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 증거가 없다는 것을 믿으라고?

교육부 6개 대학 학종 감사 결과, 학종 불공정 사례 아닌 "입시부정"

김상정 | 기사입력 2020/10/14 [19:11]

고교등급제 증거가 없다는 것을 믿으라고?

교육부 6개 대학 학종 감사 결과, 학종 불공정 사례 아닌 "입시부정"

김상정 | 입력 : 2020/10/14 [19:11]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결과 서울대 등 6개 대학의 불공정 사례에도 불구하고 학종에서 고교등급제의 증거가 없다고 밝혀 짜맞추기 감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입전형 시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은 교육계에서 오랫동안 대학입시의 가장 큰 폐해로 지적되어 온 사항이다. 교육부는 13일 제 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학종특정감사결과를 발표했다. 

 

▲ 교육부는 13일 오후 2시에 열린 제 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학종특정감사결과를 발표했다.   © 교육부

 

고교등급제를 막는다더니 증거가 없다고?

교육부는 한 감사 결과 "고교별 점수 가중치 부여 등 특정 고교유형을 우대하였다고 판단할 증거를 찾을 수 없었으며 대학별 고교등급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해 11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서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의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학종 선발결과에 나타났으며, 소득·지역별 격차를 확인했다."는 내용과 배치되는 발표이다. 당시 교육부는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신고 블라인드 처리로 출신 학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겠다는 개선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학종이 쏠리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교에 수능위주 전형을 40% 이상 확대할 것을 권고하면서 전교조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노년환 전교조 부위원장은 사교육 의존율이 높은 입시 유형은 논술이고 그 다음이 수능점수 전형인 정시. 학종에서 고교등급제를 금지하고 입시의 공정성을 높이면 될 것인데 학종의 불공정성만을 내세워 정시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짜맞추기식 감사결과 발표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14고교등급제가 없는데 어떤 제도를 폐지한 셈이다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논평을 내고 정황은 있으나 증거가 없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입시 불공정 사례라고? 입시부정이다.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난 불공정 사례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징계로 그칠 불공정 사례가 아니라 지침을 어긴 '입시부정'이라는 것이다.

 

▲ 서울에 있는 6개 대학의 입시 중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기재한 학생을 합격시키는 등 사례가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교육부는 불공정 사례라 했지만 결과를 받아 본 현장교사들은 입시부정에 해당된다고 입을 모았다.  © 교육부


교육부의 이번 학종 특정 감사 대상학교는 서울 소재 6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이다. 지난해 10월 이들 대학의 학종 실태를 조사하고 1113일부터 126일까지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대입전형 시 절차, 규정, 평가 기준 등을 준수하지 않는 등 학종 평가 과정에서 불공정 사례들이 확인됐다. 성균관대가 4건으로 가장 많았고 건국대가 3, 고려대·서강대·서울대는 2, 경희대 1건이 적발됐다. 연루된 대학입시 관계자 108(중징계7, 경징계13, 경고74, 주의14)이 신분상 처분을 받았고 5건의 행정상 조치(기관경고 1, 통보 4)3건의 별도조치(통보)를 받았다.

 

서류 및 면접평가 관련한 감사에서 성균관대는 2008~2019학년도에 2명이 교차 평가해야 하는 학종 서류전형에서 검정고시 및 해외 국제고 출신 수험생 총 1,107명에 대해 평가자를 1명만 배정했으며, 응시자별 점수를 두 번씩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했다. 건국대는 모집정원 1명인 2019학년도 학종 고른기회전형 면접평가에서 특성화고 출신 지원자 모두에게 부적격을 부여했으나 학종 심의위원회에서 합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한 명의 점수를 번복하여 합격처리했다. 서울대 특정학과에서는 모집정원 6명인 지역균형 선발 면접평가에서 서류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학업능력 미달, 대학 인재상 미부합을 이유로 학교 자체 권고사항과 달리 지원자 17명 전원에게 C등급(과락)을 부여하여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자소서)나 교사추천서(추천서)의 기재 금지 사항 관련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성균관대는 2019년도 학종서류검증위원회에서 자소서나 추천서에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쓴 82명 중 45명은 불합격처리하고 37명은 문제없다고 처리했다. 그중 4명이 합격해 입학등록을 했다. 서강대는 2명의 응시자에 대해 자소서에 논문 등재, 도서 출간, 발명 특허 관련 내용 등 외부경력 의심 문구를 기재했지만 불이익(0점 처리 또는 불합격처리)을 부과하지 않았다. 서울대는 2018년도 학종에서 어학성적이 기재된 추천서를 제출한 외국인 응시자 2명을 부적격 처리하지 않았고, 건국대는 응시자 12명의 추천서에 지원자 성명, 출신고교가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입학사정관 14명이 평가시스템에 해당항목을 체크하지 않거나 의견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의심수준과 위험수준이지만 사전사후 검증을 실시하지 않은 사례 등이 적발됐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의 학종 감사 외에 일선 학교현장의 학생부 기재현황에 대한 추가실태 조사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총 209건의 기재금지 위반 사례가 확인되었고, 각 시도교육청은 관련 지침 및 지난해 동일 비위에 대한 처분 사례를 바탕으로 관련 고교 6개교에 기관경고하고, 교원 23명에게는 주의 처분, 161건에 대해서는 시정권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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