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칼럼] 대입자격고사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김학한·은평고 교사 | 기사입력 2021/12/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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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 대입자격고사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김학한·은평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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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2/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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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을 통해 등장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도 이제 몇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촛불혁명에는 교육의 적폐를 해소하고 새로운 교육을 바라는 열망이 담겨있었고 이러한 염원은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대학서열체제와 입시경쟁교육의 해소로 공약화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핵심 공약은 첫발조차 제대로 내딛지 못하였다. 절대평가 확대 공약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대입제도 공론화위원회는 수능의 9등급 상대평가를 그대로 두고 정시 비율만 확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말았다.여기에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교육부는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에게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비율을 40%로 높이도록 하였다. 결국 치열한 입시경쟁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능시험의 지배력만 한층 강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상위 5%를 위하여 95%의 학생들이 차례차례로 탈락하여 실패자가 되는 입시판 ‘오징어게임’에서 우리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경쟁이 이루어지는 곳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좌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공정’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수능시험의 반영 비율을 높였지만 수능시험은 내신보다 가정적 배경의 영향력이 더욱 크게 작동하고 있다. 캔자스대 사회학과 감창완, 신희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 소득이 1분위 상승하면 엘리트 대학에 진학할 확률은 내신 위주의 전형에서는 0.5%포인트 높아지지만 수능위주 전형에서는 0.9%포인트나 오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부모와 관계없는 자신만의 능력이라는 구분지점도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운동장의 기울기를 조정하는 것으로 불공정은 해결되지 않는다. 나아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든다고 해서 이러한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뱁새’에서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노래로 표현하고 있다. “난 뱁새다리 넌 황새 다리 /내게 짧은데 어찌 같은 종목 하니?/ They say 똑같은 초원이면 괜찮잖니?/ never never never/ 똑같이 평평한 초원이라도 뱁새에게 황새와의 경주는 결코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경쟁을 그대로 두고 경쟁의 형태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경쟁 자체를 폐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여야 한다. 

 

입시경쟁을 해소하는 확실한 방안은 대학입학자격고사의 도입이다. 대입자격고사는 이상 속에 있는 제도가 아니라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현실의 제도이다. 합격자는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원하는 대학과 원하는 학과에 진학할 수 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대입지원 학생의 88% 정도를 합격자로 하고, 독일의 아비투어는 학교 내신과 주 정부 차원의 아비투어 시험의 2/3 까지를 합격자로 통과시킨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은 고교성적 1/8 까지 학생들에게는 연구중심대학 입학자격을, 1/3까지의 학생에게는 교육중심대학의 입학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대입학자격고사를 도입하게 되면 우리 교육에는 몇 가지 결정적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첫째, 소숫점까지 입시경쟁에 몰두하느라 교육적 목표로부터 이탈한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하고 막대한 사교육비를 감축할 수 있다. 둘째, 대입자격고사의 커트라인을 넘으면 합격이 되므로 수능 점수로 대학을 줄세우기하는 시도를 완화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다. 셋째. 대입성적이 아니라 대학에서 교육활동의 결과가 사회 진출의 평가자료가 되면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요소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 다시 대선의 계절이다. 내년에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뿐만 아니라 2022 교육과정의 개정에 따라 새로운 입시제도를 논의하도록 되어있다. 대선을 통한 사회개편과 교육과정 개정을 통한 입시제도 개편의 시기가 맞물리면서 입시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주체들은 차기 정부에서는 입시지옥을 끝낼 수 있도록 교육체제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하는 운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대학서열체제 해소와 대입자격고사 도입을 향하여 거침없이 전진하여야 한다. 방탄소년단에게 춤추는 것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전진에는 어떤 허가도 필요 없다!  We don't need permission to adv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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