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불편해도 괜찮아요"... 더 나은 노동환경을 위하여

임동헌· 광주전자공고 | 기사입력 2022/08/30 [12:53]
참교육on
수업날다
[노동인권] "불편해도 괜찮아요"... 더 나은 노동환경을 위하여
건강한 교육노동자로 성장하는 법
노동인권이 보장되는 학교
일상적인 노동인권교육 실천
임동헌· 광주전자공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2/08/30 [12:53]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건강한 교육노동자로 성장하는 법
노동인권이 보장되는 학교
일상적인 노동인권교육 실천

 

 

참교육실천 강령

우리는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교육을 실천한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노동인권교육을 실천하기 위하여 지난 33년간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가? 노동인권교육이 현장실습을 나가는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정도로 치부하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교육운동을 통하여 학생들이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의식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하였는가?

 

지난 33년간의 노력

척박한 교육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전교조는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사회적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며, 그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30여 년의 세월은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는 노동조합이 꿈꾸는 사회이며 교육노동자는 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이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의식이 자리 잡도록 할 수 있다. 교사는 교육을 통하여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조직은 노동인권교육을 어느 정도의 무게감에 기반하여 사업을 기획하고 실천하였는지 되돌아보아야 하며, 우리 조합원들은 교육노동자로서 노동인권교육을 실천하였는지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학생의 억울한 희생에 따른 결과물

 지난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노동인권교육 활성화’를 세웠으며, 이에 교육부를 중심으로 노동인권교육에 대한 교육 정책들이 입안되기 시작했다. 이에 초등을 중심으로 노동인권교육에 대한 교육적 실천의 성과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전에는 노동인권교육은 직업계고등학교만의 교육과정으로 인식되었다.

 

2011년 12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현장실습생 산재사고 이후 이명박정부 교육부장관이었던 이주호 장관이 각 시도교육청에 예산을 배정하였고 이에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찾아가는 노동인권교육’이 직업계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계기교육이 이루어졌다. 전교조의 노력으로 학교에 노동인권교육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지금도 식물인간으로 10년 넘게 병상에 누워있는 당시 19살 학생의 억울한 희생으로 노동인권교육이 산업재해 예방교육의 이름으로 겨우 학교의 담장을 넘은 것이다.

 

그것도 직업계고등학교만.....

 

건강한 교육노동자로 성장하는 방법

이 글을 읽을 정도로 교육희망 기사를 찾아 읽는 분들은 스스로가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자신이 알게 모르게 생활 속에서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가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매우 많다. 스스로가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교사가 노동인권교육을 할 수는 없다. 전교조 조직률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현실은 현재를 살고 있는 교사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서 노동인권교육을 받지 않은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교육운동 활동가들은 이 지점을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 과거 전교조의 교육운동의 동인은 권위주의 사회에서 교육민주화를 위한 열망이 대중에게 깊고 넓게 자리잡고 있을 때이다. 하지만 2022년의 젊은 교사들에게는 전교조 1세대 선배들의 권위주의 시대의 교육운동 동인에 동의하기 어려워한다. 이러한 상황이 길어지면 조직은 더이상 생명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민주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에서 교육노동자로서의 노동조합의 필요성으로 전환되는 느낌이다. 스스로가 교육노동자로서 노동의 가치를 느끼고 노동자의 권리가 존중받는 학교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조합원 스스로가 자신의 교과에서 노동인권의 수업 요소를 찾고 이를 수업하면서 스스로가 노동인권의 가치와 의미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과정을 경험해야 건강한 교육노동자로서 성장할 수 있다. 더불어 학생들도 교육과정을 통해 노동인권교육을 받으면서 예비노동자로서의 건강한 노동인권의식을 갖게 되며, 노동자가 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노동인권이 보장되는 학교 

오늘을 살고 있는 학교는 노동인권이 보장되고 있는가? 학교라는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의 노동인권실태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감수성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에 도달하지 못해 연말에 최저임금보존수당을 받고 있는 조리종사원선생님, 교육실무사 선생님 등의 교육공무직 선생님, 혼자서 야간당직 업무를 책임지고 있어서 몸이 아파도 스스로가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하는 야간당직 선생님.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에 대한 차별을 받고 업무분장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는 기간제 선생님……

 

인간의 노동은 인격이 수반되는 행위이며, 모든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기에 모든 인간은 존엄함이 보장받는 환경에서 노동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노동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올바르게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 대부분이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모두가 존엄한 환경에서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은 아닐까?

 

에필로그(Epilogue)

노동인권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학생들과 ‘참여와 실천’을 주제로 학교의 노동인권에 대한 논의를 했다. 학생들은 ‘보다 나은 노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하는데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다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참여와 실천이 어렵다고 호소하였다.

 

그러던 중 조리종사원 선생님들의 파업 소식을 전해 듣고 조리종사원 선생님들이 파업을 하면서 가장 큰 심리적 부담감은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리종사원 선생님들의 노동 조건에 대해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알고 있던 상황에서 학생들은 ‘불편해도 괜찮아요!’라는 파업지지 프로젝트를 기획하였고 파업 전 일주일 동안 점심시간에 급식실 앞에서 캠페인 활동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급식실 조리종사원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손을 잡으며 ‘미안하다. 고맙다.’라며 눈시울을 붉히던 기억이 있다. 이후 학생들이 조리종사원 선생님들에게 ‘아줌마, 이모’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조리종사원 호칭 돌려 드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급식실 입구와 출구에 ‘조리종사원분들도 먹거리와 건강에 대해 교육을 실천하시는 선생님’이라는 취지의 인쇄물을 부착하였다.

 

학생들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보다 나은 노동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학생들만의 방법을 스스로 찾은 것이다. 노동인권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많이 배운다.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
메인사진
[만화] 새학기는 늘 새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