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계] 5. 20 공개변론, 무슨 말이 오갔나

"지금이라면 같은 처분이었을지", 노동부도 인정

김상정 | 기사입력 2020/05/23 [06:25]

[현장 중계] 5. 20 공개변론, 무슨 말이 오갔나

"지금이라면 같은 처분이었을지", 노동부도 인정

김상정 | 입력 : 2020/05/23 [06:25]

520일 오후 2,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사건 공개변론이 시작되기 직전, 대법정 안은 이미 지정된 자리를 찾아가는 이들의 발자국 소리로 가득찼다.

 

핸드폰 전원을 꺼주십시오. 노트북 사용은 금지입니다. 대법정 안을 촬영한 사진은 모두 삭제해 주십시오.”라는 대법정안 규칙을 공지하는 말들에 방청객들은 일제히 핸드폰 전원을 껐다. 원고와 피고측에는 소송당사자를 포함해 40여석의 좌석만 배정됐고 전체 좌석 중 절반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으로 비워뒀다. 대법관을 비롯한 대법정에 있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했고 참고인과 소송대리인이 발언하는 발언대에는 투명아크릴판이 설치됐다.

 

▲ 재판 방청객들이 모두 일어서 재판을 진행할 12명의 대법관들을 맞이하고 있다. 당일 대법정 안에서의 사진촬영은 허가된 언론사외는 불허됐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오후 2, 12명의 대법관이 대법정에 들어왔다. 방청인들은 모두 일어서서 대법관들을 맞이했고 침묵의 눈인사를 통해 서로를 향한 예를 갖췄다. 사법부의 최고기관의 권위가, 대법정의 엄숙함이 전해오는 숙연한 순간이기도 했다. 전교조를 향한 고성과 욕설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대법원 밖과는 대조적인 고요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개정을 선언했다. 김 대법원장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변론을 시청하는 이들에게 오늘의 변론이 국민 여러분께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쟁 해결을 위한 대법원의 재판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공개변론의 시작을 알렸다

  

▲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후 2시경, 개정선언을 하고 있다.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대법원에서 44개월만에 속개된 소송

 

7년 전, 20131024일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노조아님(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이날 시작된 두 개의 소송이 있다. 법외노조통보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소송(본안)과 법외노조통보처분효력정지신청 소송(효력집행정지)이다. 모두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본안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안과 별도로 진행한 소송이 바로 효력집행정지 소송이다. 본안사건은 1(서울행정법원)2(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했고, 효력집행정지 사건은 서울행정법원에서 한 번, 서울고등법원에서 두 번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세 번 승소했다. 전교조 기준 32패다. 고등법원에서 3차 효력집행정지 결정이 20151116, 본안 항소(2, 서울고등법원)의 기각 판결이 2016121일이며 이후 지금까지 전교조는 법외노조 상태다. 두 사건 모두 대법원에 4년 넘게 계류 중이었고 이 날 공개변론은 44개월만에 속개된 본안 소송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각 쟁점에 관한 쌍방 소송대리인의 변론과 참고인의 간략한 진술을 듣고 재판부가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됨을 알리고 허가된 방송 중계를 제외한 일반 촬영과 녹음은 여기까지 허용하겠다며 변론에 앞서 장내 정리를 주문했다. 

 

사진기와 노트북이 내는 잔잔한 소음마저 사라지면서 대법정 안은 아주 짧은 시간 적막감이 감돌았다. 수 초간의 고요는 쌍방 소송대리인의 첫 번째 쟁점에 대한 변론이 시작되면서 깨졌다. 본격적으로 전교조와 고용노동부 법정대리인들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시작됐고, 재판부가 참고인으로 선정한 노동사회법 전문가 강성태 한양대 교수와 이승길 아주대 교수의 진술 또한 이 사건을 바라보는 학술계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공방의 깊이를 더했다. 공방은 4시간 19분 동안 단 1초의 쉼도 없이 계속 진행됐다. 오후 619분 변론 종결직전 김명수 대법원장의 예상보다 훨씬 긴 변론이었다. 그만큼 이 사건 쟁점이 간단하지 않고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말이 대법정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법정공방 세가지 쟁점은?

 

첫 번째 쟁점은 법외노조통보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 92이 법률에 위임없이 새로운 법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헌법상 단결권 등을 침해하여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고 헌법 제 75조의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여 위헌인지 여부다. 

두 번째 쟁점은 교원노동조합이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형식적으로는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소극적 여건에 해당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자주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적법한 노조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세 번째 쟁점은 법외노조 통보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 만약 재량행위로 보는 경우, 이 사건 통보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는지의 여부다.

   

첫 번째 쟁점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의 위헌·위법성 여부

 

첫 번째 쟁점에 대해 원고(전교조)측 소송대리인 신인수 변호사는 법외노조 통보로 노조의 모든 권리를 박탈하고 6만 조합원의 단결권을 제한하지만 법률의 근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 시행령은 헌법상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라면서 이 사건 처분은 법률의 직접 규정 없고 시정명령할 수 있는 권한과 법외노조 통보해서 단결권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피고에게 허용한 바 없다. 법치행정원칙에 위반해서 법률의 근거없이 행정권의 권한을 남용한 점에서 위헌·위법이다.”라고 변론했다.

이에 대해 김재학 피고(고용노동부)측 소송 대리인은 법적 보호를 받는 노조의 지위를 회복할 것을 요청하는, 보호 받을 것을 요청하는 행정청의 준엄한 집행 선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사건이 위헌적이고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맞지 않다.”라고 변론했다.

 

노조법시행령에 따라 법외노조통보를 받은 노동조합은 전교조가 유일하다.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사건은 시행령에서 사실상 노조해산관련 조항이 부활한 1988(노태우 정권) 이후 26년 만에 적용된 최초의 사건이자 유일한 사건이 됐다.

 

 

두 번째 쟁점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부당성 여부

 

두 번째 쟁점인 노조법 제 24호 라목은 근로자가 아닌 경우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조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의 해석에 대해 피고(고용노동부)측 대리인 설동근 변호사는 “6만명의 조합원 중 단지 9명의 해직교원이 있다는 이유로 노조법 제 24호 라목을 바로 적용할 수 없고 별도로 자격성 여부 심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에 대해 자주성 심사를 허용해서 교원 아닌자의 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은 교원노조법 2조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피고(고용노동부)측 대리인 설동근 변호사는 "자주성 심사를 허용해서 교원 아닌자의 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은 교원노조법 2조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원고(전교조)측 대리인 강영구 변호사는 피고(고용노동부)는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단 1명이라도 허용하면 곧바로 노조 지위를 부인해야 하고 그로 인해 노조의 자주성이 훼손되었는지 묻지 않는다. 반면, 원고(전교조)는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노조의 자주성이 유지된다면,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부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며 노조법제 24항의 라목을 실질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논리로 형식설과 실질설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노조법 제 2조 제 4호 라목은 입법목적, 조문구조, 입법연혁,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 등을 고려할 때 라목은 본문과 단서를 조화하여 실질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라며 원고 조합에 해직교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로 인해 노조 자주성이 상실되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곧바로 행해진 이사건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라고 변론했다. 

 

▲ 원고(전교조)측 대리인 강영구 변호사는 "피고 주장과 같이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단 1명이라도 허용하면 곧바로 노조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해석하면 실제로 현존하는 상당수 노조가 법외노조로 전환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대법관들의 쏟아지는 질문"피고는 해결의지가 있는가." 

 

원고와 피고측 대리인들의 변론과 참고인 노동법 교수들의 진술에 이어 대법관 12명의 명확하고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대법원 공개변론의 꽃은 질의응답시간이었다. 주심을 맡은 노태악 대법관은 원고와 피고측 쌍방을 향해 다수의 질문을 던졌다.

 

▲ 이 사건의 주심을 맡은 노태악 대법관은 피고(고용노동부)측에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금지하는 문제되는 조항과 피고가 취하고 있는 입장을 물었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노태악 대법관은 해직자 또는 근로자 아닌 사람들의 노조 가입을 금지하는 문제된 조항을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께서 그 문제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 그리고 기업별 노조에서도 해고자 가입을 허용하는 법률안을 제출하고 입법 예고까지 했다. 또 ILO 비준안 제출도 현재 정부가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 문제되는 조항과 정부인 피고가 취하고 있는 입장에 대해서 질의했다. 피고(고용노동부)측 대리인 고병현 변호사는 정부에서는 말씀하신대로 ILO 입법 추진을 위해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입법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현행법에서는 해직자에 대해서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이 상황에서는 저희가 입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게 옳은 방향일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 대법관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원고(전교조)측 대리인인 신인수 변호사와 강영구 변호사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이어 노 대법관은 문제가 있다면 입법 이전이라도 행정적으로 적극적으로 그렇게 할 여지나 의향이 없는가?”라고 질의했고, 고 변호사는 현행법상으로 해직자에 대한 노조가입이 허용되어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1심과 2심을 통해서 대법원에 관련 소송이 계류되어있는 상황이어서 입법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궁극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 대법관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피고(고용노동부)측 대리인인 설동근 변호사(좌)와 김재학 변호사(우),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을 두고 '빨간 불에 건너지 마라고 하는데 건널테니까 보호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라고 비유했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노정희 대법관은 피고(고용노동부)측에 “법외노조 통보, 즉 노조의 사후 심사와 관련해서 그러한 기준, 원칙, 작동의 모습, 내부 조직 등이 있는지 여부, 법외노조 통보의 사례는 이 건이 유일하다면, 심사의 사례라도 있는지 여부를 밝혀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피고(고용노동부)측 김재학 변호사는 노정희 대법관의 사후심사라는 표현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당연히 그에 대해 정해진 절차와 규정은 없다.”라고 답했다. 노정희 대법관은 소송수행자인 고용노동부 관계자에게 답변할 부분이 있냐고 다시 질문하면서 없다면 시정요구 사례라든지, 내부적으로 가지고 계신 기준이라든지 이런 게 있으면 나중에라도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 노정희 대법관이 "법외노조 통보, 즉 노조의 사후 심사와 관련해서 그러한 기준, 원칙, 작동의 모습, 내부 조직 등이 있는지 여부, 실제 있다면 법외노조 통보의 사례는 이 건이 유일하다면, 혹시 심사의 사례라도 있는지 여부를 밝혀달라”고 질의하고 있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이기택 대법관은 법률규정에 위반되는 규약을 만들어놓고서 노조로 해달라고 하는 이러한 모습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교육현장의 하나의 안타까운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규약을 현행법에 맞게 고치고 이후 법률이 개정된 다음 지금과 같은 규약으로 돌아온다면, 원고 조합의 실질적인 활동성과 정체성에 심대한 문제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원고(전교조)측에 던졌다.원고측은 심대한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원고(전교조)측 신 변호사는 노조의 핵심은 자주성이고 정체성이다.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스스로 조합원을 지키지 못하는 노조는 노조로 살아가기가 굉장히 어렵다라며 이 사건이 가장 교육적인 사건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원고(전교조)에 속한 현직 교사들이 교실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라, 힘든 일에 동료를 외면하지 말고 도와라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시정명령이 왔을 때 전체 조합원 6만명이 총투표를 해서 해직자 9명만 함께 간다. 59991명이 우리 권리 같이 침해당하자라고 결정한 거였고 그런 결정은 오히려 가장 교육적인 행동의 발로라고 생각하고 특히 이 사건은 그 전에 과연 피고의 법외노조 통보가 헌법과 법률에 합치되는지가 법률적 근거가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감히 사료된다.”고 대답했다.

 

▲ 이기택 대법관은 피고(고용노동부)에게 “현행법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해서 정부 스스로 법률개정안을 제출하고 법개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법개정 이전에도 행정부 스스로 직권취소할 생각이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이기택 대법관은 피고(고용노동부)에게 현행법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해서 정부 스스로 법률개정안을 제출하고 법개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법개정 이전에도 행정부 스스로 직권취소할 생각이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지금이라면 같은 처분을 했을지 의문이다" … 피고측 변호사도 인정 

 

 피고(고용노동부) 측 서규영 변호사는 노조아님 통보를 할 때하고 지금하고는 사실은 대통령도 다르고 그런 정치적 변화가 있는 거고 지금 과거의 처분을 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했을까? 사실은 같은 처분을 할지 어떨지 대리인으로서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행정당국 입장에서는 이렇게 가면 우리 국법질서, 법치행정과 관련해서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우리의 가치가 무너지는 것이다. 그와 관련해서 입법으로 해결하자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하고 지금 현재 노동부도 그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이미 이 처분이 있었고 아직은 입법이 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 입법을 예상해서 미리 선제적으로 하는 그런 부분은 시도해 볼 수는 있겠으나 노동부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도 대단히 부담스럽다.”라며 송구스럽지만 입법이 되고 있는 단계에서 이 소송이 계속 되고 있고 이 단계에서는 대법원에서는 어떠한 판단을 내려주셔야지만 이 부분에서 해결이 될 수 있겠다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가장 치열했던 세번째 쟁점 행정 당국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장 치열한 공방이 오갔던 세 번째 쟁점에서는 신인수 변호사(전교조측)와 설동근 변호사(노동부측)가 고도의 설전을 벌였다. 앞선 공방에서 피고측이 질의한 왜 원고는 37개월의 시간을 줬는데 왜 법으로 돌아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신 변호사는 회피하지 않고 답하겠다는 말로 변론을 시작했다. 신 변호사는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처분의 목적과 특성, 처분의 성질을 고려했을 때 재량행위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이 판시한 재량행위의 일탈 남용의 기준과 비례원칙, 평등원칙을 다 위반했다. 법외노조가 있기까지 3년의 시간 동안 당해 행위의 목적과 동기의 부정, 국가가 했으리라고 믿기 어려운, 믿을 수 없는 믿기 싫은 일들이 있었다.”라는 것을 힘주어 말했다.

 

신 변호사는 한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3일 전 한겨레 신문에 났던 기사를 오려붙여 찍은 사진이다. 신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2010년 규약시정명령 시기) 당시 국정원의 노조개입 노조파괴 공작에 대해서 국정원 자체 감사를 하게 된다. 자체 감사결과 자료를 2018년 국정원이 수사참고 자료로 검찰에 제출하고 검찰은 그 수사기록을 가지고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전 고용노동부 정책보좌관을 노조법 위반으로 기소한다. 그리고 한달 전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됐다. 따라서 이 기록은 임의로 만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만든 공문서다.”라면서 공문서 제목을 잘 봐달라고 주문한다. 전교조 불법 단체 엄단, 전교조 조합가입 탈퇴서한이라고 씌여 있다. 

 

전교조의 삐뚤어진 행태를 바로잡을 기회다. 조직사수 투쟁 및 희생 전술에 말려들지 않도록 치밀하게 대응하자 유관부처는 실무협의체를 가동시켜 불법단체 전교조를 불법단체화시켜라 교과부는 징계 지연 교육청을 경고하고 9월까지 해직조합원 양산을 유도해라.” 

 

▲ 원고(전교조)소송대리인 신인수 변호사가 "대한민국 국정원과 당시 대한민국 청와대가 정치적 의견에서 반대세력을 가진 전교조에 대해서 감히 해서는 안될, 반헌법적인 국가노조파괴 공작의 일환이 바로 이사건 법외노조통보의 본질이다."라면서 '굉장히 무거운 사건이다"라고 말한 후, 5초 간의 침묵이 법정을 에워쌌다.   © 대법원 유튜브 갈무리

 

국정원에서 밝힌 내용 중 일부다. 이어 신 변호사가 국정원과 당시 청와대(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대해 감히 해서는 안될, 반헌법적인 국가노조파괴 공작의 일환이 바로 이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의 본질이다. 국정원 자체 감사결과, 검찰의 수사결과, 한달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방청석은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듯 하더니 방역마스크 속으로 숨죽인 한탄이 들렸다.  

 

피고(고용노동부)측 설 변호사는 국정원 기획에 대해서 원고가 말하는 국정원이 개입을 해서 했다라는 부분은 노동부에서 인정할 수 없고 그런 일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신인수 변호사는 또 한 장의 사진을 제시한다. 미국 LA에서 파업하고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 사진이다. 그는 미국, 영국, 이태리, 오스트리아, 호주 전 세계 존재하는 모든 문명국가에서는 교원에게 단결권 단체행동권 파업권까지 보장을 하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업무방해죄, 교원노조법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죄로 처벌을 한다. 이 사건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넘어서 파업권까지 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파업권은 언감생심 꿈도 안꿀테니 일단 단결만 하게 해달라는 것이다.”라며 단결만, 단결만.”이라고 강조해서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5초간 침묵의 시간이 왔다. 

 

세계지도도 등장했다. 중국, 마샬제도, 팔라우, 퉁가, 투발루, 그리고 대한민국에 빨간점이 있다. ILO 187개 회원국 중에 ILO 핵심협약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비준하지 않는 6개국이다. 신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국력과 문화수준, 민주화 수준을 봤을 때, 적어도 6개 빨간점 중에서는 이제 지워질 때가 되었고 저는 ILO 핵심협약 비준 전이라도 그 출발점이 이 사건 재판이 되어야 된다고 대법관들에게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67개월간 소송의 마지막 법정, 마무리변론

 

3개 쟁점 변론이 끝나고 원고(전교조)와 피고(고용노동부) 측의 마무리 변론이 이어졌다. 

피고(고용노동부)측 서규영 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이 대단히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간단하다. 원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신념을 현행법이 보호하고 있느냐의 문제다. 원고는 적어도 현행법이 요구하는 의무를 자율적으로 이행할 의사가 없다고 선언하며 이 사건 통보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원고는 초법적 단체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 울타리 즉 법치주의 안에서 보호받는 단체다. 다원성을 가진 개인과 단체는 존중받아야 하나. 그 다원성도 어디까지나 국민의 대표자들이 설정한 법의 테두리가 그 한계이다. 법치주의라는 안전선 안에서 개인의 다원성을 추구하는 것이 참 민주주의다. 이 사건의 실질적 당사자라 볼 수 있는 550만 학생들과 천만명 이상의 학부모들에게 국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관계와 의미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막중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사건 통보는 원고를 탄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피고가 알기로 원고는 참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법질서를 부정하고 법질서위에 군림하는 참교육이란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위법한 규약 시정, 비교원의 조합원 배제 이것을 통하여 법상 노조의 지위를 회복하고 합법적인 상생의 대안을 모색할 것을 원고에게 거듭 촉구한다.”라면서 원고의 상고 기각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 날 열린 공개변론은 6년 7개월동안 진행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사건'의 사실상 마지막 재판이다. 김명수 대법관은 재판을 마치면서 판결 선고기일은 이후에 결정해 통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교조 측 신인수 변호사의 마무리 변론 일부이다.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법의 이름으로 법을 말살한 위법한 처분이다. 이사건 시정요구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법률에 근거하지 아니한 행정처분이기 때문에 위법하다.

 

고용노동부는 행정권의 이름으로 사법부의 권한을 장탈했다. 노조법 제 2조 정의규정을 어떻게 적용하고 그 정의규정을 적용해서 권리 의무가 어떠한지를 판단해주는 곳은 법원으로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행정권의 이름으로 사법부의 권한을 장탈했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위법한 처분이다. 

 

노조의 자주성이라는 이름으로 노조의 자주성을 훼손한 사건이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과연 이사건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왜 했을까. 피고는 교원의 주체성,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정원이 그게 아니라고 말했고 대한민국 검찰이 그게 아니라고 말했고, 대한민국 법원이 그게 아니라고 말했다. 전교조에 대한 노조파괴 공작이었다고 대한민국 국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판결했다.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노조의 자주성 확보와 단 1cm의 관계도 없다. 오히려 자주성이라는 이름으로 자주성을 훼손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9명의 해고자를 위해 34명의 해고자를 양산한 노동조합, 9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59991명이 내 권리 침해당할게라고 하는 노동조합, 이 노동조합을 살리는 것이 헌법과 노동조합법의 목적인지, 아니면 죽이는 것이 헌법과 노동조합법의 목적인지가 저는 이 사건의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 헌법과 노동조합법은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동료들에게 연대하고 단결하고 그를 국가로부터 보호하는 노조를 지키기 위해서 헌법과 노조법을 만들었지 이런 사람들을 나몰라라 하고 나만 잘살면 돼라고 하는 노조를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서 헌법과 노조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히 그게 법치주의이고 헌법상 노동3권 보장의 취지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본질에 대해서 대법원 재판부께서 깊이 헤아려주시기를 정말로 간곡하고 간곡하게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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