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초등학생 관자놀이를 누르면 아동학대일까, 아닐까?

이상우·전교조 교권기획국장 | 기사입력 2021/11/03 [17:00]
교권
교사가 초등학생 관자놀이를 누르면 아동학대일까, 아닐까?
교사의 눈으로 아동학대 대법원 판결 톺아보기
이상우·전교조 교권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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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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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눈으로 아동학대 대법원 판결 톺아보기

 

  © 운영자


어떤 일이 있었고
, 판결은 어떠했는지

111일 대법원 형사 3(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산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 A씨의 상고심에서 검찰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93월 초등 2학년 담임교사 A씨는 숙제검사를 받은 후 칠판에 확인용 자석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B학생의 관자놀이 부분을 주먹으로 누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다른 학생 C의 등을 때린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진술이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보고 증거부족으로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아동들이 스티커 붙이기를 잊어버리는 경우 기억을 잘하자는 의미에서 기억과 관련된 신체부위인 관자놀이를 눌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A씨가 관자놀이를 누르는 행위를 당한 다른 15명의 아이들이 별로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고, 지속시간이 1~2초 정도로 B가 고통의 정도를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B가 순간적으로 아프다고 느꼈다고 하더라도 A씨의 행위로 아동의 신체건강 및 정상적인 발달을 해칠 정도에 이르거나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가 B의 수업태도가 불량하여 소란을 피워서 이를 멈추기 위해 이유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려고 하며 너희 부모님도 이렇게 행동하는 걸 아느냐, 찍어서 보내겠다고 하면서 동영상을 촬영하려고 한 행위가 당시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교육 목적상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맞다고 보고 "원심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신체적 학대행위와 정서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2심과 대법원 판결에서 A교사가 무죄인 이유는?

A교사가 무죄인 가장 큰 이유는 관자놀이를 누른 것이 교실에서 약속된 규칙이었고 교사의 행동에 교육적 목적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자놀이를 누른 시간이 매우 짧고, 같은 행위를 당한 학생들도 아프지 않다고 진술했다. 아동학대 여부를 재판부가 판단할 경우 교육적 목적이 있었는지 검토하고, 교육적 목적이 인정된다면 해당 행위가 교육적으로 적절한 방법인지를 판단한다. 관자놀이를 누르는 것 외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교육적 방법의 한계는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B의 부모가 제출한 학생들 설문 조사자료에 자기자녀와 같은 반 다른 아동, 그 아동의 어머니에게 들은 말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전문(傳聞) 증거 배제의 법칙 규정이 있다. ‘남에게 들은 이야기는 전문 증거라고 하여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원칙이 적용되었다. 반대로 전문증거가 인정되는 것는 원진술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지만 진술할 수 없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다, 재판부는 B의 어머니가 제출한 자료의 원진술자들이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같은 반 다른 학생과 학부모가 재판정에서 증인으로 직접 진술하지 않았으니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사가 학급규칙에 근거해서 벌을 주면 무죄일까?

교사가 학급규칙에 의해서 벌칙을 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은 벌을 주는 것은 아동학대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 아동복지법에서 아동 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 및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또는 가혹 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이기 때문에 아동학대의 범위가 매우 넓다. 교사의 훈육행위가 학생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신체적, 정서적 아동학대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판에서 무죄로 판결된다 하더라도 훈육행위로 인해 수시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로 송치되고, 검찰이 형사재판을 청구하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이 보통 6개월이다. 그 기간 중에 교사가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중이고 비위가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위해제를 당하고 급여에 불이익이 생긴다.

 

·중등교육법에서 징계는 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령과 학칙에 따라 할 수 있고, 권한은 교장에게만 부여되어 있다. 징계의 수단도 인격이 존중되는 교육적인 방법으로 해야하고, 그 사유와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또한 훈육·훈계를 할 때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중등교육법 시행령 318).

 

이러한 규정에 따라 교사의 지도 권한은 매우 제한적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성찰 기록문 쓰기, 학부모상담, 수업 방해 시 관리자에 의한 상담, 방과후 상담 등이 가능하다. 학급 규칙을 만들어서 교실 뒤에 연령대에 맞게 몇 분 동안 서있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윽박지르거나 학생을 잡아서 끌면 정서적 학대나 신체적 학대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다.

 

학생의 문제행동을 촬영하면 괜찮을까?

최근 들어 교사의 단계적 지도와 반복된 지시에도 고의적으로 수업을 방해하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닌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때 학생의 문제행동을 촬영해서 부모에게 보여주거나 학생선도의 근거 자료로 남겨도 괜찮은지 궁금해하는 교권상담이 늘고 있다. 교육적 목적으로 부득이하게 증거채집하기 위해 촬영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촬영 과정에서 학생의 문제행동이 더 격해지거나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교사가 교권침해를 당하거나,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교사가 아동학대로 시달릴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설령 촬영을 무사히 마쳐서 부모에게 보여줘도 부모가 수긍하는 경우보다는 잘못도 없는 교사를 압박하기 위해 인권위에 진정서 접수, 국민신문고 민원, 교육청 항의, 학교장실 방문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판결문으로 알 수 있는 행간의 의미

사실 이번 판결은 매우 이례적인 판결이다. 아동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여론에 따라 최근의 판결도 점점 강화되어 학부모가 자녀 가방 속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여 교사의 아동학대 증거를 채집한 것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말하는 수업은 대화권으로 인식하지 않는 추세로 법원의 판결 경향이 바뀌고 있다. 그래서 재판부는 유·무죄를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다른 학생과 학부모의 진술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교사가 평소에 학생과 학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교사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교사가 난관을 헤처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아동복지법 조항 중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아동학대가 여전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교사에게 유리하도록 개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중등교육법 개정으로 교사의 구체적인 지도 권한을 명문화하는 것도 필요하나 이 또한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이래 저래 쉽지 않은 상황이니 결국 현실적인 예방책은 교사의 몫으로 남는다. 교사가 아동학대 관련 법 조항을 숙지하고, 관련 판결의 추세를 확인하며 교육적 목적에 따른 적합한 훈육방법, 법령과 학칙에 근거한 지도, 민주적인 절차를 통한 학급규칙 마련과 적용, 인권친화적 교육방법을 통해 아동학대를 예방하여 교육활동을 잘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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