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 고 | 4월에만 기억되지 않기를

이영숙 · 경기 효원초 | 기사입력 2020/04/07 [15:03]

| 기 | 고 | 4월에만 기억되지 않기를

이영숙 · 경기 효원초 | 입력 : 2020/04/07 [15:03]

 "선생님께 세월호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세월호는 트라우마입니다."


 20대 젊은 교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그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기로 했던 일, '우리가 그 배를 타면 안되겠느냐'는 단원고의 연락을 받은 뒤 바뀐 운명과 학교 구성원들이 겪어야 했던 슬픔,…….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월호 참사는 우연히 나를 비껴간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6년 남짓한 시간 동안 사랑하는 제자들과 동료를 떠나보내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문득문득 무거운 책임감이 가슴을 짓누를 선생님들을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의 꽃다운 시절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 다시는 그런 참사를 겪지 않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세월호참사 직후 사고의 원인이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 문제인 것처럼 느껴져 견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법망을 피하고 은폐하며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참사 6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팽목항을 다녀오고 광화문으로 청와대로 다니면서 만난 세월호 유가족들의 한 맺힌 목소리를 외면하고 살아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교사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 또래의 자녀를 둔 어머니로 유가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가려 처벌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세월호 기억 물품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하던가요? 잊지 않기 위한 작은 몸부림으로 하루 한두 시간은 기억 물품을 만듭니다. 잊지 않고 함께하는 행동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가끔 노란리본과 기억물품을 만드는 이유를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길에 기억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다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꽃들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는데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 삶의 의미가 뭘까 되묻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안타까운 죽음에 책임을 묻고 책임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사람사는 세상의 모습이겠지요. 참다운 삶의 길이겠지요.


 세월호참사 6주기를 맞으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픔으로만 떠올리는, 4월에만 기억하는 20140416이 아니길 간절히 바랍니다. 계기교육이라는 이름으로, 4월에만 기억되지 않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까지 노란차량스티커로 리본가방고리로, 세월호팔찌로 걸어다니는 세월호기억관이 되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하라! 세월호참사 책임자 처벌하라!"는 구호가 되어 물결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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