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혁신톡⑧] 조합원이 지회 활동을 통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박영환 · 충남당진지회장 | 기사입력 2022/09/05 [13:21]
기고
[전교조혁신톡⑧] 조합원이 지회 활동을 통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회가 조합원의 어려움 해결에 달려들어야 한다.
관계를 만들어가는 조합원 교육∙토론 사업이 필요하다.
지회-분회 체계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박영환 · 충남당진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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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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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가 조합원의 어려움 해결에 달려들어야 한다.
관계를 만들어가는 조합원 교육∙토론 사업이 필요하다.
지회-분회 체계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편집자주] 교육희망에서는 전교조를 사랑하고 염려하는 조합원들로부터 조직혁신과 전교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기고 글로 받고 있습니다.(edupower97@gmail.com) 여덟 번째 기고 글 주인공은 충남 당진지회장 박영환 선생님입니다. 기고 글이 조직 혁신에 대한 건강한 숙의를 견인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고 글에 담긴 내용은 전교조 공식 입장과는 무관함을 안내해 드립니다.

  

우리는 왜 전교조 혁신을 고민하는가?

우리는 왜 전교조 혁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을까? 조합원이 감소하여 최대교원노조의 지위가 위태해지고 지회장 미선출 지회가 늘어나 ‘대’를 이어갈 간부가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나는 여러 현상 중 이 두 가지로 인해 전교조 혁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조합원들이 늘어났다고 본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는 조합원들의 고민이다.

 

‘혁신’을 직역하면 “가죽을 벗겨서 새롭게 함”이고, 사전적 의미는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함”이다. 전교조에 낡은 것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제도일 수도 있고, 관점과 인식일 수도 있다. 그중에서 나는 관점과 인식에 대한 문제에 집중한다.

 

혁신방안을 고민하는 데 앞서 교직 문화 변화를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첫째, 1998년 IMF 이후 교사들의 지위가 달라졌다. IMF를 기점으로 사회는 매우 불안정해졌고, 교육은 수요자의 만족을 높여야 하는 서비스의 성격이 강해졌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것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할 선생에서 불안정한 세상을 살아가는 교육노동자로서 성격 또한 강해졌다. 이렇게 달라진 교사들의 지위에 따라 ‘존중받으며 교육하고 싶다’라는 요구가 솟아난다.

 

둘째, 교사들의 요구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전교조 교사들의 교육자료가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전교조에서 하는 연수는 멀리서도 찾아올 만큼 매력적이었다. ‘교육’맛집이었다.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리며 그동안 전교조가 얘기해왔던 교육적 가치와 내용들이 교육청 차원에서 실현되기 시작했고, 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지 않더라도 원하는 교육자료를 찾을 수 있고, 연수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교사들의 요구는 ‘제발 교육다운 교육을 하게 해달라’는 것에서 ‘제발 교육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으로 바뀌었다. 전교조 가입 계기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옆 반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데 전교조였어!’, ‘정의감’ 때문에 가입했다면 지금은 ‘전교조가 교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가입하는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2016년 촛불항쟁 이후 교사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졌다. 이는 사회 전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교직도 예외일 수 없고, 그동안 눌려왔던 교사들의 요구들이 분출되었다. 이는 노동조합 가입으로 이어졌고, 분출되는 요구를 담기 어려웠던 전교조 활동은 한동안 조합원 이탈을 가져왔다.

 

전교조는 이런 변화된 상황들과 달라진 교사들의 요구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매일 학교생활과  집에서도 내일을 고민하는 바쁜 지회장과 집행부들이다. 제한된 역량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가?

 

지회활동을 주로 해왔기에 지회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첫째, 지회가 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해결에 전면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이 전교조에 효능감을 느낄 수 있고, 교사들 자신의 힘도 느낄 수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조합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퇴직과 승∙전직 조합원 인원보다 신규가입 조합원 인원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학교현장 문제해결에 집중해온 소중한 성과이다. 지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지회 차원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도 많다. 단순히 민원을 해결한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학교문제를 분회 선생님들과 ‘함께’ 해결해간다는 관점으로 접근해보자.

 

둘째, 서로 관계를 만들어가는 조합원 교육∙토론 사업이 필요하다.

조합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어려움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노동조합은 무엇이고, 단체협약은 무엇인지, 우리에게 없는 권리는 무엇인지, 전교조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등에 대해 같이 얘기 나누는 것이다. 더 나아가면 사회 전반 문제에 대해서도 나눌 수 있다.

 

우선, 신규조합원과 분회장을 대상으로 출발해보자. 신규조합원은 전교조가 어떤 곳인지 늘 궁금하다. 조합원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조합원끼리 관계가 만들어지고, 지회에 본인 얘기를 하기가 더 편해진다. ‘관계’는 교육 이상의 힘이 발휘하게 한다.

 

셋째, 지회-분회 체계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회, 분회 체계는 전교조의 큰 자산이다. 지부 단위로만 운영된다면 지부는 민원처리기구가 되고 조합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기 어렵다. 지회체계를 세우는 데의 핵심은 결국 사람인데, 모두가 이걸로 고민한다. 지금 당장 나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현장 문제해결과 조합원교육∙토론 사업으로 시작하는 것이 유효하다. 지회 자체적으로 어렵다면 지부와 본부의 도움을 받아보자. 위 두 가지 사업을 가장 중점에 두고 활동하는 우리 지회는 한해 사업이 바쁘게 돌아간다.

 

2019년 내가 지회장을 시작할 때 집행부는 지회장을 포함하여 3명이었지만, 2022년 현재 8명으로 확대되어 활동하고 있다. 188명의 조합원 중 절반이 가입 6년차 이하 조합원이고, 집행부가 늘어난 만큼 조합원과의 접촉면도 넓어졌다.

 

전교조 혁신의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당진지회의 작은 성과로 전교조 혁신 방향을 섣불리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혁신은 실천 속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2011년 조합원이 된 후, 전교조 활동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거듭해왔다. 다행히도 지금은 집행부들 스스로 이런 성과를 확대해 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눈다. 당진지회는 여전히 혁신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 성과가 많아지려면 도전도 실패도 많아야 한다.

  

나의 고민과 당진지회의 사례가 전교조를 애정하는 수많은 조합원 선생님들의 고민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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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 2022/09/06 [19:14] 수정 | 삭제
  • 혁신을 껍데기로 하지만 사실삼 자기 파괴적인 제안이 난무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회장 동지의 글이 참 소중하게 와닫네요.
  • 지영준 2022/09/06 [14:07] 수정 | 삭제
  • 멋진 글입니다 ^^ 잘 봤습니다 지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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