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1688일, 15분 44초 선고 생중계 함께한 해직교사들

“이 한 마디를 들으려고 7년을 기다렸네”

박근희 | 기사입력 2020/09/03 [16:01]

해직 1688일, 15분 44초 선고 생중계 함께한 해직교사들

“이 한 마디를 들으려고 7년을 기다렸네”

박근희 | 입력 : 2020/09/03 [16:01]

 

▲ 해직 기간 1688일을 맞는 9월 3일, 원복투는 전교조 4층 대회의실에 모여 선고를 함께 지켜봤다.  © 안옥수

 

93일 오후 130,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앞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고자 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원복투) 해직교사들이 4층 대회의실로 하나둘 모였다. 한 명씩 열을 재고 거리두기를 하며 자리에 앉은 교사들. 시선은 곧 선고 생중계를 예고하는 화면으로 집중됐다.

 

오후 2, 생중계 예고 화면이 법정으로 바뀌고 이내 대법관들이 입장했다. 어딘가에서 들리는 한 마디, “왜 이렇게 떨리지”. 다른 해직교사들도 자세를 고쳐 앉거나 두 손을 모으는 등 긴장감을 드러냈다.

 

 

▲ 선고에 집중하는 원복투 해직 교사들.     ©안옥수

 

  

 

 

 지금부터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판결 선고에 나선 김명수 대법원장. 화면으로도 느껴지는 대법정의 정적은 해직교사들이 모인 대회의실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에어컨과 카메라 셔터 소리만이 고요함을 깨고 새어 나왔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대회의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해직 교사들의 움직임뿐이었다. “해직자 일률 배제는 노조 본질에 부합하지 않고 정당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준에서도 해직자 의 가입 불허는 부당하다등 법외노조 통보의 위법성을 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선고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머리를 숙여 집중하는 정도. 가끔은 몸을 돌려 뒷자리 교사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는 선고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해직 교사들.  © 안옥수

  

그러다 터져 나온 박수 소리. 김 대법원장의 입에서 무결”, “위법이라는 단어가 나온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내 다시 고요함이 시작됐다.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이어졌다. 의견을 다 읊은 김 대법원장은 쉼 없이 다수 의결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저 한 문장을 들으려고 7년을 기다렸네

이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이제 시작입니다

고생했습니다!”

  

▲ 선고 후 서로 부둥켜 안으며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해직 교사들.  © 안옥수

 

긴장감으로 굳어있던 해직교사들의 얼굴이 기쁨과 설렘으로 바뀌었다. 악수를 하며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짓는 해직교사들. 한 해직교사는 눈물을 흘리는 동료 교사를 달래다 결국 본인도 울음을 터트렸다.

  

해직 기간 1688. 5년 가까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교사 앞에 해직이라는 수식어를 안고 살았던 해직교사들에게 전원합의체 선고 시간 ‘1544는 어떤 시간이었을까. 선고 후 10분 간 휴식 후 원복투는 앞으로의 활동을 위해 곧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최은숙 2020/09/03 [17:08] 수정 | 삭제
  • 저도 눈물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