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불법 찬조금, 수업파행.. 기능반 민낯 드러나

공대위, 고 이준서 학생 사망 진상규명과 기능반 폐지 촉구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6/24 [10:13]

학교 폭력, 불법 찬조금, 수업파행.. 기능반 민낯 드러나

공대위, 고 이준서 학생 사망 진상규명과 기능반 폐지 촉구

강성란 기자 | 입력 : 2020/06/24 [10:13]

기능대회 준비를 위한 합숙 훈련을 하던 중 사망한 고 이준서 학생의 죽음이 기능반을 그만두지 못한 절망감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망원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기능반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주 S공고 고 이준서 학생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이준서 학생 사망 사건 진상조사 중간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공대위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준서 학생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 대책위 제공

  

이 자리에 함께한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은 고 이준서 학생의 죽음은 우리 사회 미래 노동 시민이 교육현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노동기본권과 자기 결정의 자유를 알기도 전에 가혹한 조건에서 메달 따는 기계로 어떻게 훈육되어왔는지, 가혹한 현실을 알게했다.”는 말로 이날 기자회견의 이유를 밝혔다.

  

권영국 진상조사단장은 진상조사 중간 보고서의 내용을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사망원인을 조사한 결과 수차례 기능반을 그만두고자 했던 이준서 학생은 후배를 통해 자신의 기능대회 파트너를 비방하게 하고 파트너가 기능반을 그만두면 본인도 기능반을 그만둘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하자 절망감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는 가정문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 중간 보고서에는 기능반 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언어폭력, 성희롱 등 학교 폭력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권영국 진상조사단장은 후배 시절 피해자였던 이준서 군 역시 선배가 된 뒤 후배에게 폭언을 하는 등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의 구조가 기능반 내에 존재하고 있었다. 선배에게 후배가 지도를 받는 상황에서 언어폭력, 폭행, 담배심부름, 성희롱에 이르기까지 폭력이 대물림 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이 같은 일탈 행위는 학생이 기능반을 그만두려고 할 때 이를 학생을 잡아두는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는 문제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수업 파행과 불법 찬조금에 대한 고발도 이어졌다. 권영국 진상조사단장은 기능반 학생은 기능대회 준비를 이유로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때가 많지만 출석부에는 출석처리가 되어 있고, 교과 담임들은 허위 출석부 기재를 요구받는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학생 등교가 불가했던 4월에도 교내 합숙 훈련은 계속되었지만 도교육청의 관리 감독은 없었다.”고 전했다.

▲ 권영국 진상조사단장이 진상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대책위 제공

 

, “기능반 운영을 위해 학부모회가 꾸려져 간식 강매와 주말·방학 기간 순번제 식사 준비를 강제한 정황도 드러났다. 기능대회 입상으로 상금을 받은 경우 일부를 학교에 찬조금으로 내거나 불법 찬조금을 조성해 사용한 흔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이준서 학생 사망에 대한 공적인 진상 규명 기능반 내 학교 폭력 조사 직업계고 기능반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실태 전수조사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진행된 합숙 훈련에 대한 관리 소홀로 교육부와 경북도교육청 문책 기능반 폐지 검토 기능대회 관련 금품 수수 및 불법찬조금 의혹에 대한 조사 등을 촉구했다.

  

고 이준서 학생의 아버지 이진섭 씨는 아이가 학교 입학 이후 1년에 300일 이상을 학교에서 교사, 학생들과 생활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아이의 죽음이 가정사, 개인사라는 식으로 말해 치가 떨린다.”면서 기능반이 가진 문제,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면밀히 살피고 개선책을 내 달라. 기능대회를 위시한 금품수수 등 부조리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 공동대표인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학교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음에도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중간발표를 하는 주체가 교육부가 아닌 시민사회단체라는 것이 유감이라면서 교육 당국은 고 이준서 학생의 사망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를 파행으로 모는 기능반 폐지를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폭력의 대물림과 경쟁 문화,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 기능반 운영,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도 인식할 수 없게 된 현실에서 직업계고 기능반은 적폐가 되었다.”면서 “‘적폐는 청산과제이지 고쳐 활용할 대상이 아니다. 교육부는 기능반 운영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직업계고 교육 정상화를 위한 근본대책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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