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건강을 담보로 쥐어짜기 교육행정 ... ‘지침’이 아닌 ‘지원’을

오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2/05/12 [10:47]
띵동!교권
교권보장 큰 그림
교사의 건강을 담보로 쥐어짜기 교육행정 ... ‘지침’이 아닌 ‘지원’을
전교조, 코로나19 이후 교사 건강실태조사 결과발표
교사 81.5%, “코로나19로 퇴직·휴직 고민 늘었다”
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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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코로나19 이후 교사 건강실태조사 결과발표
교사 81.5%, “코로나19로 퇴직·휴직 고민 늘었다”

 

▲ 전교조는 12일, ‘코로나19 이후 교사 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파도 아플수 없는 교사들의 건강실태를 알리고 교육당국에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 김상정 기자

 

교육활동 이외의 과도한 행정업무학교 현장을 무시한 교육당국의 일방적 지침등의 이유로 교사 10명 중 8명은 코로나 이전과 달리 퇴직 및 휴직 고민이 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교사 2명 중 1명 이상은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도 답했다.

 

전교조는 12, ‘코로나19 이후 교사 건강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파도 아플수 없는 교사들의 건강실태를 알리고 교육당국에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며 지난 2, 그리고 전국이 코로나 확산으로 대혼란이었던 지난 3, 4월 학교는 여태껏 겪어본 적 없는 생지옥이었다. 이곳에서 무한한 헌신과 희생을 강요받았던 교사들이 지금 너무나 아프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교육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짚었다. 전 위원장은 교육부와 교육당국은 아픈 교사들, 고통받은 교사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전교조의 대책방안에 답을 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사들의 건강실태를 점검하고, 교육 당국에 교사 지원 정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전국 유···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53일부터 9일까지 6일간 진행한 설문에는 5,014명이 참여하였다.

  


교사 59.7%는 하루 3시간 이상 행정업무


 

교사 10명 중 9(90.5%)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육 활동 이외의 업무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 시기 교사의 절반 이상인 59.7%는 하루 3시간 이상, 3명 중 1(34.1%)4시간 이상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8시간 근무 중 절반을 행정업무에 할애하는 것이다.

 

 

이는 교사들이 방과후에 수업 연구나 학생·학부모 상담 등 교육 활동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보여준다특히 유치원교사의 경우 4시간 이상 업무를 한다는 답변이 45.0%에 달해 별도의 업무 담당자는 물론 보건교사도 배치되지 않은 유치원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드러냈다.

 

5년 미만 저 경력 교사도 4시간 이상 업무 비율이 43.4%로 평균을 웃돌았다. 교사들은 수업 연구는 집에 가서만 해야 한다’, ‘근무 시간에 수업 연구할 시간을 달라’, ‘공문 처리하면 퇴근 시간이라는 말로 교육 활동과 행정, 본말이 뒤바뀐 학교 현실을 토로했다.

 

교사 95.7%코로나 이전보다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건강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답변 역시 86.6%에 달했다.

 


 


교사 직업병, 코로나 이후 더 악화


교사 76.9%코로나19 이후 건강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약을 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건강에 이상을 느낀 증상을 살펴보면 63.2%는 손목, 뒷목, 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았다고 답하였다. 원격수업으로 인해 새벽까지 프로그램을 익히고 수업자료를 만드는 등 컴퓨터 작업 시간이 늘면서 오십견 및 어깨 통증으로 판서가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컴퓨터 이용시간 증가로 시력저하를 호소하는 교사도 55.9%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교사의 절반 이상(55.7%)이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수면 장애를 호소한 이들도 40.0%에 달했다. 교사들은 기타 답변에서 업무 과다로 마음이 바쁘고 조급해지면서 우울감 등 정신적, 심리적 압박이 커진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교사의 직업병이라 불리기도 하는 후두염, 성대결절 등 질환을 겪는 이들도 43.2%에 달해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교사들의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교사들은 다양한 증상을 복합적으로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피부 질환이 생겼고, 코로나 확진 이후 우울감과 무기력, 피로감은 물론 생리불순을 겪고 있다거나 어깨충돌증후군과 이명에 시달림’, ‘원격수업에 따른 어깨와 손목 통증, 시력저하, 두통’, ‘허리디스크와 이석증’, 공황장애 이명, 대상포진, 갑상선 질환 등을 호소하는 이도 다수였다.

 


병가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 대체 강사 미확보’ 84.8%


교사 2명 중 1(55.0%)은 위와 같은 증세로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교사의 비율은 60%에 달했다. 병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로 교사 84.8%대체 강사 미확보를 꼽았다. 올해 초 오미크론 확산 시기 벌어진 확진교사 수업파행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교사의 건강권 보장과 학생 수업권 확보를 위해서도 정규 교원 증원을 통한 대체교사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이밖에도 진단서 등 까다로운 증빙자료 요구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한 교사는 27.1%였고, ‘교장과 교감이 허가하지 않아서사전 구두 결재 요구라고 답한 교사는 각각 10.2%17.7%였다. 기타 의견으로는 병가를 내기 위해 수업을 교환하고, 복귀한 이후 이 수업들을 몰아서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 시기 퇴직 및 휴직을 고민했다는 교사는 81.5%에 달했다. 이유로는 교육 활동 이외의 과도한 행정업무학교현장을 무시한 교육 당국의 일방적 지침이 각각 62.8%58.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교사들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정상 등교를 앞세워 교육청 사업 등을 강행하는, 지원 없는 교육 당국에 절망하고, 막막함에 번 아웃을 느꼈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과도한 업무로 인한 건강 악화를 퇴직과 휴직 고민의 이유로 꼽은 교사는 50.9%였다. 특히 보건교사의 응답 비율은 81.9%로 코로나 시기 방역 관련 업무를 오롯이 책임지다시피 한 보건교사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한편 학부모 민원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교사는 48.6%였지만 초등교사의 응답 비율은 60.8%로 더 높았다.

 


교육당국, 교사 건강지원방안 제시해야


교사 10명 중 9명은 교육부(89.7%)와 시도교육청(94.1%)교사 건강지원 방안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육부의 교원 대상 심리지원프로그램은 온라인 연수 등 이벤트성 사업에 그치고, 그 규모도 작아 교사들은 운영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남, 부산, 광주를 제외한 시도교육청은 교원치유센터를 1개만 설치하고 있다. 전국 교원치유센터에 근무하는 인력은 총 93명으로 전체 교원 규모 47만여 명을 고려한다면 직원 1명이 5,000명을 감당하고 있어 유명무실하다.

  

교사 65.9%는 실질적 교사 건강지원 방안으로 여론에 기댄 정책 수립이 아닌 학교현장의 요구 수용을 꼽았다. ‘교육부 관료의 탁상공론식 정책 결정 방식 개선56.0%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학교 방역, 안전, 위생 업무 등 교육지원청 이관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방역 전문 인력 등 행정인력 지원으로 교원업무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61.7%46.0%였다.

  

교사들은 학교당 방역 인력이 아닌 교사 추가 배치 필요’,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실질적 교육여건 개선이 최우선 과제’, ‘교원 증원’, ‘대체교사 확보등을 우선 요구하고 있었다.

 


전교조 요구안, 교사 10명 중 9명 동의


교사 10명 중 9명은 전교조가 요구하는 교사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교사 확보를 통한 교사의 휴가권 보장(96.9%) 교원업무정상화를 위한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및 관련 시행령 개정(96.8%)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교원정원 확보(98.5%) 수업과 평가,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교사 교육권 법제화(97.6%) 학부모 민원처리시스템 도입(97.1%) 실효성 있는 교권보호 시스템 구축(99.0%) 교사 유급 안식년 보장(97.7%) 교원 맞춤형 종합검진(98.1%) 등이다.

  

  

교사들은 교사건강 지원 정책 관련 대체인력을 배치해달라. 개인의 성실함이 아닌 시스템 마련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학교 내 과도한 행정업무가 정리되는 것만으로 건강에 한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업 연구는 집에서만 할 수 있을 만큼 업무시간이 심각하다’, ‘코로나 상황은 교사의 희생으로 헤쳐왔다. 폭풍이 휩쓸고 간 지금 그동안 쌓였던 신체적 정신적 피로와 우울감이 서서히 나타나는 만큼 유급 안식년, 종합 건강검진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사 희생만 강요 말고 교사 업무 상한선이 있으면 좋겠다는 등으로 어려움을 표현했다.

 

나아가 설문에 답변만 했는데도 행복하다’, ‘교사도 아이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고민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는 교사들의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었다.

  

▲ 김민석 전교조 교권상담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온몸으로 맞서온 대한민국 교사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교사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쥐어짜기 교육행정은 멈춰야 한다. 건강을 잃은 교사에게 행복한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상정 기자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김민석 전교조 교권상담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온몸으로 맞서온 대한민국 교사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교사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쥐어짜기 교육행정은 멈춰야 한다. 건강을 잃은 교사에게 행복한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이젠 교육부가 이번 결과에 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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