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고 책임지는 전교조 될 터” 제 10대 위원장 당선자 - 원영만

강신만 | 기사입력 2002/12/16 [09:00]
“신뢰받고 책임지는 전교조 될 터” 제 10대 위원장 당선자 - 원영만
강신만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02/12/16 [09:0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당선을 축하드린다. 현재 심경은?
일단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결과는 혁신을 바라는 십만 전교조 조합원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신뢰받는 전교조, 책임지는 전교조를 위해 온 몸을 다 바쳐 일하겠다. 신자유주의 공세속에서 공교육을 강화하고 참교육실천을 통해 국민의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

- 조합원들이 원영만 후보를 택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전교조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소망이 반영됐다고 본다. 우리 앞에 놓인 정세속에서 힘있는 전교조가 되고 조합원 모두 하나가 되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 나머지 후보들도 모두 선전한 것 같다
전국을 돌며 유세를 하고 정책대결을 벌이면서 ‘전교조는 정말 위대하다’라는 생각했다. 희망을 발견했다. 전교조가 교육대안 세력으로, 교사와 아이들, 국민의 희망으로 자리잡아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동지들이 보여준 신뢰를 결코 잊을 수 없다. 이는 혼자가 아니라 세 후보가 함께하면서 그 힘들을 만들어 갔다고 본다. 함께 출마했던 동지들에게 감사하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 갈 길이 바쁜 것 같다. 당장 무슨 일부터 하겠는가
12월말까지 현 집행부 임기까지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에 대해 공유하면서 준비하는 기간 갖고 1월부터 바로 실천에 들어갈 것이다. 현재 교육시장화, 교육개방 저지 문제들은 교사들 뿐 아니라 학생, 교수, 노동·사회·시민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문제다.

교육공공성을 지켜내기 위한 범국민연대기구를 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대해 분명하게 대처하고, 효순이·미선이 사건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선거과정에서 상대 진영과 힘을 모으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교조는 하나다. 작은 차이들은 극복하면서 통큰 단결로 힘있게 나아가는 전교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집행부 인선 문제도 전에 밝혔듯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뜻에 공감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바탕 위에서 최대한 통합해낼 예정이다.

-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교조를 혁신하고 변화시킬 것인가
10만 조합원들에게 모든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움직이기 위해선 본부부터 분회까지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힘있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10만에 걸맞는 조직적인 틀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데, 그러기 위해 본부가 낮은 자세로 지회, 분회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모두 함께 일을 하지만 그 속에서 이루어진 성과는 조합원에게 돌려드리고 책임은 확실하게 지는 전교조의 모습으로 거듭나겠다.

- 전체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고기를 잡아 주는 지도부가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지도부, 이끌어 가기만하는 지도부가 아니라 전망을 제시하고 희망을 보여주는 등대 역할을 하는 지도부가 될 것이다. 고기만 잡아주기 바라는 조합원보다 지도부와 함께 고민하고 움직여야 할 것으로 본다.



“노조에선 최후의 승자가 없는법”기호 1번 김민곤

- 선거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선이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 우리 조직을 위해 운동의 진정성을 가지고 뛴 결과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인정해야 한다. 조합원들의 선택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흔히 승자니 패자니 하는 말은 노조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 선거과정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이다
정책대결을 강조했는데 그 의미를 충분히 살릴만큼 조직이 정비되어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들어온 많은 조합원들이 각 후보진영의 정책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토론의 장이 별로 마련되지 않은 점이 단적인 예다.

활동가들이 자신의 입장을 일반 조합원들에게 후보 선택을 비판없이 요구한 부분 등 혹시 조합원들을 대상화시키지 않았는가 다같이 짚어봐야 할 것이다.

- 원영만-장혜옥 후보에게 당부할 말도 있겠다
당선을 우선 축하드린다. 유세기간동안 정책자료집 등을 통해 조합원 대중에게 약속한 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충실히 하는데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 전교조가 조합원 교사들만의 조직이 아니고 학부모와 학생과 제 사회 운동세력이 함께 바라본다는 점을 잊지 않고 균형잡힌 운영을 해줬으면 한다.

- 현재 전교조에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조직이 거대해지다보니 본부와 지부, 학교분회와 유리되는 부분, 조합의 의사결정에 있어 민주성을 확보하는 부분부터 중요하다. 전교조는 합법화 4년이 됐지만 아직 풀어야할 부분이 엄청나게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의 힘을 나누지 않고 모든 힘을 집중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새로 가입했던 많은 조합원들이 우리 전교조를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리라 본다. 조합원들은 분회에서부터 학교를 우리 조직의 강령에 맞게 바꾸어 내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본다. 이번 선거에서 성원하고 지지해준 많은 동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꼭 덧붙이고 싶다.





“건전한 정책선거에 기여했다”- 기호 3번 이수일
- 선전했으나 1차에서 아쉽게 탈락했는데
변화를 바라는 조합원 대중의 요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며,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당선된 진영에서는 이번 기회에 실천을 통해 스스로 검증받게 될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편차가 크게 드러난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말한다면
처음부터 양자 대결로 갔다면 아마 극단적으로 ‘차이’가 강조되는 선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3자구도가 되면서 차이와 함께 공통점이 부각되는 양면성을 띄게 되었다. 특히 결선에서 두 진영은 각자 ‘3번진영과의 공통점’을 내세움으로써 정책적 중심이동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 3번 진영은 양 진영의 정책적 편향성을 교정하고, 건전한 정책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우리 3번 진영이 가진 강점은 오랜 본부 운영의 경험에 있다. 특히 대안적 정책개발, 폭넓은 연대관계의 형성 등에서 우리의 협조와 조언을 필요로 할 것이라 본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며 ‘비판기능’도 충실히 해낼 것이다.

- 당선진영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 다수 조합원동지들의 선택을 받은 점을 축하드린다. 그리고 이번 선거가 전형적인 정책선거였던 만큼 임기 동안 소신껏 일하길 바란다. 그러면서도 다른 요구를 가진 그에 못지 않은 동지들이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바란다.

- 선거가 끝난 지금 전교조가 필요로 하는 것을 꼽는다면
한마디로 ‘단결’이다. 선거과정에서 누구를 지지했건, 무슨 주장을 했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힘을 모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지금은 정세가 매우 엄중하고 중요한 시기이다.

- 하고 싶은 말은?
교사로서 바로서는 일이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전교조가 좀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저희를 지지해 준 동지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그 뜻이 살려지도록 계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전교조, 10만이 뽑고 10만이 단결한다!
높은 투표율, 자리잡는 정책선거 … 사이버 선거문화 교육 필요

지난 달 8일 전교조 위원장 및 지부장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면서 시작됐던 선거가 한 달 동안 지속되며 지난 12일 위원장 결선 투표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이번 선거는 지난 6월 중앙위원회를 통과해 전면 개정된 선거규정에 의해 치러진 최초의 선거로서, 10만에 육박하는 대규모의 조직 구성원의 직접투표로 위원장, 지부장과 지회장 전국대의원에 이르기까지 각 단위의 일꾼을 뽑는 전교조의 큰 잔치 한마당이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실시된 투표에는 11월 조합비를 낸 조합원을 기준으로 확정한 총 93,373명의 선거인 중 86.2%가 참여해 전국 방방곡곡, 각급 학교를 막론하고 일제히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 교육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전교조 박명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앞으로 전교조라는 대규모 조직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된 선거형식과 선거문화를 갖춰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예전에 비해 흑색선전이나 선거후유증도 줄어들고 정책선거 방향으로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각 단위 선거관리위원회나 선거운동본부가 새로운 선거문화나 형식에 덜 익숙한 탓에 벌어진 일련의 사례를 모아 자료로 제작해 거울로 삼는 동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선거규정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쳐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이버 선거운동에까지 확장한 새로운 선거규정에 따라 후보자 지지·홍보 전자우편이나 문자 메시지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쳐 발송해야 하나 무단으로 발송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 사례가 중앙선관위에서 10여 차례 지적됐다. 이중 위원장 후보 기호 1번과 기호 2번은 중앙선관위로부터 각각 한 차례와 두 차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또한 대전, 전북, 대구지부 등 일부 지부장 선거에서는 과열 현상이 빚어져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사퇴를 하기도 하는 등 선거관리 업무 위상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었다.

충남지부는 급기야 6개 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적은 표차에도 불구하고 재검표에 불응해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전교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상준 사무국장은 “민주적 절차를 확보하기 위해 지회단위까지 선거관리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선거의 정형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진통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와 같은 몇몇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마치자 다시 단결의 기운이 돋고 있다. 지난 12일 제10대 위원장이 당선된 순간 기호 1번 김민곤-김영회 후보는 원영만 후보를 축하했으며 원영만 후보는 이들을 감싸안고 단결을 다짐했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이수일 후보도 “선거를 마친 전교조에 가장 필요한 화두는 단결”이라고 강조하며 협력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곽민욱 기자 minwook@ktu.or.kr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
메인사진
[만화] 새학기는 늘 새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