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교권상담] 등교 중 복도에 쓰러져 사망한 사고

학교안전사고 시리즈 ①

김민석·전교조 교권지원실장 | 기사입력 2020/04/07 [13:01]

[따르릉 교권상담] 등교 중 복도에 쓰러져 사망한 사고

학교안전사고 시리즈 ①

김민석·전교조 교권지원실장 | 입력 : 2020/04/07 [13:01]

0교시 수업이 있는 사립 00고교의 등교 시각은 7시 40분이다. A 학생은 2008년 12월 19일 7시 5분경 집을 나섰다. 마을버스가 제때 오지 않아 전전긍긍하던 A 학생은 정류장에 내린 뒤 교실로 전력 질주했다. 7시 43분경 2층 복도에 도착한 A 학생은 가슴 통증,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7시 54분경 응급실로 후송되었지만 24일 뒤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직접 사인은 악성 부정맥. A 학생은 평소 특별한 병력은 없었다.


 유족은 학교안전공제회에 공제급여(유족급여, 장의비 등)를 청구했다. 학교안전공제회는 등교 시간 이후 발생하여 교육 활동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고 학교장, 교사, 감독자 등의 과실 책임이 없으므로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유족은 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공제급여지급 소송,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 2가지 소송을 제기했다.


 등굣길 복도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사고는 학교 또는 교사의 특별한 과실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감독자의 과실이 없는 사고에 대해선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는 주장 역시 타당해 보인다. 근대법은 「고의」나 「과실」이 있는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을 지는 과실책임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법도 과실책임주의가 원칙이다.


 이처럼 감독자의 과실 책임이 없는 사고에 대해서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는 학교안전공제회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 졌을까?


 우선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사고보상법)」은 2007년 1월 제정되어 2007년 9월 1일 시행되었다. 법 시행 이전 학교안전공제회는 감독자의 과실이 없는 사고에 대해서 공제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 사고는 학교안전사고보상법이 적용되는 2008년 12월에 발생한 사고이다.


 학교안전사고보상법 시행으로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공제급여의 지급 기준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배상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를 전제로 하고 위법행위에 대한 금전적 배상이 이뤄진다. 여기에 더해 보상은 공권력의 합법적 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손실을 보전한다. 2007년 9월 1일 시행된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따라 국가 또는 국가를 대리하는 감독자의 위법행위에 따른 배상뿐만 아니라 감독자의 과실이 없는 학생의 생명, 신체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이 가능해졌다.


 법원은 학교안전사고보상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일반적 민사상의 손해배상 사건과는 취지나 목적이 다른 사회보장적 차원의 공적 제도라 판단했다.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교육감, 학교장 등이 안전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는지 묻지 않고 피공제자의 피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보상하여 실질적인 학교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입법 취지라 설명했다. 과실책임의 원칙,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법원은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서 학교안전사고란 교육활동 중 학생 ㄱ 교직원 ㄱ 교육활동 참여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피해를 주는 모든 사고라 정의했을 뿐,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으므로 0교시 수업을 위해 등교 중 복도에서 사망한 사고는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한다며 유족에게 1억3천7백만 상당의 공제급여를 안전공제회가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덧붙여 위 사고에 대해 법인 또는 교사의 보호 ㄱ 감독 책임, 즉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까? 유족은 보건교사가 학생보다 일찍 출근하지 못한 점, 복도에서 학생을 발견한 담임교사가 119 구급대에 신고만 했을 뿐 응급조치를 하지 못한 점을 근거로 학교법인의 보호 ㄱ 감독 책임 소홀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보건교사는 정시에 출근했고, 일반 교사인 담임교사에겐 응급조치의 자격과 의무가 없으므로 보호 ㄱ 감독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예측 불가능한 돌발적 사고에 대해서 보호 ㄱ 감독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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