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혁신톡④] 갈라치기 그만, 상상을 허하라

신익호·전북정읍 소성중 | 기사입력 2022/08/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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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혁신톡④] 갈라치기 그만, 상상을 허하라
과감하게 분회와 지회를 없애고 지부를 강화하자
신익호·전북정읍 소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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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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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분회와 지회를 없애고 지부를 강화하자

[편집자주] 교육희망에서는 전교조를 사랑하고 염려하는 조합원들로부터 조직혁신과 전교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기고글로 받고 있습니다.(edupower97@gmail.com) 네번째 기고글 주인공은 전북정읍지회장 신익호 선생님입니다. 기고글이 조직혁신에 대한 건강한 숙의를 견인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고글에 담긴 내용은 전교조 공식 입장과는 무관함을 안내드립니다.

  

  

#1. 상상력1

 

일선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세바시를 본 적이 있다. 강사가 묻는다.

“선생님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으시겠어요?”

그러자 여기 저기서 답들이 쏟아져 나왔다.

“인성이 좋은 아이요, 협업 능력이 있는 아이요, 생태와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요,...”

그러자 강사가 다시 물었다.

“그럼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기 위해 선생님들은 수업을 어떻게 하시나요?”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를 외치고 교육적 상상력이 필요한 학교를 외치지만 전교조에 대해서는 얼마나 상상하고 있을까? 아니, 상상력이 허용될까? 일꾼 연수에서 퍼실리테이터가 조직 혁신 방안에 대해 정말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쳐 보라고 했다. 모둠 토의가 이루어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조직 간부(분회장 제외) 연령을 49세로 제한하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내 보았고 웃음 속에 토의는 끝났다. 이후 회의 기록이 텔방에서 공유되었고 문제가 붉어졌다, 누군가 나에게 해명글(?)을 올려 달라고 했다. 상상은 금기인가? 우리는 왜 상상하지 못할까? 20여년 내내 지부대대문건이나 전국대대문건들을 보면 거의 복붙한 느낌을 왜 지우지 못할까? 프로그램은 왜 20여년전과 거의 같을까?

 

#2. 아직 정신 못 차렸군

 

박근혜씨가 탄핵되고 소속된 정당이 계속 헛짓거리를 할 때 우리는 ‘아직 정신 못 차렸군.’이란 말을 했다. 교사노조가 전교조 조합원수를 넘어섰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속도에 비추어 격차는 가속이 예상된다. 교사노조를 성토한다면 그 소속 조합원을 성토하는 꼴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쉽게 말해 요즘 유행하는 ‘갈라치기?’ 우리에게 말한다. ‘아직 정신 못 차렸군.’

 

3년 전 교사노조 탄생 전에도 수요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그 수요에 맞는 공급을 하지 못 했던 것이다. 수요(요구)를 몰랐을까? 아니면 그들이 원하는 수요(요구)를 알지만 옳지 않았기 때문에 눈 감고 지낸 것일까? 그들이 1%라면 극단의 요구로 볼 수 있지만 5만이다. 갈라치고 버릴 수 없는 숫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구성원이다. 2,30대가 70%, 40대까지 합하면 95%가 40대 이하이다. 우리는 왜 젊은 교사를 갈라치고 있는가

 

#3. 왜 가입하는가?(왜 회비를 내는가?)

 

내가 낸 조합비로 머그컵, 우산(흔히 조합원에게 하는 선물)을 받기 위해? 분회 모임, 지회 모임에서 맛있는 밥 먹으려고? 영화 관람 등 문화, 복지 행사 열어 달라고? 어린이날, 학생의 날 사업하라고? 농활 가고, 페미니즘 교육하고, 평화 통일 교육하는 데 써 달라고 조합비를 낼까?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경우는 이미 교육청 또는 지역교육청 차원에서 내용과 형식을 가지고 위 교육활동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과거 관주도 행사는 껍데기만 있고 흉내만 내서 전교조 행사에서 진짜를 찾아야했지만 요즘은 완전 다르다. 이제 전교조는 교사 특히 젊은 교사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질문을 던지면 된다. ‘선생님들은 왜 노조에 가입할까? 무슨 마음으로? 조합비를 어디에 써 달라고?’ 이렇게 되면 교사노조와 차별성이 없어진다? 그럼 합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10만 노동조합의 힘으로 더 힘있게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교조가 이렇게 간다면 난 탈퇴하겠다고 하는 조합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문제는 전국대대에서 결정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지부집행위나 전국대대에서 이런 논의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는 현 구조(문화)가 문제인 것이다.

 

#4. 상상력2 – 분회, 지회 폭파

 

필자는 국어교사이며 수행 100%로 지필고사 없이 평가한다. 상상하고 실천했다. 앞으로(몇 년 후일지는 모르지만) 모든 과목, 모든 학교에서 그렇게 될 것이다.

 

무상급식, 무상교복, 수학여행비 지원, 초중고 수업료 면제, 인문계고 보충 수업·야간자율학습 선택 등 예전에는 꿈 같았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고 지금은 너무나 당연시 되고 있다. 지금 필자가 외치려는 것이 언젠가는 현실이 되고 너무나 당연시 될까 두려운 마음도 한 켠에 있다.

 

필자가 전교조에 가입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아래와 같고 많은 분들이 저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 단협으로 제도를 바꾸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해서 무임승차 안 하려는 마음

둘째, 만의 하나 문제가 닥쳤을 때 나를 지켜줄 노조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마음

셋째, 이 나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참교육을 하는데 전교조가 의미있는 일을 하는 거 같으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여기에 분회, 지회 활동은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분회와 지회를 없애고 지부를 강화하자는 것이 오늘 필자가 펼치는 주장의 핵심이다. 이것은 전국 대대에서 규약 개정으로 가능하겠지만 지금의 전교조 조직 문화라면 논의 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너무 패배주의자적 사고일까?

 

지회장은 가장 기피하는 자리가 되었고, 일부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하거나 아예 지회장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집행부 꾸리기도 힘들고 분회장 조차도 어렵게 세우는 학교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은 수십년째 지회, 분회 활성화를 외치면서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일부 가능한 지회 사례를 보여주며 가능하다고 해병대 정신을 요구하는 느낌이다. 본부도 지부도 지회도 분회도 서로에게 미안해 하면서 패배감을 주고 있다.

 

그래서 절약된 지회 사업비는 지부를 강화하고 조합비를 낮추는 데 사용한다. 지부에 교섭 전문가, 정책 전문가, 조직 전문가를 씽크 탱크 상근으로 더 충원했으면 한다. 지회 활동가를 지부 대의원으로 흡수해서 지부 대의원 대회를 월 1회 개최하고 거기서 사업기조를 심의하고 평가한다. 즉 지부집행위가 지부 대의원대회로 바뀐다.

 

#5. 신기한 일

 

어젯밤 교육희망에서 ‘전교조 혁신’을 주제로 기고를 받는다는 안내를 보면서 글을 쓸까 말까를 고민했고 반 절 이상 쓰다가 결국 다 지우고 잤다. ‘이거 분명 또 공격받을거다. 아니면 쓸데 없다. 안 바뀐다.’등의 생각으로 다 지우고 잤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교육희망에서 오늘 원고청탁 전화가 왔다. 깜짝 놀라 “아니, 어제 쓰다가 지운 것을 어떻게 알고 전화했냐?”고 물으니 몰랐다고 한다. 그냥 알음 알음 전교조 혁신에 대한 내 얘기를 여러 통로로 듣고 전화한 것이라고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논의의 시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전교조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교조 혁신에 대한 고민이 넓게 번지고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으면 좋겠다.

 

관련글 : [전교조혁신톡①] 전교조 의미가치를 생성하라!

관련글 : [전교조혁신②] 좀 더 영리하게 조직체계 바꿔야
관련글 : [전교조혁신톡③] 제일 중요한건 교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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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겅하 2022/08/09 [23:02] 수정 | 삭제
  • 당장 우리만 해도 개인적 고충은 무시해버리던데요. 대승적 차원에서 개인이 병가 낼 때 겪는 갈등은 큰 게 아니라서 그냥 참으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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