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운동장으로 몰려온 것처럼 기뻤다.”

대전 대양초의 특별한 스승의 날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5/12 [18:39]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몰려온 것처럼 기뻤다.”

대전 대양초의 특별한 스승의 날

강성란 기자 | 입력 : 2020/05/12 [18:39]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대양초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지난 11일 아침 종종 걸음으로 학교를 향하던 대전 대양초 교사들의 발걸음이 중앙 현관 앞에서 멈췄다. 중앙 현관 네 개 기둥을 빼곡하게 채운 손편지, , 파티 용품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편지를 찬찬히 읽던 교사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 대전 대양초 학부모들이 준비한 스승의날 깜짝 이벤트  © 대전 대양초 제공

 

빈 교실에서 선생님들 마음이 적적하실테지만 이렇게 선생님들을 생각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선생님 모습도 궁금하고 어떤 친구가 우리반에 있는지도 궁금해요. 3학년에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해요.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요. 선생님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코로나 19로 인해 자꾸 미뤄지는 등교, 원격수업에 지쳐가는 아이들,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싶을텐데, 온라인으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힘드시겠다. 코로나 19와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들은 국민의 응원을 받고 있는데 우리 선생님들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욕받이역할만 하는 것 같아……. 우리 깜짝 이벤트라도 해볼까?

 

그렇게 대양가족봉사단의 작전은 시작됐다. 막상 준비하려고 보니 참여하지 못한 학부모들이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을지 김영란 법 위반으로 선생님들에게 되려 짐만되는 것은 아닌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여러번 만나 의견을 나누면서 각자 가정에서 편지를 쓰고 간단한 파티를 준비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무엇을 좋아하실지 몰라 요것조것 준비한한우 스테이크 덮밥, 딸기 샌드위치, 세상 맛있는 딸기 와플, 오늘만 특별히 시식 가능한 랍스터는 모두 사진을 정성스레 오려 그림의 떡으로 마련했다. 김영란 법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응원하는 비타민 C만 유일하게 실물 영접이다. 선생님, 지킴이 선생님, 영양사 선생님,…… 학교에서 애쓰고 있는 모든 이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며 감사 편지를 썼다.

 

▲ 학부모들이 정성껀 마련한 파티 음식(?)들  © 대전 대양초 제공

 

그리고 11일 오전 630분 학교에 도착한 학부모들은 중앙 현관을 꾸미기 시작했다. 스케치북에 쓴 꽃 한 송이 대접할 수 없는 스승의 날이지만 교장, 교감 선생님, 많은 선생님들, 학교를 지켜주는 여러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편지는 주인분들이 가져가시고 오후 5시에 이 모든 것들을 치우겠습니다.’라는 편지를 남긴 채 자리를 뜨려는 715분 한 선생님이 나타났다.

 

아직 아이들이 등교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일찍 선생님이 오셔서 놀랐고 고마움이 컸다.”는 강윤희 대양가족봉사단 부회장은  우리 선생님이 얼마나 좋아하실지를 상상하며 행복했던 , 스승의날 깜짝 파티를 준비하던 고교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좋았다.”고 했다.

 

등굣길 선생님들을 위한 감동 이벤트는 이렇게 마련되었다. 32가족이 함께하는 대양가족봉사단은 학교주변 쓰레기 줍기,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 시민들을 위한 성금 모금과 마스크 기부 등 봉사 활동을 위해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단체이다.

 

급식실 영양 선생님, 지킴이실 할아버지,…… 아이들은 참 세심하게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네요.”, “정말 오랜만에 스승의 날을 기쁘게 맞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관에서부터 힐링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깜짝파티를 준비하는 대양초 학부모들과 아이들과 학부모의 손편지들     ©대전 대양초 제공

  

학생·학부모의 따뜻한 마음을 만난 교사들의 반응이다. 강정숙 대전 대양초 교사는 고마움에 심장이 벌렁거렸다.”면서 원격수업 이후 매일 학부모들과 통화, 온라인 댓글달기로 지쳐 있었는데 목소리가 아닌 실물 선생님과 만나고 싶다, 댓글로 선생님을 알아가고 있다는 말들에 위안을 얻었다.”며 울컥 감격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노수규 대전 대양초 교장도 보고싶은 마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현관을 보며 우리 아이들이 운동장에 몰려온 것 처럼 기뻤다. 학교의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적어준 편지들이 코로나 19로 지친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됐다. 가정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아이들을 어서 만나고 싶다.”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예쁜 마음이 등교수업을 준비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웃었다.

 

안미선 대양가족봉사단 총무는 코로나 19로 삭막해져가는 시기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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