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적 합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교육희망 | 기사입력 2020/12/15 [17:47]

[사설] 사회적 합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교육희망 | 입력 : 2020/12/15 [17:47]

 최근 교육당국은 지금껏 손대지 못한 묵은 숙제를 사회적 합의로 털어낼 모양이다.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이른' 수능 정시 확대가 교본이 된 셈이다. 교육당사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교육적 결정을 사회적 합의랍시고 밀어붙여 얻어낸 전리품. 

 

 국가교육회의는 12월 중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협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각계를 대표한 숙의단이 참여해왔다. 말 그대로 '숙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첨예한 이해 당사자들을 한곳에 모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2~3개월 만에 협의문을 발표한다고 나섰다. 애초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함을 아는지 '협의'라는 이름을 걸었다.   

 

 비슷한 일은 지난 7일에도 있었다. 교육부와 국회교육위원장,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간담회에서는 초등 돌봄 관련 정부와 국회 차원의 역할에 합의했다. 사회적 합의를 앞세워 전교조 등 교원단체를 포함해 초등돌봄운영개선협의회를 구성한 교육부가 교원단체는 뺀 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 당혹스럽게 한다. 돌봄 문제 역시 말뿐인 '숙의'와 '사회적 합의' 속에서 밀어붙이려고 하나?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특히 교육 관련 의제는 학부모와 교사, 교육 당국의 입장 차가 뚜렷하다. 교육문제가 공론화 테이블에 놓이면 '교육'보다 소위 '사회적' 판단-비용, 효율성, 경쟁 등의 경제 논리에 압사된다. 교육적 선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전교조는 교육당사자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두 논의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육부는 행여 사회적 '협의'만으로 교원양성체제를 개편할 생각이었다면 당장 중단하라. 국민적 여론 운운하며 학교 돌봄을 확대하는 건 교육적이지도 않고, 교육부가 해서도 안 될 일이다. 오랜 과제는 오랜 당사자 간 토론이 먼저다. 교육부는 사회적 논의 뒤에 숨지 말고, 분명한 교육적 관점으로 토론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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