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감은 ‘제발’ 신중하라

반민주적 행정으로 학교와 학부모는 혼란의 도가니

임성무 대구강림초 | 기사입력 2020/08/19 [17:58]

대구교육감은 ‘제발’ 신중하라

반민주적 행정으로 학교와 학부모는 혼란의 도가니

임성무 대구강림초 | 입력 : 2020/08/19 [17:58]

전면 등교와 코로나 공포

 

18일은 우리가 같은 반이 되고 처음으로 한 교실에 모인 역사적인 날이다.

모이면 거리두기가 무너질까 아침부터 문자로 등교하면 자가 검진하고 등교하라 자리이동 하지 마라 마스크 쓰고 말해라 경고를 하기도 했지만 그걸 지키면 아이들이 아니지?

그런데 교실은 두려울 만큼 조용하다. 애들아 내가 마스크 쓰고 말하라고 했지 이렇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제발 말 좀 해. 그래도 멀뚱멀뚱 말이 없다. 생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에어컨을 틀어도 38도를 예보한 날씨지만 답답하고 찝찝하다. 기껏 누가 지각했는지 대답하는 게 전부다. 사랑제일교회가 가지고 온 공포는 내 교직 35년 동안 이렇게 가라앉은 날은 처음이다.

 

▲ 18일 전면 등교의 불안 속에서도 완전체로 만난 반가움이 느껴졌다.     © 임성무

 

 다행히 2교시가 끝나자 아이들은 조금씩 아이들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기 전에 완전체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게 얼마만이냐 이런 날이 계속 되면 좋겠다 싶었다. 대구에도 벌써 6명이 확진되었다. 교무회의 때 이러다가 다시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것 아닌가 걱정을 했다. 학교는 아무런 힘이 없다. 학년회에서 방학 중 근황 토크를 5분씩 하면서 몸 풀기를 했다. 이야기 중에 코로나19 이야기를 하는데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후배는 부끄러워 죽겠다고 했다. 뉴스를 보니 태극기부대 때문에 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종교가 친일, 반공, 극우정치와 결합할 때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 적나라하게 겪고 있다.

 

전면 등교도, 이전으로 돌리라는 통보도 공문 한 장으로 끝!

 

724일에 방학식을 마치고 아이들을 다 보내고 난 뒤에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818일 전면등교'.

그날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대구교육감의이 단독 결정, 용기가 대단하다. 반민주적인 결정입니다. 대구시민들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였다. 페이스북에 썼더니 평소와 다르게 무려 56명이 댓글을 달았다. 댓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식하면 용감하다.’였다.

 

19, 그렇게 이틀째 전면 등교를 했다. 불안불안했지만 모처럼 완전체로 수업을 하니 모처럼 교실이 살아났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지만 우선은 좋은 것이다.

 

그런데 퇴근 시간을 앞두고 급하게 회의를 하러 내려오라고 해서 내려갔더니 공문이 떡하니 와 있다. ‘여름방학 이전에 운영하던 등교수업 유형 운영의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교육감회의에서 3분의2 등교 유지를 결정하니 강은희 교육감도 별 수 없겠지. 만약 고집을 부리다가는 모든 비난을 받을 게 뻔하니 따르기로 했겠지?

 

역시 반민주적이다. 내 입에선 까불더니 잘 한다.’가 튀어 나왔다.

 

학교는 일대 혼란이다. 전면 등교에 맞추어 준비한 것이 도루묵이 되었다. 학년회에 가서 이야기하니 학부모인 교사들은 맨붕이다. 아마도 수많은 워킹맘들은 미칠 지경이 될지도 모른다. 기껏 전면 등교에 따라 모든 일정을 맞추어 두었는데 이걸 다시 되돌리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돌봄은 어떻게 하나? 어떤 교사는 지금까지는 화가 나도 참았는데 이젠 참지 못하겠다고 했다.

 

교육감이 까불지 말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다른 교육청과 맞추어 갔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게 뭐란 말인가? 교육감의 학력주의 교육관과 반민주적인 행정이 가져온 혼란이다. 이런 혼란을 예상했을까? 운동선수들이 경기 일정에 맞추어 몸을 만들어 왔는데 경기가 연기되어 버린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냥 하던 대로 했으면 충분히 준비했겠지만 이렇게 갑자기 바꾸면 다시 몸과 마음을 다잡아야 하니 이것도 심리적 폭력이다.

 

대구교육감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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