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학교... 그들만의 '스카이캐슬'을 더 지으려하는가?

김동철 주재기자 | 기사입력 2022/06/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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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국제학교... 그들만의 '스카이캐슬'을 더 지으려하는가?
6.1 지방선거서 국제학교 추가 설립 주장한 김광수 교육감 후보자 당선
제주도 내 여론은 국제학교 추가 설립에 ‘부정적’
김동철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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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6/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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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서 국제학교 추가 설립 주장한 김광수 교육감 후보자 당선
제주도 내 여론은 국제학교 추가 설립에 ‘부정적’

 

▲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출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동철 주재기자

 

몇 년 전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대한민국 상위 0.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 자녀에게 자신들의 지위를 물려주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사회적으로도 크게 이슈가 되었다.

 

제주특별법에 근거하여 들어선 국제학교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제기한 교육 불평등 문제를 떠올리게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어 왔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 교육격차 해소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치러진 교육감 선거 기간 중 국제학교 추가 설립은 제주 교육계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국제학교가 들어선 이래 현재 KIS jeju를 비롯해 NLCS jeju, 브랭섬홀 아시아, SJA jeju(세인트존스베리 아카데미) 등 4개 국제학교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으로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존의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관광, 농지, 도시개발 인허가, 외국인학교 설립 등 다양한 특례를 가지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설립과 국제학교는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사업 중 하나였다.

 

영어교육도시 조성 시 총 7곳의 국제학교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그동안 제주도교육청의 추가 설립에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2016년 4번째 학교 개교 이후 더 이상 추가 유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싱가포르 앵글로-차이니즈 스쿨(ACS) 제주 분교 설립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제주교육청의 불승인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석문 현 제주교육감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세, 타지역의 개교를 앞두고 있는 외국교육기관 등 대내외적 상황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현재 설립된 국제학교의 질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국제학교 추가 설립에는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이런 배경에는 국제학교 설립 이후 발생한 부작용이 작용했다. 먼저 국제학교의 학비가 연간 5500만 원 수준에 이르는 등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입학이 가능하다는 점과 국제학교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내국인 학생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입학생 가운데 35%가 소위 ‘서울 강남 3구’ 출신으로 채워져 가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국제학교 준비 과정에서 타지역 학생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학교로 주변 학교를 선호하는 바람에 영어교육도시 주변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전출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학기 중에 학급 정원이 넘쳐 과밀학급으로 운영되어 왔다. 특히 학기 초 전입생이 늘어나고 9월 국제학교 신학기가 되면, 주변 초등학교는 전출 학생 증가로 인해 학습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기존 학생들에게는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점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있었다.

 

또한 국제학교 주변에 27개의 학원, 7개 교습소, 29명의 개인과외 교습자 등 많은 사설학원이 설립 운영되고 있고 심지어 불법 학원 운영이 적발되는 등 제주 지역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내 국제학교에 대한 여론 역시 크게 긍정적이지는 않다. 지난 5월 KBS제주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실시한 제주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추가 개설에 대한 도민 여론은 반대가 45%로 찬성 35.7%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비교적 높게 나왔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교육불평등, 학생간 다방면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공교육 강화와 내실화를 통한 교육 격차 해소가 시대적 요구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눈여겨볼 만한 결과다. 국제학교 설립은 이러한 불평등을 더욱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단순히 일부 몇몇 교육계 인사들의 주장이 아닌 전반적인 도민 여론임을 확인할 수 있다.

 

▲ <국제학교 추가 개설에 대한 도민 여론 조사 결과>  © 김동철 주재기자

 

그럼에도 국제학교 추가 설립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해외로 향했던 내국인 조기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려 외화유출 방지는 물론, 기러기 아빠로 지칭되는 가정 해체 등의 사회문제도 해결한다는 국가적 차원의 이익과 더불어 지역적으로도 국제학교가 생겨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인구 유입 효과와 관광 활성화로 제주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강조한다. 국제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영어교육도시 완성을 위해서 국제학교의 추가 설립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제학교 설립 승인은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감이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광수 교육감 당선인은 토론회 등에서 국제학교 추가 설립 신청이 올 경우 이를 허가하고 영어교육도시가 완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선후 인터뷰에서도 원칙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제주도민 상당수가 반대하는 쟁점에 대해서 당선자 공약이라고 무조건 추진할 수는 없다. 국제학교 개교 초기부터 국제학교를 '귀족학교'라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보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업료와 기숙사 등을 포함하면 공립인 KIS jeju가 연간 5000만 원대, 사립인 3곳은 6000~7000만 원대의 높은 학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국제학교가 제주도내 공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금까지 발생한 부작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학교로 말미암아 인근을 넘어 제주도 전체 부동산 가격 폭등에 일조한 점을 볼 때 국제학교가 제주 교육을 넘어 사회 경제에 끼칠 영향 역시 살펴보아야 한다. 국제학교로 인해 원주민이  살 터전을 잃고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국제학교가 제주 교육의 미래에 끼칠 영향에 대해 도민들의 숙의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도민들의 성숙한 판단을 교육감 당선자 및 지역사회 모두가 존중하길 바란다. 김광수 교육감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소통을 강조하면서 도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부디 본인이 밝힌 것처럼 진정한 소통을 통해 국제학교 추가 설립에 관한 사업 역시 추진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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