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 교사, 교육회복을 말하다

교육희망 | 기사입력 2021/09/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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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교사, 교육회복을 말하다
"아이들과 만나고 부대끼는 것 말고는 왕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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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9/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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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만나고 부대끼는 것 말고는 왕도는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2년 차,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 심리, 사회성 결손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육회복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있다. 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육회복'은 무엇일까? 어떤 가치와 방향을 가져가야 할까? 교육희망은 학교에서 교육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교사들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교육희망은 8월 26일 오후 6시부 8시까지 '교사, 교육회복을 말하다'는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열었다   © 강성란 기자

 

· : 2021826() 18:00~20:00

· : 전교조 본부 대회의실

· 참석 : 이민선 참교육실장(초등), 김홍태 서울수락중(중등), 안혜정 서울 휘봉고(고등)

· 진행 : 구자숙 편집실장  

· 사진 : 강성란 기자  

· 정리 : 김상정 기자

 

 

 ■ 고립, 관계 회복이 절실하다

 

▲ 안혜정 서울 휘봉고 교사

"작년 올해 지나면서 성장은 지식의 주입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됐다.

회복이 가장 필요한 것은 관계의 문제다." 

 

 

 구자숙 지금 아이들은 어떤 상태인가? 더불어 회복이 필요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홍태() 코로나라 한창이었을 때 모두가 대혼란이었다. 당시에는 학습격차가 심각한 상황으로 느껴졌었다. 등교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학습 부분은 회복됐다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고 흉터처럼 남아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반면, 정보통신기술 능력은 대단히 향상됐다. 다만 '고립'이 정당화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하다. 아이들은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데 코로나가 장기화되다 보니 부대끼는 것에 대한 면역이 부족해졌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유대감, 격려, 배려의 가치가 회복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설문조사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등교수업을 원하는 학생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학생들은 비교적 편하게 집에서 수업 듣는 것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학교가고 친구들과 샘들을 만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학생들과 부딪히면서 이 애가 이런 상황에 있구나가 손에 잡혔는데 지금은 잘 안잡힌다. 방역수칙 준수해야 하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니 사실 학교에 와서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계속 눌려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에너지를 어디로 분출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게 보이지 않는 위험이라는 느낌이 든다.

 

 

 안혜정() 관계의 상실이 제일 큰 문제다. 작년 올해 지나면서 성장은 지식의 주입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됐다. 80% 정도의 아이들은 친구들하고 함께 공부하면서 그리고 공부하라는 쌤 얘기 듣고 칭찬받고 혼나고 그러면서 공부를 한다. 관계가 무너지면서 학습도 안되고 있다. 애들에게 공동체라고 주어진 게 가족과 학교 정도인데 코로나로 공동체 안 관계를 경험하지 못하면서 많이 외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걸 자각도 못한채 무기력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가족공동체의 갈등 심화도 큰 문제다. 부모는 집에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잔소리를 많이 한다. 갈등이 쌓인 아이들은 궁지에 몰리거나 폭발할 것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상태가 된다. 회복이 가장 필요한 것은 관계의 문제라고 본다.

 

 

 이민선() 초등학교 아이들은 서로 만지고 엉겨서 하는 놀이를 주로 한다. 작년부터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그것을 늘 못하게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표정이 사라지고 움직임도 거의 없다. 쉬는 시간도 자기 자리에 있어야 하니까 무표정한 채 가만히 있는다. 재작년까지는 새로운 놀이를 개발해서 노는 아이가 있었는데 말하지 말고 앉아 있어 하니까 그 이후로 한 마디도 안하더라. 그러다보니 아이들끼리의 관계가 다 끊어졌다. 자기 표현하고 서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들이 가장 심각하게 회복이 필요한 부분이다.

 

 

 

 ■ 교육회복 방안의 실효성

 

 

▲ 김홍태 서울수락중 교사

"교원업무정상화해서수업과 생활지도에집중할 수 있도록예산이 집중되면 참 좋겠다.

늘 학급은 과밀하고 교사는 부족하다." 

 

 

 구자숙 교육당국이 등교확대 및 교육회복방안을 제출하고 있다. 실효성이 있다고 보는가

 

 안혜정()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서 학습컨설팅, 학습 상담 부분을 굉장히 많이 강화하려고 했다. 서울의 경우는 학습코칭하는 센터가 있는데 11개 지원청에 설치하겠다는데 기대가 된다. 그리고 학습도움닫기 프로그램도 학습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학습도움닫기 개념을 폭넓게 잡아서 학교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학급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돈만 내려보내고 보고서 제출하라는 일방적 방식이어서는 안된다. 교사들이 재량껏 자율성을 가지고 아이들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예산으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가정이 피난처가 아니라 전쟁터인 경우가 많다. 부모와 갈등이 심화됐을 때 거리두기 할 수 있는 지원, 가정이 아닌 곳에서 쉼을 얻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각 지역에 청소년 관련 센터들이 많이 있는데 거의 멈춰있다. 그런 곳들 잘 활용해 지원 공간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

 

 김홍태() 예산을 다 모아서 통합적으로 쓰면 어떨까? 학습도움닫기와 방과후교실에 집중되는 예산을 모아서 교원증원에 사용해보자. 학생수를 줄여서 교사의 에너지가 오롯이 아이들에게 투여될 수 있게 하고 교원업무정상화해서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예산이 집중되면 참 좋겠다. 교육을 회복하자는 것은 근본적으로 학교가 제대로 교육하는 공간이었냐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이들과 부대끼고 만날 수 있는 시간. 이것 이외에는 왕도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시간이 문제다. 아이들과의 만남을 복원하고 교사들끼리의 만남도 회복해야 한다. 교사들끼리의 부대낌도 있어야 한다. 역시 시간이 확보되면서 해결 될 거다. 교원업무정상화해서 교사들이 행정업무에 시달리지 않고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하게 해달라. 코로나 때 모두가 혼란스러웠다. 교육부와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혼란이 바로 해방구다. 각종 정책이나 수집사업을 연기하거나 일시적으로 폐지했다. 몇 달 굴러갔는데 학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원래 우리가 꿈꿔왔던 학교와 교육의 모습을 이 코로나를 기회로 회복해야 한다. 이때가 기회가 아닌가? 이것이 또 지나면 다시 다 돌아갈 것이다. 그런데 올해 교육부와 교육청이 정신 차려 기존에 행정지침 고스란히 내려오고 샘들 시키는 행정업무 열심히 하는 체제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회복이 아니다.

 

 

 이민선() 우리는 코로나를 계기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를 대외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동안 전교조에서 늘 이야기해 왔던 것이다. 아이들 하나하나를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게 교육회복이고 이를 위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너무 당연한 거다. 교육이 회복되려면 아이들 하나하나를 들여다볼 수 시간이 필요하다. 수업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학습한 결과물을 보고 이 아이가 어느 문제에서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 뭘 도와줘야 하는지를 파악해야한다. 그래서 오후 시간에 아이들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할 준비로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사들의 교육 이외의 행정업무가 없어져야 한다.

 

 ■ 학급당 학생 수와 교육회복

 

 

▲ 이민선 전교조 참교육실장(초등)

"학생 한명 한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정을 거스르지 않고

각각의 모습과 속도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도와주는 것이교육회복이다."  



 구자숙 학급당 학생수 줄여야 된다고 얘기를 하는데 교원정원은 계속 감축하고 있고 교육회복의 청사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민선() 교사가 아이들을 잘 살피려면 학급당 학생수가 줄어들어야 한다. 16명에서 20명 정도로 학생수 줄이는 걸 넘어 교사가 더 있어야 한다. 혁신학교에는 '수업 119'라는 시스템이 있다. 아이가 분노조절이 어려워서 수업 진행이 힘든 상황이 생기면 그 아이를 다른 공간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아이가 다시 교실로 돌아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일반학교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지원을 요청할 시스템이 없다. 교실에 싸움이 일어나면 그거 말려가면서 수업은 수업대로 해야 한다. 그리고 수학보조교사도 있었으면 좋겠다. 뒤쳐진 다음에 도와주지 말고 뒤쳐지지 않게 도와주자는 취지다. 그래서 아이들은 수업시간 중에 이해가 안되는 내용은 수학보조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그래서 학습 부진이 누적되지 않도록 관리받는다. 이렇게 아이 하나하나를 돕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러니 학급당 학생수 줄이고 지원 인력 확보를 위해 교사충원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김홍태() 교육부나 기재부의 교원 감축 계획을 보면, 미래가 없다. 이대로 가면 교원이 없어질 거 같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니까 교사를 줄이겠다는 거다. 대체 어디까지 줄일 것인가? 교육부에서 법령으로 정해놓은 교사 정원 기준은 학급당 학생수가 아니다. 시행령과 규칙을 봤는데 교육부는 시도별로 교원을 배치를 하고 시도교육청은 과거의 기준을 내부 규칙으로 가지고 배정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는 늘 학급당 학생수는 과밀이고 교원수는 부족하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고 누구의 책임인가를 잘 따져 봐야 한다.

 

 

 안혜정() 지금 학생수가 급감한다. 그래서 모든 학교가 해마다 교원을 줄여야 되는 상황에 처했고 교원수가 줄어드니 그만큼 업무부하가 늘어난다. 업무정상화의 첫 번째는 교원수를 줄이지 않는 것이다. 고교학점제 이야기하면서 많이 나오는 얘기는 교원 수급 산정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중등과 고등은 과목이 있어서 순회교사도 많이 발생할 수 있고 지도해야하는 교과수가 엄청 늘어난다. 그렇게 교사정원 산정기준을 기존의 방식대로 하게 되면 학교를 잘 운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학습과 돌봄도 안되면서 악순환을 자초하게 된다. 교원수 책정 기준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적정 인원으로 관련 법률이 바뀌어야 된다.

 

 ■ 2022 개정교육과정 방향

 구자숙 쓰나미가 몰려오는 기분이다. 고교학점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2022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교육부 설문조사의 의도가 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안혜정() 인공지능이나 온라인 컨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2022나 미래교육과정 이야기를 할 때 이 부분을 확대해서 얘기하는 건 위험하다. 코로나를 통해 대면수업과 등교수업의 중요성을 잘 알게 되었기에 이 부분은 부수적인 것으로 잘 정착시키고 잘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교육 불평등이 심화된 측면이 많이 있으니까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을 슬로건으로 걸어야 한다. 인공지능, 온라인 수업의 확대 4차 산업에 걸맞는 역량강화를 전면에 내걸기보다는 시민교육, 생태전환, 교육 불평등 완화를 더 중요한 가치로 내세워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방식의 문제이지 가치는 아니다.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철학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

 

 

 이민선() 2022 교육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디지털로 다 해결하려고 하는게 문제다. 고교학점제에서 농촌지역은 외부강사를 어떻게 구하냐고 하면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학교밖 교육의 학점 인정도 지역 불평등을 이야기하면 해답으로 온라인을 이야기한다. 온라인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코로나로 배웠는데 계속 답이 온라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학습량과 시수를 팍 줄여야 한다. 교육과정을 보면 열심히 집중하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잘 따라올 때 소화할 수 있는 분량으로 꽉꽉 짜놨다. 결국 40분 안에 토론을 하는 척하다 끝난다. 깊이 생각하고 생각을 나누는 학습을 할 수가 없다. 뒤처지는 친구들이 뒤처지지 않게 충분히 익히고 소화하고 교사가 돌봐주고 가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 학습량을 엄청 많이 줄여서 기초학력을 잘 다지기 위한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 교육회복의 가치와 방향

 

 

▲ 구자숙 편집실장

"교원정원은 계속 감축하고 있고 교육회복의 청사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대한 기로에 선, 아이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다."



 

 구자숙 교육회복을 정의하자면. 그리고 어떤 가치와 방향으로 가야하나?

 

 이민선() 아이 한명 한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정을 거스르지 않고 각각의 모습과 속도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회복이다.

 

 김홍태() 전교조 강령과 참교육실천 강령, 예전에는 당연하고 평범하게 느껴졌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 평범함이 너무 훌륭하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교육을 추구한다." 지금 상황에서 절박하다. 가치와 방향은 사실 우리가 늘 고민해왔던 연장선상에 있다는 자부심이 필요하다. 교육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조합원이 서로 격려하면서 힘내서 갔으면 좋겠다.

 

 안혜정() 학교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작년과 올해를 보냈다. 학교가 무엇일까?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 학교라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래서 올해부터 몇 년간 학교를 다시 복구하고 바꾸고 회복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회복한다는건 회귀하는 것이 아니다. 회복한다는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뿐 아니라 새롭게 얻을 것을 잘 찾아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다. 전환과 성장이다. 이번 계기로 교육이 전환과 성장을 잘 이뤄냈으면 좋겠다.

 

 구자숙 회복.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에서 전교조와 교사, 교육이 좋은 방향으로 잘 나아갔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눠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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