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교사들이 말하는 전교조 '매력'

김상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5/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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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교사들이 말하는 전교조 '매력'
#든든 #따뜻함 #배려 #공감 #교권보장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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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5/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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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교사들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전교조 조직실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10일까지 가입한 신규가입교사 209명 중 80년에서 90년대생이 149명으로 무려 71%를 차지했다. 무엇이 2030 교사들을 전교조 가입으로 이어지게 할까? 교육희망은 20대에 전교조에 가입해서 최근 30대에 접어든 교사들에게 전교조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서른 살, 서른한 살. 이들은 모두 전교조 창립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이다. 올해 전교조 창립 33주년, 1989년 전교조 창립을 주도하고 이끌었던 교사들도 당시 2030세대들이었다. 당시 민족·민주·인간화교육을 외치며 교육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이들은 이제 퇴직교사라는 이름으로 전교조를 바라보고 있다. 전교조를 이끄는 4050세대, 그리고 이끌어 갈 2030 세대, 이들에게 전교조는 무엇일까? 

 

 따뜻함이 주는 힐링, 나를 보호할 수 있었다

 올해 서른 살이 된 ㄱ교사는 25살에 전교조 조합원이 됐다. 학창시절 동경하고 존경했던 선생님들이 알고 보니 전교조 교사였고 자신도 그런 교사가 되고 싶었다. 물론 경북에서 나고 자란지라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고 언론에 비친 전교조의 강경한 이미지가 가입을 망설이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되고자 했던 교사가 되기 위한 마음을 누르지는 못했다. 전교조 교사가 되고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 적응하고 일하느라 바빠서 이건 아니다 싶고 부당한 것도 그냥 참고 넘어갔고 강제로 시키는 것들도 억지로 해냈었는데 전교조 가입 후 그러지 않아도 됐다. 매 순간 든든했다. 만나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 교사들이 생겼고 혼자서 했던 고민에 조언과 공감이 더해진 것도 가장 좋은 점이었다. 무엇보다도 관리자 중심의 억지로 가야 했던 남자친목회 모임도 눈치 안 보고 안 나갈 수 있게 됐다. 

 

 ㄱ교사가 말하는 전교조의 매력은 한마디로 '따뜻함'이다. 모나지 않고 학교공동체를 아우르고 약자와 연대하는 전교조가 좋았고 조합원들을 만나면 힐링이 됐다. 혼자 던져진 느낌, 때로는 사방이 적이라고 생각될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때 내 편이 되어주고 때때로 징징대면 받아주고 무엇보다도 어려움에 처했을 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다. 이것이 ㄱ교사가 말하는 전교조의 매력이자 동시대 같은 일을 하는 2030 교사들에게 전교조 가입을 권하면서 하고픈 말이다. 

 

 학교 내 부조리를 함께 해결하는 '연대'

 2016년 탄핵정국 당시, ㄴ교사는 20대 중반에 교사가 됐다. 촛불을 들기 위해 광화문 광장으로 갔고 그곳에서 시대 상황에 공감하는 교사들을 만났다. 

 

 물론 전교조만의 정치색이 있을 거란 선입견에 가입을 망설였지만, 그 색이 자신이 가진 색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처음 전교조 교사를 만나고서 바로 알았다.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고 사회에서도 늘 열심이었던 선생님을 만나 전교조를 가입하고 그들과 함께했다. 그러면서 전교조의 노력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알게 됐다. 주어진 일만 했던 일상이 부당한 것을 조정할 수 있는 일상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안 보이던 학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게 전교조 교사가 되고서다. ㄴ교사는 문제의식이 강한 편이 아니어서 그저 뭔가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단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서 전교조 조합원으로 살고 있다. 약자를 좀 더 배려하고 학교 안에서 원만한 관계도 유지하면서 학교의 부조리한 것을 함께 해결하자는 게 늘 ㄴ교사의 생각이었다.

 

교사인 자신도 약자일 때가 있다. 교사인 우리보다 약자인 이들과 같이 연대하려는 그 마음이 있어야 누군가는 또 우리와 연대하려고 할 거다. ㄴ교사 생각에 그런 생각을 가장 잘 반영하는 단체는 전교조다.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그것을 해결해나가려면 뭔가 힘든 사람을 공감해주고 나의 힘든 상황도 공감해주는 것들이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적이 되어 다투는 것보다 뭔가 따뜻하게 서로를 대하는 과정에서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연대를 하고 손 맞잡게 되면 더 좋은 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따뜻한 마음으로 교직 생활을 하고 싶은 2030 교사들에게 전교조에 가입해 천천히 따뜻한 생활을 이어가 보라고 ㄴ교사는 권한다. 

 

 즐거울 때도, 어려울 때도 늘 함께 하는 힘

 올해 31살이 된 서울의 한 병설유치원의 ㄷ교사. 27살에 전교조 조합원이 됐다. 신규연수 때 가입하려고 했다가 가입 권유를 안 해서 2018년 5월에 홈페이지 들어가서 가입했다. 

 

 그에게 노동조합 가입은 그가 무슨 일을 하든 당연히 가입해야 하는 당연한 일상이었다. 전국으로 뿔뿔이 발령 난 학창시절 친구들도 그래서 모두 전교조에 가입했다. 가입 후 분회장샘한테 연락이 왔고 몇 번 만나고 나서 동네 친구처럼 엄청 친해졌다. 그러나 아직 학교에서 전교조하면 '쎈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다. 

 

 그야말로 자신처럼 일하면서 교육하면서 소통하고 협력하고 바꿔나가는 교사들이 모인 곳일 뿐인데 말이다. 최근 말도 안 되는 교권침해를 겪고 있는 동료 교사가 있는데 관리자나 교육청에서도 딱히 도움을 못 주고 있다. 주변 교사들은 입을 모아 노동조합을 통해서 방법을 찾아보라고 한다. 전교조를 기리키는 말이다. 즐거울 때 함께 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동료 교사 일을 겪으면서 무엇보다 어려울 때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전교조였다. 이것이 곧 전교조의 매력이다. 교권침해 시 바로 보호받을 방법을 알려주고 도움을 주는 곳, 전교조다. 

 

 곁에 늘 있었지만 잘 몰랐던 '매력'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전교조의 매력이 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곳곳에 전교조의 영향이 안 닿는 데가 없다는 사실, 교육뿐만 아니라 노동, 기후, 환경, 차별 등등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우리 사회는 전교조의 입장과 태도에 예의주시한다. 그만큼 영향력 있는 교사들의 노동조합이 된 것이다. 이것이 전교조가 가진 힘이자 매력이라고 부산에서 30대 초반의 지회장이 말한다. 

 

 그가 무엇보다도 젊은 교사라고 여러 업무에 시달리고 고립되어 있는 2030 교사들에게 전교조 가입을 권하는 이유는 '그런 분들에게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다.' 그에게는 함께 살아가면서 전교조라는 이름으로 힘이 되고픈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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