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교권상담] 대한민국 검사와 판사, 그리고 교사의 '공익'

세월호 교사 선언 유죄 판결 유감

김민석 · 전교조 교권지원실장 | 기사입력 2020/12/15 [17:26]

[따르릉 교권상담] 대한민국 검사와 판사, 그리고 교사의 '공익'

세월호 교사 선언 유죄 판결 유감

김민석 · 전교조 교권지원실장 | 입력 : 2020/12/15 [17:26]

 2014년 4월 16일 수백의 어린 영혼과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했다. 같은 해 5월 15일, 대한민국 1만5000여 명의 전교조 교사는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않은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와 별도로 청와대 게시판에는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이 이어졌다. 3차에 걸친 청와대 교사선언에 160여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대한민국 검사는 이들 교사들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서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시국선언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전교조 중ㄱ상집 위원 25명, 청와대 선언에 참여했다는 사유로 86명의 교사를 무더기로 기소한 것이다.

 

 대한민국 대법관(대법원 3부)은 지난달 12일 전교조 중ㄱ상집 위원 24명, 청와대 교사선언 참가자 6명에 대해 벌금 50만원에서 2백만원의 유죄를 확정했다. 세월호 참사 후 6년 7개월 만이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기다리며 공판을 잠정 중단했던 청와대 게시판 선언 참가자에 대한 지방 법원의 형사재판이 속개되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5명의 교사에 대해, 12월 11일 서울지방법원은 35명 교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공무원의 집단행위 금지 관련 대법원의 오랜 판례는 모든 집단적 행위가 아니라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만을 금지한다.(대법원 1992. 2. 14. 선고 90도2310 판결) 

 

 대법원 3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퇴진을 요구한 내용이 정치적 중립을 해쳐 공익에 반하는 행위라고 판결했다. 대한민국 검사와 판사가 생각하는 공익이란 무엇일까? 200여 명이 넘는 학생이 사망한 참사에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하는 교사 선언이 공익에 반하는 행위일까?

 

 "가만히 있으라."

 어른들의 말만 믿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아이들은 모두 별이 되었다.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끔찍한 참사를 두고, 교사들도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 대한민국 검사와 판사가 생각하는 공익일까? 

 

 지난 4월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이규영 판사는 '대통령이 책무를 위반했을 때 주권자인 국민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하고, 공무원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곧바로 특정 정당 내지 정치 세력에 대한 반대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하며 청와대 게시판 선언 참가자 6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민주공화국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결론이다. 하지만 이 판결에 검찰은 곧장 항소했다.

 

 검사, 판사, 교사의 유일한 공통점은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신분이 보장되는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한 특정직 공무원이라는 사실로 보인다. 의사 표현의 자유는 공무원에게도 보장해야 할 헌법상의 기본권이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구성 요소로서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우월적 효력을 가지므로 함부로 제한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없는 세월호 참사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책무를 지닌 검사와 판사에게 묻는다. 정녕 공익을 위한 직무 전념의 의무를 다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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