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며 학교를 안나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이 나도 피해를 입었다면서 학교를 안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담임교사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부모의 심리상태 살피기
먼저 부모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녀가 학교폭력 피해로 학교를 안가면 부모는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루도 아니고 며칠 동안 자녀가 등교를 거부하면 부모의 걱정과 불안이 커진다. 자녀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는 상대학생에 대한 적대감이 커진다. 그리고 그 원망은 교사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부모의 스트레스는 극도로 높아지고, 문제를 보는 시야가 좁아진다. 자녀를 어르고 달래도 안되니 서로 말다툼이 잦아지고 해결 방법에 대한 이견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 특히 학생이 자기 방에서 안나오면서 부모와 소통이 잘 안되고, 자해를 하거나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나 글을 남긴 것을 부모가 알게 되면 부모는 이성을 잃고 어떻게 해서든 자녀를 살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국민신문고나 교육청에 학교폭력 은폐하고 무마했다는 민원은 기본이고, 교무실이나 교장실로 찾아와서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때로는 수업하는 교실로 들이닥쳐서 교권침해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내 자녀를 괴롭게 했다고 여기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서 훈계하다가 부모가 아동학대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담임교사가 학폭으로 힘들어하는 학생에게 적절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학생의 아픈 마음을 공감해주고 학생의 말을 충분히 들어줄 필요가 있다. 그 학생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 잡으려 하고 조언을 위주로 학교에 빨리 나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몇몇 친한 친구들의 문자나 연락을 통해 보고 싶다고, 학교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자고 권유하는 것도 좋다.
결석이 길어지는 경우 교사가 2~3일에 한 번 정도는 문자나 전화로 연락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교사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자녀 문제로 속상한 부모 마음을 공감하고, 교사로서 학생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잘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한다. 초등의 경우 학부모와 대화를 통해 장기간의 수업 결손을 막기 위해 수업 동영상 링크나 적절한 학습 자료를 제공해주는 줄 수 있다. 원격 수업을 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나 교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결석일이 길어지는 경우 교사 혼자서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 초반부터 학교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필요시 위기관리위원회를 통해 학생의 현재 상황을 공유한다. 학생의 등교거부 원인을 탐색하여 어떻게 학생을 지원하고 이후에 발생가능한 일들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학폭피해 사실이 확인되고 지원이 필요하다면, 해당 시도교육청 지정 피해학생 지원 심리상담기관을 안내하고 정신과 치료를 부모에게 권한다.
나중에 지원청 학폭심의위에서 학교폭력 피해가 인정되면 교육청이 지정한 피해학생 상담기관 상담비용과 정신과 치료는 원칙적으로 무료이다. 시도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지원청의 담당 장학사에게 확인한다. 학폭 사안의 접수와 조사, 필요한 사안처리는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통해 진행한다.
특히 출결사항의 경우 어떤 학교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해서 학생이 결석하는 당시, 혹은 이후 학생이 등교하고 나서 학부모와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코로나 비상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정 체험학습을 권하거나 학폭 피해가 명확하여 피해학생 긴급보호가 필요한 경우 심리상담 및 조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조치를 내려 피해학생의 회복을 돕고 출석인정을 할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학생과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 안내하기
학교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출석을 융통성있게 적용하는 것이 좋다. 학생의 장기 결석은 학생이 건강과 학습이 염려되기도 하고 교사로서 어찌해야 할지 난감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된 다수의 상담을 해보니 담임교사와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걱정은 많이 하는데, 걱정에서 그치고 학교에서 학생과 부모에게 안내하고 도울 수 있는 적극적인 부분들을 놓쳐서 나중에 오랫동안 시달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학생의 정상적인 회복과 학교가 교육력을 확보하면서 불필요한 장기간의 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집단지성을 모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