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락] ‘국어 샘’에서 ‘퓨전떡공방’ 사장님으로

현경희 · 인천만수고 | 기사입력 2022/08/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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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락] ‘국어 샘’에서 ‘퓨전떡공방’ 사장님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용기를 넘어설 때 그때 새로운 도전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현경희 · 인천만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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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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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용기를 넘어설 때 그때 새로운 도전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교직 이후 새로운 삶을 꿈꿔 보신 적 있으시죠? 명예퇴직 후 교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면서 만족감을 누리고 계신 퇴직조합원을 만나보았습니다.

 

인터뷰어: 현경희 (인천만수고)

인터뷰이: 강미연 (퇴직조합원)

인터뷰 날짜: 2022년 7월 21일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현재 인천 논현동에서 퓨전떡공방 ‘파란쌀가루’를 운영하고 있는 강미연입니다. 퓨전떡공방을 운영한다고 하면 보통 기술•가정 선생님이었을 거라 추측을 하시는데, 1996년 발령을 받아 2017년 2월까지 인천에 있는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했습니다.

 

▲ '파란쌀가루' 퓨전떡공방 강미연 퇴직조합원입니다. 

 

떡공방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퓨전떡 요리책 덕분이었어요.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책구경을 하다가 너무나 예쁜 떡이 실린 책을 보고 가슴이 뛰었죠. 마치 운명의 사람을 만난 것처럼요.(웃음) 우리집 아이들에게 건강한 간식을 먹여야겠다 생각 했고 만들어 주었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모양도 예쁜데 맛도 좋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 책에 있는 떡을 다 만들면서 떡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따라하던 수준에서 떡을 연구 개발하는 수준으로 올라 저만의 떡을 만들게 됐죠. 그 시간이 저에겐 힐링이었고 행복이었어요. 그래서 떡을 만들며 느끼는 행복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사실 빨리 교사를 그만두고 떡공방을 차리고 싶었지만 주변의 만류도 많았고 저도 준비기간이 필요해서 몇 년간 준비 과정을 거쳐 2017년 명퇴를 앞둔 2월에 떡공방 가게를 계약하고 그해 4월 가게를 오픈했어요.

 

떡공방을 차리시기 전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셨나요?

 

떡 관련 책을 사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많이 만들어봤어요. 매일매일 떡을 만들었던 같아요. 실패와 환호를 반복하다보니 자신감이 붙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떡이 나왔다고 하면 부산도 찾아가 원데이클래스로 배우고 왔어요. 그때 레시피와 떡 재료·도구 사이트. 떡 포장용품 사이트 등 떡공방 운영시 필요한 정보와 자료들을 많이 수집해 뒀어요.

 

그 다음엔 ‘떡’과 ‘교육’을 접목한 활동을 해봤어요. 교육현장에서 떡의 가능성을 테스트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먼저 진로체험 수업과 방과후 떡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것도 반응이 아주 좋았죠. 그 뒤로 공공도서관 축제 체험마당, 학부모 평생교육, 전교조 교사직무연수 프로그램을 개설했어요. 외부 수업 의뢰도 들어왔구요. 그래서 이후 서울 성수동에 퓨전떡 요리학원에 3개월 동안 주말반을 다니며 퓨전떡 관련 자격증 3개를 취득했어요.

 

▲ 떡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모습입니다. 

 

떡공방에서는 어떤 제품을 판매하거나 교육하시나요?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떡이 아닌 손으로 일일이 빚는 수제떡을 만들고 있어요. 전통떡의 재료와 방식을 바탕으로 하되 현대적 재료와 베이킹 조리법을 접목시킨 퓨전떡이에요. 떡의 주재료인 쌀가루에 베이킹의 재료인 크림치즈나 초콜릿을 응용한다거나, 송편도 반달모양 송편 외에 다양한 모양의 송편을 만들기도 하고, 찌는 스팀방식으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븐에 구운 찰떡이나 찰떡 타르트 등을 만들기도 해요. 우리 전통 과자인 ‘강정’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답례품으로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 파란쌀가루에서 만든 떡 사진입니다. 강미연 선생님 사진 제공

 

‘선생님’과 ‘사장님’의 삶 어떻게 다른가요?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 해야하는 ‘선생님’과 달리 공방 운영은 주문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죠. 또 모든 업무를 제가 결정하고 제가 평가하고 피드백하구요. 사람마다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니 어떤 것이 더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순 없지만 퇴직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는 걸 보면 ‘사장님’으로 사는 삶이 저에게 맞고 만족도도 높다고 볼 수 있죠.

 

명예·정년퇴직 후 새로운 삶을 구상하시는 분들께 한말씀 해주세요.

 

주변분들이 저를 보면 용기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그때마다 ‘나라는 사람은 용기는커녕 겁이 더 많은 사람인데’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6년째 처음의 설렘을 잃지 않고 공방을 운영하는 힘은 뭐였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건 ‘용기’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꼭 하고 싶다는 ‘절실함’이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알게 되더라도 너무 서둘러 용기를 내지는 마세요. 좋아하는 일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겠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용기를 넘어설 때 그때 새로운 도전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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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선 2022/08/12 [06:02] 수정 | 삭제
  • 예쁘고 맛있는 강정과 떡을 만들어 저희를 행복하게 해주는 강미연 선생님의 제2의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쌤의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곁에서 오래 보고 싶어요
  • 자야 2022/08/10 [15:12] 수정 | 삭제
  • 파란쌀가루 강미연 사장님이 진화를 거듭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저의 뜻밖의 행복입니다.
  • Kmonica 2022/08/10 [14:02] 수정 | 삭제
  • "좋아하는 일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겠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용기를 넘어설 때 그때 새로운 도전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명언 일세~ 강미연 화이팅! 파란 쌀가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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