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사고 때마다 교육부는 '개선방안 논의중'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21/11/16 [11:06]
정책이슈
직업교육 정상화
현장실습 사고 때마다 교육부는 '개선방안 논의중'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강성란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1/11/16 [11:06]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더 이상 죽이지 마라

현장실습이 학습권 침해가 아니라 폐지가 학습권 침해이다. 현장실습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찾는 등 개선 노력을 펴야한다.” 20036월 전교조와 참여연대가 진행한 실업계고 현장실습 개선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교육부 담당자의 말이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202110. 현장실습 중 요트 바닥의 따개비 제거 작업 등을 위해 잠수를 하던 홍정운 학생이 숨졌다. 18세 미만 현장실습생에게 잠수 작업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2011년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 4달 만에 과로에 따른 뇌출혈로 쓰러진 ㄱ 학생도 법으로 금지된 야간·휴일 근무를 견뎌야 했다. 2016구의역 김 군사건에서 그러했듯 고 홍정운 학생에게도 21조 작업규칙은 무용지물이었다. 2017년 제주 생수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사고로 숨진 고 이민호 학생은 7시간 근무가 명시된 현장실습표준협약서를 썼지만 실상은 달랐고 고 홍정운 학생의 표준협약서는 적응기간, 휴식시간, 실습수당이 빈칸인 채로 남아있다.

 

▲ 전교조는 19일 전남 여수 웅천 마리나 선착장에서 고 홍정운 학생 추모와 현장실습 사고 방지 근본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성란

 

 

2017년 콜센터 해지 방어 부서에서 근무하던 고 홍수연 학생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세상을 떠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담임교사와 면담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지 약 2주 뒤에 일어난 일이다. 담임교사와 통화에서 현장실습에 어려움이 없다.’고 했던 고 홍정운 학생은 약 1주일 뒤에 사고로 숨졌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 기관의 권고, 교육부의 대책 방안 발표가 수순처럼 이어지지만 사고는 멈추지 않았다. 고 홍수연 씨 사건이 있었던 20176월 정부 여당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은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취업률 경쟁에 내몰린 학교,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정부, 성과에 매몰된 기업이 빚어낸 참사라 정의하고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대안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날 국가인권위원회가 진행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제도 현황과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교육부 담당자는 현장실습 관련 내용이 미비한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장실습은 교육감 권한 사항인 만큼 교육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한다.”는 말로 빈축을 샀다. 2003개선 노력을 이야기한 뒤 1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개선방안은 논의 중이었다.

 

교육부는 고 홍수연 씨 사건 이후 단계적으로 안전한 현장실습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같은 해 11월 제주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 학생 사건이 발생하자 2018학습중심 현장실습 방안을 발표한다. 하지만 1년 뒤 선정절차 간소화, 현장실사 시기 조정 등 안전을 위해 마련한 장치들을 완화하는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 방안을 낸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등 들어 20205월에는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새로운 대책은 기업지원과 학생 안전 조끼 착용이 전부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리고 고 홍정운 학생 사고 이후 교육부는 중앙단위 현장실습 지도·점검, 직업계고 현장실습 전수조사, 현장실습 신고센터 운영 계획을 제시하고 연내 현장실습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은유 작가의 책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에 등장하는 한 특성화고 교사는 교육부 특성화고 담당자는 잠깐 그 자리에 있다가 다른 데 가는 사람들이고 특성화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다.”면서 특성화고는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고 말한다이와 함께 아이들이 현장실습 나가서 초과노동이나 폭력적인 조직문화 같은 부정적인 것들을 다 배워온다. 제도를 정비해서 하려면 제대로 하든가, 지금처럼 이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도 털어놨다.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쉴 땐 쉬어요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