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방정환처럼....신영초 어린이 사거리에서 시민을 만나다

김상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5/04 [10:31]
종합보도
100년전 방정환처럼....신영초 어린이 사거리에서 시민을 만나다
수원 신영초, 어린이날 공동수업 현장

네 삶의 주인이 돼, 그래야 행복할 수 있어

학생 자치회 주관으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어린이날 행사
김상정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2/05/04 [10:31]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수원 신영초, 어린이날 공동수업 현장

네 삶의 주인이 돼, 그래야 행복할 수 있어

학생 자치회 주관으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어린이날 행사


100회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전교조 전국 16개 지회에서 어린이날 계기수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5월 4일까지 펼쳐지는 공동수업은 ‘어린이 선언문’을 만들고 어른들과 공유하는 것이 주요 수업내용이다.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들이 만든 어린이 선언문들은 어린이날 100주년을 환히 밝히는 꽃이 됐다. 교육희망은 5월 3일, 수원에 있는 신영초등학교를 찾아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한 학교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공동수업 참여지회 - 서울 초등남부지회, 초등북부지회, 초등중부성북지회 / 광주 초등광산지회, 초등동부지회, 초등서부지회 / 인천 초등북부지회 / 대전 동부초등지회, 서부초등지회 / 강원 춘천화천초등지회 / 제주 서부초등지회 / 경남 김해초등지회와 밀양지회 / 전남의 완도지회와 목포초등지회 / 경기 수원초등지회 

집자주

 

▲ 신영초 앞 사거리에서 어린이날 선언문을 배포하는 학생들  © 김상정 기자

 

1922년 어린이날 제정 이후 이듬해 열린 1회 어린이날 행사.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어린이들은 서울 광화문 네거리를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어린이 선언문’을 배포했다. 어린 동무들과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이었다. 그로부터 딱 100년 후, 2022년 5월 3일 수원 신영초등학교 앞 사거리를 오가는 동네 어른들과 학생들 손에 어린이 선언문이 들려졌다. 100년 전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가던 길을 멈추고 선언문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한 시민은 전단을 건네준 어린이들에게 다가가 묻는다. “너희들이 직접 만든 거니?” “네, 저희가 친구들과 함께 상의해서 만든 거예요.” 이내 곁에 있는 교사에게 어린이들에게 주라며 음료수를 건넨다. “참 대견하네요.”

 

▲ 강당에서 어린이날 선언문을 발표하는 학생들  © 김상정 기자

 

제100회 어린이날기념 신영초등학교 어린이 선언문. 4학년부터 6학년까지 10개반이 10개의 선언문을 만들었다. 2주 전부터 어린이날 계기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쓴 선언 문구를 3차례의 논의 과정을 거쳐 만든 선언문이다. 선언문 제작과 배포 그리고 낭독까지 이 모든 행사는 신영초 학생 자치회가 주관했다. 

 

 ▲ 운동장 울타리에 선언물 게시 © 김상정 기자

 

신영초 운동장에는 10개의 어린이 선언 문구가 걸렸다. 강당에서 반 친구들과 함께 들고 외쳤던 바로 그 문구다. 운동장 연두색 철조망에 어느새 10개의 문구가 특유의 멋과 분위기를 뿜으며 운동장 한쪽에 자리 잡았다.

 

운동장에 어린이 선언을 건 아이들 가운데 6학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해가 마지막 어린이날이라서 아쉬웠는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마지막 어린이날을 보내는 6학년 어린이들은 여느 해보다 신나고 기뻐 보인다.

 

▲ 유치원, 저학년 동생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든 종이접기© 김상정 기자

 

신영초 어린이날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린이선언문 제작에 이어 운동회를 하고 싶다고 제안한 4~6학년 어린이들은 교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냈다.

 

“선생님. 우리가 운동회 하면서 재밌게 놀 때, 유치원, 저학년 동생들도 재밌게 보내면 좋겠어요.” “뭘 하면 좋을지 한번 얘기 나눠보렴.”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종이접기 3종 세트다. 개구리, 딱지, 미니카. 돈 부담이 적고 동생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잇감을 선물로 생각해 낸 것이다. 

 

4~6학년 어린이들은 동생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종이접기를 시작했다. 학생자치회에서는 종이접기 영상을 안내하고 친구들이 집에서 접어온 종이접기 3종 세트를 꼼꼼하게 선별하여 포장 했다. 이렇게 준비한 선물은 4학년 어린이들이 4일 운동회날 아침 유치원과 1학년 동생들에게 건네줄 예정이다. 어린이날을 모두가 즐겁게 보냈으면 하는 어린이의 마음이 모여 신영초의 어린이날은 더욱 더 풍성해졌다.

 

 
▲ 운동장 울타리에 선언물을 게시하고 들어오는 학생을 맞이하는 신영초 선생님들 © 김상정 기자

 

내년 정년퇴임을 앞둔 김영운 신영초 교장은 "아이들이 어린이날 선언문을 직접 만들었어요. 그리고 시민들에게 전했죠. 시민들은 정말 대단하다며 감동했구요. 42년 교직경력에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어요."라며 운동장에서 선언문을 달고 들어오는 어린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김영운 선생님에게는 교정에서 보내는 마지막 어린이날 행사였다. 

 

김봉수 혁신부장교사는 말한다. “아이들은 학생 자치회 활동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천해봅니다. 잘하고 못하고는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보는 것이죠. 그래야 나중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서 살 수 있고 어디 가서 무엇을 하든 행복할 수 있어요. ”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고 도와주는 게 교사다.' 이것이 416 이후 김봉수 선생님이 세운 교사상이다. 신영초의 어린이날이 그랬다. 100년 후 방정환이 된 어린이들은 시민에게 어린이 선언문을 돌렸고 그렇게 스스로 어린이날의 주인이 되었다. 

 

▲ 학생자치회와 함께 어린이날 공동수업 행사를 진행한 김봉수 선생님© 김상정 기자

 

그래서인지 유난히 즐겁고 신난 신영초 어린이들을 지켜보는 교사들의 얼굴에는 기쁨 가득한 미소가 절로 번진다. 김봉수 교사는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네 삶의 주인이 돼. 그래야 행복하다.”

 

▲ 올해가 어린이로서 지내는 마지막 어린이날이라고 아쉬워하는 6학년 학생들  © 김상정 기자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안녕하세요 선생님] 나는 누구인가
메인사진
[교실찰칵] 잊지말자! 경술국치일
메인사진
[교실찰칵] 교실의 변신은 무죄
메인사진
[만평] 역지사지
메인사진
[만화] 안녕하세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