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켜다] 살살 녹는 건강 이야기

김동혁 · 광주지부 부지부장 | 기사입력 2022/05/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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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켜다] 살살 녹는 건강 이야기
50일 25㎏ 감량, 교사 건강동행 모임으로 건강한 생활 이어가
김동혁 · 광주지부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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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5/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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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25㎏ 감량, 교사 건강동행 모임으로 건강한 생활 이어가

 

2022년 2월의 야심한 어느 날 밤, 나는 작은 곰돌이 밥상 위에 치킨과 콜라를 올려놓고, 넷플릭스를 틀었다. 건조기에서 꺼낸 빨래를 개며, 맛있게 치킨을 먹는데, 아내가 애처롭게 보며 한 마디 한다.

  

'그러다 죽어. 난 절대 바지 사이즈 36이상은 못 사줘!'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사라졌던 아내의 따뜻한(?) 관심을 확인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체중 조절 방법을 모르겠다. 급여 계좌 잔고를 고려해볼 때 백만원대 pt는 언감생신일 듯 싶고, 여러움 많이 타고, 누군가의 기대에 부담 많이 느끼는 내 성격상 생판 모르는 남에게 코치 받으며 운동할 용기는 없다. 아 고민이다. 누굴 찾아갈까?

 

궁하면 통하고,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온다는 말처럼 내게 현인이 찾아오셨다. '날쌤 어디가'라는 책을 펴낸 박남순 선배님이시다. 3년 이상 매일 같이 하루 14,000보를 실천해오신 선생님께서 사무실에 와주신 것이다. 나의 막막함을 곰곰이 듣던 선생님께서 나를 자신의 만보걷기 앱에 친구로 추가해주셨다.

 

그리고 하루 16시간 공복 시간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이란 식이요법을 꿀팁으로 제공해주셨다. 다이어트 돌입 전 선배님 댁 앞 치킨 호프에서 마지막 치맥 만찬을 즐기며 결의를 다졌다.

 

2022년 2월 8일, 다이어트 시작의 날이 밝았다. 다이어트 첫날 동네방네에 다이어트 시작한다고 알리고 다녔다. 나의 연약한 의지를 다잡고, 주변의 응원과 협조를 얻기 위한 잔머리다. 또한 00핼스 앱에 다이어트 일기를 작성하였다. 누적되는 다이어트 일기(운동과 식사)는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음으로 인터넷 다이어트 음식 사이트에서 내 취향에 맞는 음식을 사서 냉장고에 가득 채웠다.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고, 조리에 큰 신경과 에너지 쓸 필요 없는 메뉴들을 채웠다. 다이어트 기간 음식 일기를 썼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마냥 누적 되어가는 음식 일기를 보며 뿌듯함도 느꼈고, 배고픔이 위장을 괴롭히는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냉장고를 향하는 나의 손을 멈출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누가 다이어트 음식 맛 없다 했는가! 곤약, 곤약, 프로틴, 프로틴, 저탄고지, 저탄고지! 오 이 살 빠지는 맛들!

 

공부도 새 책 샀을 때 더 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마눌님을 졸라 새 신을 샀다. 2만원짜리 체중계도 사서 인바디(?) 체크를 하며, 나날이 변해가는 나의 몸을 느꼈다. 그렇게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나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일 만보에서 삼 만보 사이를 걸었다. 그렇게 걷고 걷고 또 걸으니 그 정성에 마눌님 탄복하사 내가 꿈에도 그리던 스피닝 바이크를 하사하셨다. 아 스피닝 바이크~~~~

 

2022.04.14. 스피닝 바이크 너와의 첫 만남. 60분간 낑낑 거리며 조립했지. 너의 몸에 오일을 바르며 너와 함께 달릴 상상을 하는 나. 체중이 쭉쭉 빠져나가는 설레임을 느꼈지. 나의 엉덩이를 지긋이 누르는 안장의 바디감. 중량을 높이는 버튼을 돌리며 첫 페달을 통해 전달되어 오는 묵직한 중량감. 뻑뻑한 무릎과 경직된 나의 전신. 허벅지를 조질 때 나도 모르게 흘러 나오는 고통의 아드레날린이 그리워 다시 페달을 밟고 허벅지를 조진다.

 

전신을 흠뻑젖게 하는 땀방울, 터질 것같은 허벅지, 흠뻑 젖는 등 허리, 활처럼 솟구치는 어깨, 방 안을 가득채우는 휠 소리. 둘의 만남이 14일이 되는 날 드디어 두 발로 일어서서 달리게 된 나. 

 

다이어트 시작과 함께 가사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 청소기 대신 빗자루를, 식세기 대신 설거지를, 자동차 대신 걷기를,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자동의 편리함과 아늑함 대신 열량 소모를 선택하는 삶 속에서 화석 에너지의 편리함에 살쪄 한없이 가라앉던 몸이 두둥실 떠오름을 느꼈다.

 

과도한 포만감에 젖어 소화불량에 고통스러워하던 뱃골이 다이어트 속에서 축소되어 소식의 행복을 느끼고, 공복의 가벼움으로 지구상 생명을 덜 희생시키는데 기여한다는 도덕적 포만감을 얻었다. 코골이 대신 나와 가족의의 숙면을 얻었다.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결과는 화창한 날씨, 아내와 함께 산책하고 있을 때, 아내가 내게 한 귓속말이다. "오빠도 저기 저 남자처럼 남방 끝 바지에 넣어 입어도 되겠다. 이제 날씬하니깐." 걷기(바이크) 운동, 간헐적 단식, 식단 조절(칼로리, GI-당분해지수, 저탄고지)의 3박자 운동을 시작한 지 50일 25kg감량!

 

이렇게 달라진 나의 모습을 보며 함께 변하고픈 동지들이 모여들었다. '건강동행모임'이란 단톡방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각자 자신만의 식사와 운동에 대한 규칙을 세웠다. 단톡방에 자신의 규칙 준수 여부, 오늘 실천한 내용, 건강 팁 등을 그날그날 올린다.

 

단톡방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배고픔이 밀려올 때 위로를 주고, 진하게 올라오는 칭찬받고 싶음의 허기짐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타인의 글에 대한 응원과 격려 이외에 타인이 묻거나 원하기 전에 타인의 글에 평가나 조언을 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

 

자신의 소소한 활동을 독백처럼 열거하는 함께 쓰는 일기장 같은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오늘도 여러 선생님들의 고군분투기가 올라온다. 채식 이야기, 맛난 베이글 이야기, 오늘은 많이 먹었으니 수다로 열량 좀 빼야겠다고 도움 요청하는 이야기 등등 일상다반사적 글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이 돋는다. 사부작사부작 이야기가 쌓이고 있다. 이 모임이 어떤 길로 나아갈지, 나의 다이어트 일기가 어떤 길로 갈지 호기심이 새록새록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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