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국회 앞 규탄 기자회견 교육 불평등 심화 해법 사실상 포기 국회는 그린스마트 사업이 우선인 교육행정의 손을 들어준 것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명시 교육기본법 통과 촉구
학급당 학생수 법제화를 명시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을 사실상 포기한 법안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지난 19일 처리한 학급당 학생수 법제화 법안이 교육계의 요구인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요구를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가 처리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에는 ‘국가는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학급당 적정 학생수를 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을 명시해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을 교육위원장 대안으로 내용을 조정한 뒤 처리한 것이다.
전교조는 올해 6월 교육주체들이 힘을 모아 진행한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10만 입법청원이 22일 만에 성사되는 등 국민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국회 교육위원회가 절박한 국민의 요구를 ‘적정 학생수’라는 애매한 단어로 가리고, 국민들이 다 차려놓은 밥상을 발로 차버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전교조는 8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정문앞에서 '학급앙 학생수 20명 상한 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상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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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여는 말을 통해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은 제대로 된 교육을 하겠다는 최소한의 척도이다. 지금 당장 달성이 어렵다 하더라도 이 내용이 빠진 법안은 어떤 의미도 힘도 발휘하기 힘들다. 국회는 핵심을 뺀 법안으로 시늉만 하지 말고 법안이 실질적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20명을 명시한 법안을 본회의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코로나 교육현장이 네 번째 학기에 접어들도록 교육부는 밀집도에 대한 답변을 내지 못한 채 삼분의 일, 이분의 일만 말하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도 거리두기를 위한 띄어 앉기를 하는 상황에서 교실에서만 아이들을 다닥다닥 붙여놓고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국회는 적정 학생수에 기대어 과밀학급 해소보다 그린스마트 사업이 우선인 한심한 교육행정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현석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아이들의 그늘은 우리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17개 시도교육청은 올해 하반기 교부된 막대한 교육예산을 VR 체험장, 스마트 기기 보급 등에 쓰며 돈잔치를 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교육 대전환이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라면서 “이를 위한 전교조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을 포기하는 것은 재난 상황에서도 모든 학생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 보장 방안을 포기하는 것이다. 교육 불평등 심화라는 교육 위기를 양질의 교육여건 마련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해법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2학기 등교확대를 앞두고 과밀학급 학교에서는 방역을 담보할 수 없어 하루하루가 불안한 상황이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을 외면한 안전한 등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국회는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를 명시한 교육기본법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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