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연재]교사의 정치기본권 박탈 아닌 '정치교육 원칙 마련' 우선

최선정 · 전교조 정책기획 2국장 | 기사입력 2022/05/19 [14:30]
정책이슈
교사정치기본권 다시 찾기
[정책이슈 연재]교사의 정치기본권 박탈 아닌 '정치교육 원칙 마련' 우선
주요 OECD국가도 보장하는 교사의 정치기본권
'종교적 자유보장'처럼 정치자유도 보장해야
누구나 합의할 정치교육 원칙 필요
최선정 · 전교조 정책기획 2국장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2/05/19 [14:3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주요 OECD국가도 보장하는 교사의 정치기본권
'종교적 자유보장'처럼 정치자유도 보장해야
누구나 합의할 정치교육 원칙 필요

 

▲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이 4월 19일, 국회 앞에서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상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 20일 20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는 보편적 가치입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보편적 가치로의 자유를 누려야 하는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에서 교원은 없는 것인가를 되물어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교사는 정치적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주요 OECD국가도 보장하는 정치기본권

 우리나라에서는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과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 하나는 정치기본권을 법으로 제약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정치교육에서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사는 정치적 무능력자이다. 법에 따라 교원의 정치적 표현, 정당가입,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교원이 공직 수행의 담당자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지위를 갖고 있어 미국 등 주요 OECD 국가들이 일반적으로 허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위반하고 있다. 헌법에서는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발적으로 정당에 가입하고 활동하며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으나 교사는 스마트폰으로 자기 개인 페이스북에 시사만평을 올렸다는 이유로 기소가 되고 형사재판을 받는 상황이다.

 

 다른 측면은 정치교육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고1이 정당에 가입하고, 고3 학생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현실에서 정작 교사는 아무런 정치적 자유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정치교육은 민감하다. 민주사회의 바람직한 공론장이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하기에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민감한 주체라도 세상에서 논란이 되는 중요한 사안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 수업은 논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논쟁으로 가득 찬 길의 안내자가 되어 학생들 사이의 논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교사가 지금처럼 정치기본권이 없어서 선거와 정당, 정치의 세계에서 공식 차단된 교사가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종교적 자유보장'처럼 정치자유도 보장해야

 당연히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학생에게 잘 가르치는 건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정치 수업에서 말 한두 마디로 정치편향의 시비에 휘말리는 상황에서 교사는 아예 언급을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 될 수밖에 없다.

 

 교사는 어떤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해서 수업 시간에 함부로 포교하지 않는 것처럼 어떤 정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수업 시간에 그 정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설득할 수 없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처럼 정치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교직 사회가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 정치교육의 원칙을 찾아내고 사회적 공감을 확보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의 필수이다. 

 

 사회가 국가 간, 지역 간, 계층 간 정치이념의 대립, 경제적 불평등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 갈등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고 민주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세계 여러 나라는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사회적 이유가 교실 안으로 들어와 논쟁하고 토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세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다룰 수 없는 교실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교육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교사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 아니라 교원의 세뇌 교육을 방지할 교육원칙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누구나 합의할 수 있는 정치적 원칙을 세우고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때이다. 

   

 예를 들어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같은 정치교육의 원칙을 교육감과 교원단체 간의 협약을 통해 교육감 지침을 마련하고 그 기본 취지를 영국과 같이 교육기본법에 담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이렇게 해서 교사의 수업 활동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과 자유를 확보하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학교와 사회에서 성큼 발전할 계기가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대로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 받게 된다.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과 자유를 보장하라.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쉴 땐 쉬어요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