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선생님! 32년 만의 ‘진실 승리’ 축하합니다.

김상정 | 기사입력 2021/12/03 [16:48]
종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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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호 선생님! 32년 만의 ‘진실 승리’ 축하합니다.
강성호 교사, 국보법이 존재하는 한, 진실승리는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다

전교조, 국가보안법 위반 32년 만에 ‘재심 무죄’ 강성호 교사 축하연

강성호 교사 "국가보안법 폐지가 이 싸움의 마무리다."
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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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2/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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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호 교사, 국보법이 존재하는 한, 진실승리는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다

전교조, 국가보안법 위반 32년 만에 ‘재심 무죄’ 강성호 교사 축하연

강성호 교사 "국가보안법 폐지가 이 싸움의 마무리다."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32년을 지낸 강성호 교사가 지난 9월 2일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국가 차원의 피해회복 원상조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강성호 교사의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2월 2일 오후 7시, 서울 ‘다리소극장’에서 ‘강성호 선생님 진실승리 축하와 국가보안법 폐지 결의의 밤’ 행사를 열고 강성호 교사의 32년간의 투쟁 승리를 축하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2월 2일 오후 7시, 서울 ‘다리소극장’에서 ‘강성호 선생님 진실승리 축하와 국가보안법 폐지 결의의 밤’ 행사를 열었다.     ©오지연 기자

 

강성호 교사 진실승리, 89년 전교조 탄압 사건 해결의 첫 시작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이 사건은 전교조가 결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다. 32년 만의 진실승리는 89년 전교조 탄압 사건 해결의 첫 시작이고 국가보안법 폐지가 이 사건의 마무리가 될 것이다.”라며 “여전히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4명의 교사들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 학교에서 꼭 퇴직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긴 세월 동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강성호 선생님과 함께 해 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축하행사를 열었다.  

 

▲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이 객석에 앉아 있는 강성호 교사를 바라보며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오지연 기자

  

코로나로 인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많은 이들의 축하인사가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김병우 충북교육감과 도종환 국회의원,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지낸 이들과 노동사회시민운동가들 그리고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이 연대와 위로가 담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도종환 의원은 “이 사건은 가장 반인권적인 국가폭력 사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 공안사건이었고 교원노조 결성을 막기 위해 기획된 북침설 조작사건이었다.”라며 “국정감사에서 교육부와 충북교육청은 사과했고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지난 세월의 고통과 낙인은 쉽게 지우지 못하겠지만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국에 있는 노동시민사회운동가들과 국가보안법 피해자, 그리고 도종환 국회의원과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영상을 통해 축하인사를 전하고,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대표와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이 행사장을 찾아 직접 축하의 말을 건넸다. 수도권 풍물교사 다래꽃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오지연 기자

 

89년부터 강성호 교사의 투쟁을 늘 함께 해 온 제원고 동료 김성장 교사는 “강성호 선생님이 불려가던 교무실에서 제 마음도 함께 끌려갔다. 강성호 샘의 승리는 저의 승리이기도 하다. 국가보안법 철폐가 이루어지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직접 축하의 말을 전했다. 충북지역에서 강성호 교사와 함께 재심승리를 이끌어내는데 앞장서 온 강창수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강성호 선생님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교육을 개혁시키고 세상을 개혁시키는 길에 함께 가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축하인사를 전했다.  

 

전국 각지에서 전해진 축하인사를 나눈 행사 참가자들은 큰 소리로 함께 “강성호 선생님. 축하합니다.”라고 외쳤고 수도권풍물교사 모임 다래꽃은 신명나는 풍물한마당공연으로 강성호 교사의 승리를 축하했다.

 

“32년을 견뎌왔던 가장 큰 힘은 바로 '제자'들이었다”

8시 16분, 행사무대 중앙에 선 강성호 교사의 손에는 두툼한 서류뭉치가 들려있었다. 제자들이 쓴 탄원서였다. 그는 32년을 견뎌왔던 가장 큰 힘은 바로 학생들이었다고 했다. 스승이 끌려가고 이튿날 바로 수업을 거부하고 운동장에 모여 진실을 이야기하고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던 392명의 제자들이 오늘 강성호 교사를 있게 한 것이다. 

 

▲ 강성호 교사가 32년을 싸워 온 힘은 바로 392명의 제자들이 쓴 탄원서였다. 강성호 교사는 이 탄원서를 품에 안고 무대 위에 섰다.     ©오지연 기자

  

강성호 교사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재심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문건 하나를 공개했다. 연행되고 이틀이 지나 ‘제원고 학생 동향보고’라는 이름으로 당국에 보고된 문건이었다. 서류에는 2-7반 강성호 교사가 북침설을 가르쳤다고 증언한 학생들이 ‘좋은 선생님이 우리가 이야기해서 구속됐다. 진실을 이야기해서 선생님을 구하는 게 어떠냐. 하루 빨리 종결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보고서였다. 당시 당국은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음이 가볍지는 않다. ‘처참하다’

북침설 교육 사건으로 수업 도중 연행된 이후 이른바 빨갱이 교사라는 이름을 법적으로 벗는데 정확히 32년 4개월이 걸렸다. 강성호 교사는 “8개월 옥살이 10년 해직,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가까운 피붙이도 먼저 세상을 저버린 아픔이 있었다. 저는 축하 할 일 아니라고 본다. 국보법이 존재하는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민주화가 이루어진 평화통일을 가르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89년 강성호 교사가 수업 중 끌려갈 당시 충북제원고의 동료교사였고, 32년간 함께 싸워왔던 김성장 교사가 쓴 글씨. '진실승리' 이 글귀는 강성호 교사가 1989년 7월 25일, 법정에 들어서며 손바닥을 펴 기자들 앞에 보인 것이다.      ©오지연 기자

 

무대에는 강성호 교사의 아내 서유나 교사와 올해 28살 아들 강슬찬씨가 함께 했다. 아버지가 28살에 겪은 국가폭력사건이 아들이 28살이 된 해에 비로소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 서유나 교사는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고 벗어나고 싶기도 한 시간이었지만 마침내 함께 진실을 밝혀내 억울함을 풀고 이런 자리에 기쁨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했고, 강슬찬씨는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 재심 과정에서 아버지가 겪은 사건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며 축하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성호 교사와 가족들은 축하에 대한 감사 인사를 마친 뒤,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각종 적폐를 적은 고발장들을 모형화로에 태우는 상징의식이 펼쳐졌다. 행사는 늘 그래왔듯 모두 함께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부르며 마무리했다.  

 

강성호 교사는 89년 3월 1일 충북 제천 제원고 일어교사로 신규발령 직후, 전국교사협의회에 가입하고 충북교원노조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에 참가했다. 발령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24일 학교장 고발로 북침설교육 혐의로 수업 도중 제천경찰서로 구속 수감된다. 1990년 6월 22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 등이 확정되면서 충북교육청으로부터 직권면직을 통보받고, 해직기간 10년 4개월 만인 1999년 9월 1일 충북 영동농공고로 복직했다. 구속 30년 만인 2019년 5월 28일 청주지방법에 재심을 신청하고 그해 9월 30일 재심이 열리고 8차례 공판에 걸쳐 마침내 올해 9월 2일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현재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추진중이다. 28살 청년 강성호 교사가 쓴 빨갱이 교사라는 누명을 60살 강성호 교사가 벗게 했다.  60살 강성호 교사는 말했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다시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제 사건의 진실승리는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이 싸움의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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