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 투명벽… '함께여도 혼자였다'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4/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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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어린이 · 청소년 마음상처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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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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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어린이 · 청소년 마음상처 들여다보기

 코로나19로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교육 당국이 학력 격차 해소를 앞세워 펜데믹 이전 수준의 각종 평가와 교육과정을 강행하는 동안 원격수업, 마스크, 투명 가림막, 일상적 거리두기로 고립된 어린이 청소년들의 우울과 불안은 짙어졌다.  

 

 강민정 의원실이 지난 3월 진행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어린이 청소년들의 신체·정신적 건강의 손실과 상처 회복을 위한 토론회'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단절된 어린이 청소년의 일상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사회연결고리 단절

 김대운 전남 옥암중 교사는 지난해 첫 등교를 한 아이들에게 '학교에 오고 싶었는지'를 물었을 때 절반가량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한 달 뒤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그 비율이 두 세 명으로 줄었던 상황을 떠올렸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접한 현실은 짝꿍도 없이 한 줄로 배열된 책상, 특별실 이용 불가,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 등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아이들은 함께 있지만 늘 혼자였고, 여기에 수행평가, 중간·기말고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서는 휴대전화를 들고 종일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원격수업을 듣고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채팅을 하다가 잠드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대운 교사는 "새 학기가 되었지만 학생들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지 못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초등은 돌봄, 고교는 입시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면 어쩌다 등교하는 학교에서 관계 회복의 기회를 잃은 중학생들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OECD 보고서 '코로나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서는 코로나19 시기 전염에 대한 공포, 가정 내 부족한 개인 공간, 친구 및 어른과 접촉할 수 없는 상황, 경제적 염려, 중요한 시험에 대한 불확실성 등 다양한 요인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현서 서울 휘봉고 교사도 "개학이 여러 차례 연기되고 등교를 하게 되었을 때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었다'고 말한 것은 '공부를 하고 싶었다'가 아닌 '우리의 세계가 문을 열었다'는 기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수능, 학력 격차, 평가가 치고 들어오면서 다시 학교는 가기 싫은 곳이 되었다.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과제 등을 제출하지 않아 미인정 결석으로 징계를 받는 학생도 나왔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는 학력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와 연결이 끊어진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격차는 이미 존재했지만 코로나 이후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필 서울 봉천초 교사는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일상이 멈췄다고 하는데 장애 학생의 경우 학생은 물론 학생을 돌보는 가족의 일상 역시 멈추었다. 지원 매뉴얼은 전무했고 학교와 함께 학생들이 찾던 지역사회 복지관, 청소년회관 등이 제일 먼저 문을 닫고 가장 마지막까지 닫혀있었다. 장애 학생의 특성은 천차만별인데 이에 맞는 세심한 지원이 부족했다."고 했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특수학교 위주로 가면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긴급 돌봄 신청부터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일상회복위한 지원 필요

 자신을 증명할 서류가 없으면 '학생'이라는 소속도 가질 수 없는 다문화 학생, 쉼터 역할을 하던 학교에 가지 못하는 교육복지 학생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권주영 서울 노일중 수석교사는 "아이들이 직면했을 고통의 시간이 상상보다 크다. 그 시간을 어떻게 회복해야할지는 학교와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 시스템이 꼭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구소희 인천 부내초 교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장 좋았던 것이 '학교에 덜 가는 것'이었던 학생들이 올해 기대하는 점으로 '학교에 더 많이 나오는 것', '친구들과의 연결' 등을 꼽은 것을 상기시켰다. 학력격차를 말하기 전에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지난해 안전과 방역을 위해 학교 문을 닫았지만 이제는 적절한 지원과 돌봄 속에서 학생들이 다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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