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대회 겨냥 혹독 훈련은 ‘교육이 아니다’

전교조, 사망한 학생 애도하며 직업교육 정상화 거듭 촉구

김상정 | 기사입력 2020/04/20 [14:06]

기능대회 겨냥 혹독 훈련은 ‘교육이 아니다’

전교조, 사망한 학생 애도하며 직업교육 정상화 거듭 촉구

김상정 | 입력 : 2020/04/20 [14:06]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기능대회 준비 중 유명을 달리한 공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학생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교조는 20일 애도성명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지난 48일 오후 1130분경경북의 한 직업계고등학교 3학년 기능반 ㄱ학생이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2020년 지방기능경기대회(기능대회)에 메카트로닉스 직종에 참여하기 위해 합숙 훈련을 해왔다. 경북도교육청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경북지역 내 8개 학교 학생 80명을 3월 중순부터 학교 기숙사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지난 1일 뒤늦게 합숙훈련 중단을 권고했었다. 그럼에도 해당학교는 합숙훈련을 하면서 과도한 대회준비훈련을 계속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사고 당일 이후로 경북 도내 모든 학교에서의 합숙훈련은 중단된 상태다.

 

▲ 기능경기대회를 안내하는 누리집이다. 기능경기대회 개최목적으로 지역사회의 숙련기술개발 및 기능수준의 향상도모와 우수한 숙련기술인을 발굴표창함으로써 사기진작과 근로의욕 고취라고 밝히고 있다.  © 한국산업인력공단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누리집 갈무리


애초 기능대회는 숙련노동자의 기술적 기능 능력을 평가하는 대회로 지방기능경기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등이 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산업체가 원하는 숙련된 기능인력을 배출하는 통로가 됐다는 비판의 소리에 힘이 실린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는 1966년 발족 당시 그 목적을 경제발전과 숙련기술인력양성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시대적 요구라고 밝혔고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 열린 지방기능대회 총참가자 4688명 중 4425명이 직업계고 학생이었다. 10명 중 9명꼴이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전국기능대회 총참가자 1847명 중 학생은 1387명이었다. 100명 중 75명꼴이었다. 전교조는 기능경기대회 참가자의 대부분이 직업계고 학생이라는 점만 봐도 기능대회가 애초대로 숙련노동자의 기술적 기능 능력을 평가하는 대회가 아닌 산업체가 원하는 숙련된 기능인력을 배출하는 통로로 전락한 현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이번 사고는 코로나로 4차례에 걸쳐 등교 개학이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다른 학교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가혹한 현실이 낳은 것이라며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방학과 학기 구분도 없이 매일 진행되는 혹독한 기능 연마는 교육적 목적의 학습이 아니라 성장기에 놓여 있는 학생에게 장기간 기능 연마는 학습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좋은 등수를 위한 반복 훈련을 두고 직업교육이라고 명할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전교조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기능반 학생들이 죽음의 메달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것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며 교육자적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교육당국에 교육의 본령에 부합한 직업계고 교육과정 정상화와 교육활동 회복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41일 경북교육단체들은 몇몇 직업계 고등학교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합숙훈련과 단체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북 교육청에 행정지도를 요구한 바 있다코로나19 확산의 위험으로 개학 연기인 상황에서 학교에서의 집단생활과 단체급식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도교육청의 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경북교육단체들에 따르면, 경북도교육청은 문제의 상황은 인지하고 있으나직업계 고등학교에서의 기능대회의 중요성을 말할 뿐, 경북교육청은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야 뒤늦게 모든 학교의 합숙훈련을 중지시켰다. 
 
 21일, 경북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 및 정당도 경북 S공고 기능대회 준비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학생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교육의 본령에 부합한 직업계고 교육과정 정상화와 교육 활동 회복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이는 경쟁에서 협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며불평등한 교육을 해소하고 삶을 위한 교육을 실현해나갈 수 있는 토대다우리는 고인을 애도하며 그 길에 앞장설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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