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특집] ‘교사에게 방학을 허하라’

박순걸·경남 밀주초 교감 | 기사입력 2022/07/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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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와 느낌표
[방학특집] ‘교사에게 방학을 허하라’
교사의 충전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교사에게 방학은 충전 그 이상의 충분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
박순걸·경남 밀주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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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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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충전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교사에게 방학은 충전 그 이상의 충분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낸다.

‘1교시 마치고 뭐해요?’ ‘오늘 체육시간에 뭐해요?’

 

시간표가 있고 지난 체육시간에 다음시간에 뭐할지를 다 예고했는데도 아이들은 일부러 선생님에게 몇 번이나 재차 확인을 한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또 아이들이 몰려온다.

‘선생님, 애들이 욕하고 싸워요.’

 

그렇게 또 한 건의 학폭이 발생하고 분을 삭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달래놓고 누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를 가려내는 사건조사가 시작된다. 학폭으로 처리해달라는 학부모의 민원에 대한 응답이 끝나고 나면 발송했어야 할 공문과 제때 처리하지 못한 공문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서 금요일이 되면 육체와 정신의 피곤함은 극강의 인내력을 요구하게 된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없었다면 어떻게 일주일을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정신적 고통이 쌓인다. 이러한 금요일을 네 달 정도 경험하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데드포인트를 찍기 일보 직전에 방학이 시작된다.

 

올해 나의 딸이 신규발령으로 교직에 들어왔다. 만약 교사에게 방학이 없다면 나는 딸에게 교직을 권유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딸도 아마 직업인으로 교직을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2022년의 학교는 학생의 인권이 신장되는 만큼 교사의 교권이 향상되지 못했다. 향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교권의 추락이라고 봐야 한다.

 

교권의 추락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를 받는 교사가 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교사가 방학이 없었다면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급증해 질병 휴직으로 인해 기간제 교사의 채용이 늘어나거나 교사들의 명예퇴직수가 급증했을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교사의 직업인기도는 급감해 신규교사의 채용도 결원에 대한 충원도 쉽지 않을 것이고 교사의 자질과 역량이 추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교사에게 방학이란 학기 중의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회복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충전의 기회가 된다. 보통의 노동자들은 일주일 정도의 휴가를 통해 신체를 충전하고 회복을 하는데 교사는 충전에 한 달이나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사가 교실에서 편안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노동이냐고 빈정대는 사람도 아직은 많다.

 

교사는 다른 직업과 달리 사람만을 상대하는 감정노동의 직업이다. 어른이 아닌 각기 다른 성향과 다른 눈높이를 가진 아이들이 대상이다. 누구 하나 차별 없이 똑같이 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의 직업이다. 다양한 학생만큼 다양한 성향의 학부모들도 상대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대하면서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마음에 병이 들어 정신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휴직을 할까? 명예퇴직을 할까? 고민하는 딱 그 시점에 방학이 시작된다. 그래서 방학을 단순한 휴가가 아니라 충전의 시간이라고 하는 것이다.

 

방학을 이용해 충분히 충전을 해야 방학 말쯤에 다음 학기를 준비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것이 방학 동안 교사의 충전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이다. 교사에게 방학은 충전 그 이상의 충분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

 

교사에게 방학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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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쑴 2022/08/01 [11:21] 수정 | 삭제
  • 방학 없어도 좋으니 내가 쓰고 싶을 때 언제든 연가 사용하고 싶어요.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라고요. 댓글 달기가 왜 이리 까다로와요?
  • 괴로운 인생 2022/07/22 [20:09] 수정 | 삭제
  • 방학 기간 강제 보충과 야자감독으로 매일이 너무 힘들다. 교사인 나에게도 방학이 허해졌으면 좋겠다... 학기 중에도 평일은 물론이거니와 공휴일과 주말 야자, 방과후에 이어서 저녁 특강까지 너무너무너무 힘들다. 교사에게 강제적으로 방과후를 열게 만들고 수업하게 만드는 것은 누구도 문제시삼지 않는 이 현실이 씁쓸하다. 나는 학교의 끄나풀...
  • 스펙트럼 2022/07/22 [18:28] 수정 | 삭제
  • 좋은 의견감사드립니다. 사실 41조 규정을 잘 지켜 운영한다면 참 좋을텐데 그렇지 못하더군요. 교사의 방학을 보는 눈이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인지하시고 규정 안에서 여유를 가지는 시간이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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