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도, 군입대에도, 아이진료...연가 거부

김형배 · 전교조 정책기획국장 | 기사입력 2021/12/17 [12:09]
결혼식도, 군입대에도, 아이진료...연가 거부
법 위에 교장있다. 교원 연가사용권 보장하라!
김형배 · 전교조 정책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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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2/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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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에 교장있다. 교원 연가사용권 보장하라!

근로기준법은 연차 휴가에 대해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사용자가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서는 공무원이 자유롭게 연가를 사용하도록 했고 행정기관의 장은 연가 신청을 받았을 때에는 공무 수행에 특별한 지장이 없으면 승인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연가는 노동자의 권리이고 사용자에게는 승인의 의무가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승인의 의무가 승인의 권한으로 변질되었다.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는 연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5(연가) 학교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수업일 중 소속 교원의 연가를 승인한다.

1.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신·기일,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질병, 부상 등으로 일시적인 간호 또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2. 병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계속 요양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석 수업 및 일반대학원 시험에 참석하는 경우

4.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가족친구의 결혼식 졸업식, 군입대를 위한 준비, 자녀의 입학식졸업식, 가족의 검진 및 긴급돌봄, 이사 등과 같은 중대사도 예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음으로 인해 교장의 승인없이는 연가의 사용이 불가하다.

 

나에게는 중요하지만 교장이 중요하지 않다고 할 경우에는 연가 사용이 불가하다. ‘기타 상당한 이유에 대해서 인정할 권리가 교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된 연가권이 교사만큼은 교장 손에 달려있다. 누가 봐도 기타 상당한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교장의 자의적이 판단에 의해 거부되고 있다. 전교조에서 지난 11월 한 주동안 제보를 받은 사례들을 살펴봐도 그 상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승인할 사유를 명시했다는 것은 해당 사유가 아니면 승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타 상당한 이유에 대한 판단을 교장이 하는 만큼 그것은 승인이 아니라 허가와 다름이 없다. 승인이라고 쓰여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허가인 것이다.

 

혹자는 교사가 자유롭게 연가를 쓰면 수업은 누가하냐고 묻기도 한다. 그런식이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어 근무하는 사람들은 연가를 어떻게 쓰겠는가? 충분한 대체인력이 확보되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17개 시도 중 8개 지역에서 대체교사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중등은 다른 교사와 수업을 교환하기 때문에 수업 운용에 지장이 없다. 그럼에도 연가의 사유를 묻고 교장의 주관적 판단하에 연가사용를 제한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처사이다. 자기 자식 입학식에 못가면서 남의 자식 입학식에는 근무해야 하는 불합리한 처사는 바로잡혀야 한다. 다른 모든 노동자처럼 사유와 상관없이 연가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래는 전교조에서 지난 달 소중한 내 연가, 거부당한 이야기에 수집된 사례중 일부이다. 전교조는 114,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개정 반대 교원 서명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하였고, 1111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제보받은 불합리한 연가 승인 거부 사례도 교육부에 전달하고 예규 폐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붙임) 관리자에 의한 교원 연가 거부사례

 

- OO학교,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입원과 통원치료를 반복하던 중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 전신마취 수술을 하게 되어 연가를 신청하였으나 학기 중 연가 사용은 안 된다며 거부. 출근 후 바로 조퇴하라고 함.

 

- 부산OO초등학교, 아이의 질병으로 인해 대학병원에서 하루종일 정밀검진을 해야 해서 연가사용을 요청하였으나 교장이 거부해서 수일에 걸쳐 조퇴를 하여 검진을 나누어서 진행. 수일에 걸쳐 아이가 수면제를 복용해야 했으며 수면제 복용후에는 정상적인 어린이집 활동이 어려웠음.

 

- OO초등학교, 아이가 아파서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라는 전화가 와서 조퇴를 올리자 누구는 가족 없냐고, 누가 이런 일로 집에 가냐고 큰 소리로 면박. 아이 예방 접종으로 오후에 조퇴를 올리니 애는 혼자 키우냐? 가족 없냐며 면박.

 

- OO초등학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연가를 사용하려 했지만 거부당함.

 

- 서울 OO중학교,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자식 같은 막내동생의 고등학교 졸업식으로 연가 사용하려고 하자 동생은 연가 사유에 해당되지 않고 젊은 비담임 선생님이 이렇게 연가를 쓰는 건 이기적인 행동이며 다른 선생님들이 어떻게 보겠냐며 거부. 결국 출근 후에 다시 조퇴함.

 

- 경남OO중학교, 32일 첫째아이 입학일이어서 입학식에 참여하려고 지참을 신청했으나 학교장은 그럼 우리 학교 입학식은 안 중요하냐며 화를 내며 거부.

 

- 세종OO고등학교, 1226일 월요일 입대를 앞두고 그 전 주 목요일, 금요일 이틀 동안 자취방 정리하려고 연가를 요청하였으나 학생이 나오는데 교사가 안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교사 마인드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면서 인격적인 모독과 함께 연가를 반려. 결국 짐정리를 못해 추가적인 비용 발생.

 

- 세종OO중학교, 결혼식 전날 결혼식 전날인 금요일에 연가를 사용하려 했지만 승인하지 않음. 퇴근 후에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교장을 설득해서 승인받았다고 통보받음.

 

- 대전 OO유치원, 입원으로 인한 병가를 사용하려고 하자 유치원이 바쁜데 입원해서 어쩌냐라고 거부. 유아의 독감 전염으로 인해 병가를 사용하려고 하자 담임이니 독감인 거 티 내지 말고 나와서 근무해. 원 행사가 중요하지라며 거부.

 

- 수원OO고등학교, 발가락 골절로 병원을 가기 위해 조퇴를 상신하였으나 학교장에게 사전 구두보고를 요구하여 학교장을 찾아가 설명하였으나 처음에는 지필평가 기간에는 안 된다고 거부함. 사정을 설명하고 승인 받음.

 

- OO초등학교,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코로나 상황에 맡길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연가를 쓰겠다고 했으나 관리자가 거부. 결국 아이를 데리고 출근.

 

- 수원OO고등학교, 코로나19로 아들이 혼자 입에 계속 있어서 오후 수업이 없는 날에 조퇴를 하려고 했으나 다른 학교 교장 눈치가 보인다며 거부. 자녀 문제로 7교시에 조퇴하려고 하였으나 해당일에 소방훈련이 있다며 거부.

 

- OO학교, 연가 사용시 학교장이 사유를 적으라고 하여 사유를 적는 란이 없다고 답하니 비고란에 사유를 적으라고 함.

 

- 경북OO고등학교, 시아버지 기일 날 제사준비로 연가를 신청하였으나 아침부터 제사 지내냐며 연가 불허. 이사로 인하 연가 신청하였으나 휴일을 놔두고 연가를 쓰는 것은 교사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거부. 부모상 이후로 연가 사용을 요청하였으나 불허.

  

- OO학교, 집에 급한 사정이 있어서 수업이 제일 적은 날에 수업교체 후 연가 사용을 신청하였지만 불허하고 조퇴를 권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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