고 기획하는 ‘우리가 만드는 어린이날' 수업이었다. 어린이날 1주 전 학급 다모임을 열어 어떤 수업을 할 것인가 아이들이 스스로 수업 내용을 정했다. ‘요리’가 나온 반은 요리를, 교내 자치회 행사 ‘전교 피구 대회’의 응원 구호와 경기 규칙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반 피구 대회를 한 반, 간단한 놀이 여러 개와 공연을 준비한 반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어린이날 수업이 구성되었고 선생님들은 약간의 도움만을 주었다.

 

▲ 5월 4일, 수원선행초등학교는 스스로 정한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 나윤주 교사

 

어린이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수업이 진행된 5월 4일, 스스로 정한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밝고 행복해 보였다. 학교에서 ‘놀이’의 진가를 물씬 느껴본 날이었다. 100년 전 방정환 선생님의 인권 존중 정신은 현대에도 완전히 구현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른들의 노력이 어린이를 위한 진정한 환대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귀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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