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과 공무원의 육아휴직 역사는 길지 않다.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으로 일반 기업 노동자에게 육아휴직이 먼저 도입되었다. 7년 후 1995년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여성 공무원의 육아휴직이 가능했다. 질병, 고용, 유학 휴직보다 늦은 26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첫 도입 당시 1세 미만 자녀를 대상으로 최대 1년만 가능했다. 60일의 출산휴가는 1963년부터 가능했다. 육아휴직수당은 2001년, 20만 원으로 시작했다.
26년이 지난 현재 육아휴직 및 수당 관련, 많은 진전이 있었다. 나이와 관계없이 초등학교 2학년 이하, 학년과 관계없이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임신 기간 중에도 육아휴직이 가능하며 휴직 기간은 3년으로 늘어났다. 남성 공무원도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한 자녀에 대해 1년간 지급하는 육아휴직 수당을 최소 70만 원, 최대 150만 원으로 증액했다. 첫째와 둘째 자녀는 1년, 셋째 이후의 자녀는 3년 전부 호봉경력으로 인정한다. 휴직 기간은 교육공무원 승진 규정에 따른 교육경력으로 평정한다.
같은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한 경우로서 두 번째 육아휴직을 한 사람이 공무원이라면 최초 3개월은 월봉급액의 100%를 지급한다. 단 상한액이 250만 원이다.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장려를 위한 규정이다.
육아휴직에 대한 이러한 변화는 의미가 깊다. 단순히 저출산 문제 해결의 차원을 넘어 출산과 육아를 여성과 개별 가정이 아닌 사회적, 국가적 관점으로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 육아수당 복직 합산금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휴직 기간 85%만 지급하고, 복직 후 6개월 이상 근무하는 경우에만 15%를 지급하는 제도는 사실상 휴직에 따른 의무복무기간을 강제하는 것이다. 급여시스템 미비로 7개월째 보수일에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둘째, 휴직 전 기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3년 휴직 중 1년만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육아 수당의 취지에 걸맞지 않다. 오히려 휴직 기간이 길수록 수당을 더 지급하는 것이 현실에 맞다.
셋째, 수당을 폐지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유급 휴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보수(봉급과 수당)를 지급하는 유급 휴직은 공무상질병휴직(100%), 질병휴직(1년 차 70%, 2년 차 50%), 유학휴직(50%)이 있다. 질병ㆍ유학휴직에서 지급하는 보수를 육아휴직에서 지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모성보호라는 헌법상의 권리, 저출산 해결을 위한 국가시책의 관점에서도 유급 휴직이 마땅하다.
스웨덴의 육아휴직 제도를 살펴보자. 한 자녀에 대해 부부가 합산하여 480일(16개월)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휴직 기간 중 90일은 부모 각자가 사용하도록 '부모 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480일 중 390일에 대해서는 국가가 급여를 지원한다. 국가는 부모의 소득 약 80%를 보전해 주고 있고, 휴직자를 위한 대체 인력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라테 파파."
스웨덴 거리에서 한 손으로 유모차를 끌고, 한 손으로 '라테(Latte)'를 들고 있는 육아 중 남성을 일컫는다. 출산ㆍ육아를 개인과 가정이 아닌 국가적,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육아휴직 제도, 점진적 발전을 보이지만 갈 길이 멀다. 출산ㆍ육아는 여전히 여성과 개별 가정의 몫이다. 육아휴직 제도는 그 사회의 일·가정 양립, 남녀평등의 척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기준이다. 육아휴직 수당 복직 합산금을 폐지하고, 더 나아가 휴직 전 기간 호봉경력 인정, 보수를 지급하는 유급 휴직 전환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