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도서관과 친해질까? 환경과 그림책 연계수업!
처음 사서교사로서 학교에 발을 딛었을때 설렘도 있었지만,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듯한 두려움도 있었다. 막상 학교에 가보니 학생들은 처음 만나는 사서교사를 진심으로 대해 주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중심에 두는 생각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도서관과 더 친한 친구가 될까?’이다. 도서관이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환경’이라는 범교과적인 주제를 그림책과 연계하여 수업했다.
이런 고민으로 선택한 책은 『할머니의 용궁여행』(권민조 글․그림, 천개의바람, 2020.)이다. 별주부전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으로 해녀인 할머니가 전복을 캐러 갔다가 그곳에서 환경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바다 동물들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경험나누고 그림그리기
먼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 바다에서의 경험과 모래사장에서 쓰레기를 본 적이 있는지 물으며 수업을 열었다. 그리고 바다 친구들의 모습을 영사기로 자세히 보여주며 책을 읽어주었다. 학생들은 쓰레기가 동물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책을 자세히 보면서 동물들의 대사를 실감 나게 읽었다. 이렇게 책을 읽으니 학생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기다렸던 질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요?
“선생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요?”
이때 정말 속으로 환호성을 외쳤다.
그렇게 수업 후반부를 시작했다. 책을 읽으며 그렸던 ‘동물들에게 고통 주는 쓰레기 그림’을 활용하여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설명했다. 바로 ‘분리수거’다.
많은 학생이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실질적인 방법, 유의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미리 준비한 기름이 묻어있는 컵라면, 감자 칩 봉지, 라벨이 붙어있는 페트병, 영수증 등 그림을 하나씩 나누어주며 이것은 어떻게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지 모둠별로 생각을 공유했다. 아이들은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기름이 묻어있는 것은 어떻게 하지?’, ‘라벨은 색이 있는데 어디에 버려야 하지?’에 대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지식을 공유했다. 그리고 분리수거에 대한 정답을 공개했다. 이때 지금까지 쓰레기를 대충 버렸다고 고백하며 반성하는 학생도 있었다.
수업 후 이어지는 궁금증을 도서관에서 해결하는 아이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은 도서관에 오면 나에게 질문했다.
“선생님, 정말 이거를 버리면 바다로 가나요?”
“선생님! 가위는 어디에 버려야 하나요?”
학생들에게 환경오염, 재활용에 대해 알 수 있는 도서 분류번호를 알려주면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새로운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한 번의 경험이 또 다른 궁금증으로 이어지도록 그리고 그 궁금증을 도서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내 목적이 나름 이루어진 것 같다.
이렇게 준비했던 수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땐 뿌듯하지만, 늘 모든 수업이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학생들의 참여도나 흥미가 기대했던 만큼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수업 또한 내가 성장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학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나은 수업을 위한 고민과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 삶에 자리잡는 도서관을 꿈꾼다
앞으로 담임선생님들과 꾸준히 교육과정에 대한 소통 및 교류의 시간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과 연계된 도서관 활동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 삶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도서관을 꿈꿔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