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교사다] 보물이 '학교'라는 우리 아이들

김정연 · 경기도 신리초 | 기사입력 2022/09/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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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교사다] 보물이 '학교'라는 우리 아이들
우리 나라에 있는 ‘긍정의 보물’은 다름 아닌 전국에 있는 ‘학교’
김정연 · 경기도 신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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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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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 있는 ‘긍정의 보물’은 다름 아닌 전국에 있는 ‘학교’

도덕시간에 나에게 ‘긍정의 힘’을 주는 보물은 무엇인지 발표해보는 활동을 하였다. 예를 들어 집에 있는 긍정의 보물은 ‘가족의 따뜻한 말’ 또는 ‘맛있는 식사’. 즉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긍정의 힘을 주는 것을 찾아보는 활동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학교, 마을 그리고 우리 나라에 있는 긍정의 보물이 무엇일지 내심 궁금했다.

 

집에서 ‘긍정의 힘’을 주는 보물은 거의 대부분 ‘가족’이라고 답했다. 학급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마을에서는 의외로 자연환경을 들었다. 동네에 피어있는 꽃과 우거진 나무, 새소리, 물소리가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의 사상을 지배하고 있구나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자연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고는 순간까지 보고 들리는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쩌면 눈 떠서 잠들기까지 경험하는 모든 순간에 교육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김정연 교사 제공


아이들이 발표한 내용 가운데 유난히 내 마음 속에 남는 것은 우리 나라에 있는 ‘긍정의 보물’은 다름 아닌 전국에 있는 ‘학교’라고 한 부분이다. 그렇게 오기 싫어하고, 오면 지긋지긋한 공부를 해야하고, 규칙과 통제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아니든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의 보물로 ‘학교’를 꼽다니. 의외의 답변이었다.

 

  © 김정연 교사 제공


지금의 기성세대와 너무 다르지 않은가. 말죽거리잔혹사로나 기억하고 있고 학교는 감옥이라고 비유하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인식의 틀을 가지고 있는 10대들이다. 그러고보니 이 사회의 기성세대들은 학교에 대하여 교육에 대하여 10대들의 생각을 얼마나 묻고 들어 왔을까. 아이들은 이 나라에 긍정의 보물이 ‘학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정작 기성새대의 시선에서 학교는 언제나 문제가 많은 기관으로 비쳐졌다.

 

학교 현장을 왜곡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학교는 늘 감시대상이 되어야 했고 변하지 않는 곳이라는 편견 속에서 사회와는 멀찌감치 떨어진 섬과 같은 곳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10대에게는 긍정의 보물로 남는 ‘학교’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사회의 미래가 꼭 암울하지만은 않다고 느껴졌다. 아이들이 희망이라는 이유도 이렇게 찾아간다. 뭔가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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