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심판대 오른 교육부발 ‘5.15 호봉 예규’

교사경력 인정 차별에 앞장서는 교육부, 사법부가 심판

김상정 | 기사입력 2020/11/03 [20:15]

헌법재판소 심판대 오른 교육부발 ‘5.15 호봉 예규’

교사경력 인정 차별에 앞장서는 교육부, 사법부가 심판

김상정 | 입력 : 2020/11/03 [20:15]

교육부가 올해 개정한 교육공무원 호봉 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5.15 호봉 예규)’가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랐다. 이로써 교육부가 개정한 예규의 위법성 논란은 지난 10, 서울중앙지방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모두 다뤄지는 게 확정되면서 사법부 심판 대상이 됐다. 이는 헌법소원과 민사소송을 청구한 청구인들이 교육부의 위법행정을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교육부가 행정조치를 강행하면서 법정 다툼까지 확대된 사안이다.

 

헌법재판소가 심판대상으로 확정한 날은 1013일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관련 사건이 접수된 날은 1014일이다. 하루 차이로 두 개의 사법기관에서 교육부의 ‘5.15 호봉 예규를 다루게 된 셈이다.

 

두 가지 사안 모두 ‘5.15 호봉 예규가 그 판단의 대상이고 적용대상인 교원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점은 같지만 다뤄지는 내용은 다르다. 어떤 사안이 법원으로 가고, 어떤 사안이 헌법재판소로 갔는지 살펴봤다.

 

▲ 교육부가 올해 5월 15일자로 개정 시행한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 관련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 첫장이다. 이 소원에는 예비교원까지 포함해 185명이 참여했다.   © 대응모임 제공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간 사건은?

우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다루는 내용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되었던 사안이다. ‘교원자격증 없이 민간 기업에서 영양사, 사서, 상담사 등으로 일한 경력은 100% 인정받지만, 유독 학교에서 근무한 경력만 기존에 그나마 80% 인정한 것을 50% 인정으로 낮추면서 임금을 삭감했고 더 나아가 5년 동안 지급되었던 임금까지 소급적용하면서 강제로 환수조치하고 있는 내용이다. 당사자들이 제기한 소송은 대한민국 정부와 9개 시·도교육감(피고)’을 상대로 29명의 교사(원고)가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등의 소송이다. 이는 개정 전 예규에 의한 보수지급은 상위법인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고, 피고의 환수조치는 신뢰보호원칙에도 위배되므로 개정된 예규의 소급적용에 의한 과다지급 보수의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받기 위하여 청구한 사건이다.

 

헌법재판소 심판대상은?

1013일 헌법재판소 심판에 회부 된 사안은 앞서 831185명이 제기한 헌법소원이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교(교대)에 진학한 학생 등이 앞으로 불이익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그것도 임용시험 합격일과 상관없이 발령일이 올해 515일을 전후로 불이익의 유무가 가려지게 된다.

 

헌법소원 청구에는 지난해와 올해 임용시험에 합격했지만, 올해 515일 이후에 발령받은 교사 발령을 기다리는 임용시험 합격자 기간제 교사 계약을 새로 하면서 호봉이 깎인 교사 전국의 교육대학생들과 임용시험 준비생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교육부 개정 예규로 인해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가 예정된 사람들로 현재 약 400여 명이 초등교원 일반대 학력인정 5.15 예규 개정 대책 모임(대책모임)’을 꾸리고 헌법소원 청구 등의 대응 활동을 하고 있다.

 

헌법 소원 청구서에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 헌법 제23조의 재산권, 신뢰보호 원칙, 과잉금지 원칙 등을 위반하였음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이들은 헌법소원을 청구한 동시에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권리 침해에 대해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임용 먼저 합격했어도, 올해 515일 이후 발령 난 사람만 불이익

내용은 이렇다. 일반대학을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교(교대)에 진학한 이들의 경우, 개정 전 예규에서는 기존 일반대 졸업 학력이 80% 인정되었으나 이번 개정된 ‘5.15 호봉 예규로 인해 경력인정률이 ‘0%’가 됐다.

 

‘5.15 호봉 예규에는 동등 정도의 학교 졸업 인정은 교원 자격 취득을 위한 학력 외 사범계학교(대학에 설치하는 교육계 학과 포함) 졸업자 또는, ‘임용된 교원자격증 표시 과목과 동일한 분야의 학위를 취득한 자에 한하여 인정이라는 문구가 신설됐다. 초등교원의 자격증에는 초등교육이 전공이므로 사범대나 교육학과를 졸업하지 않고 일반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해당 조항을 적용받을 길이 없다. 일반계열에서 교직이수를 받아도 경력인정을 하지 않는다.

 

올해 발생한 한 예로 2019년도에 임용시험에 합격했으나 올해 515일 이후에 발령받은 교원과 2020학년도에 합격하여 3월에 발령받은 교원이 호봉에서 무려 ‘3.2호봉차이가 난다. 올해 합격하자마자 바로 발령난 교사가 호봉이 더 높고, 지난해 합격했지만 교원수급으로 인해 514일 이후에 발령난 교사는 3.2호봉이 깍이게 된 것이다. 515일 전후로 호봉 적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기간제 교사는 차별 강화, 예비교사는 신뢰 보호 원칙 무너져

2020515일 이전에 발령 난 정규교원들은 ‘5.15 호봉 예규의 해당 조항을 적용받지 않아서 불이익이 없다. 그런데 매번 새롭게 계약을 해야 하는 기간제 교원들은 여기에서도 예외다. 2020515일 이후로 새로 계약을 하면서 515일 이전에 적용받았던 호봉을 적용받지 못하는 것이다.

 

헌법 소원에는 현재 교육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참여했다. 이들이 소원에 참여한 이유는 향후 임용 시 일반대 졸업 경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교육대에 입학한 이들로 기존의 제도를 신뢰했으나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교육대학교 학생이면서 대응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예비교사는 기존의 예규가 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잘 기능했다고 알고 있고 기존의 예규를 신뢰하고, 교원으로서 꿈을 품고 열심히 노력한 이들이 많이 있는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예규가 변경되면서 현재 교원과 예비교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게 되어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안과는 별개로 ‘5.15 호봉 예규로 인해 호봉삭감 및 기지급된 임금을 환수조치 당하고 있는 교사들이 시도교육감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나선 가운데, 오는 4일 열리는 제75차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관련 내용을 안건으로 다루고 문제가 되고 있는 조항을 개정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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