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오는 4월 9일부터 고3 학생과 중 3학생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021학년도 수능 일정도 12월 3일로 2주 연기된다.
교육부는 31일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초·중·고교와 특수학교의 온라인 개학을 실시해 원격교육을 통한 정규수업으로 학생의 학습 공백을 해소하고 코로나 19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세 차례 휴업명령을 통해 4월 3일까지 신학기 개학을 연기하였으나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 등교 개학을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국민 여론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4월 9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다. 일주일 뒤인 4월 16일에는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마지막으로 4월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이 시차를 두고 온라인 개학을 맞는다. 휴업일은 고3과 중3이 3일, 고 1·2학년과 중 1·2학년·초4~6학년이 7일, 초 1~3학년이 9일 추가된다. 온라인 개학은 수업일수에 포함된다.
법정 수업일수를 추가 감축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 대한 온라인 개학이 우선 시행되는 것에 대해 교육부 담당자는 “학습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올해 안에 입시 일정 등을 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운용 가능한 방안을 고민하며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4월 20일 전 학년 온라인 개학이 완료된 이후에는 감염병 확산 추세 등 종합적 상황을 판단해 온라인 출석과 등교 출석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등교는 모든 학년이 아닌 학교별, 학년별, 학급별 등교를 뜻하며 그 시기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김석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온라인 수업 상황이 길어진다면 평가 등 출석이 꼭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 19 관련 상황이 호전되고 사회적 거리 확보가 가능한 상황 등 아이들 안전이 보장되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등교할 수 있는 여지를 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신학기 개학 이후 원격수업 현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에 원격교육 준비·점검팀을 신설해 학교 원격교육 시스템 모니터링, 원격교육 시범학교 운영 지원 및 현장 점검 등을 통해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
학교와 교사는 4월 1일부터 원격수업 준비에 돌입하며 학년별로 개학일 후 2일을 원격수업 적응 기간으로 설정한다.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EBS 등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수행 중심 수업이나 기타 시도교육감이나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을 말한다.
▲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밝히고 있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 © KTV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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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근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점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학교 현장과 공감하고 최소 1주일 정도 집중 점검할 시간이 필요했다. 교사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점검해 교사들이 슬기롭게 대처할 것이다. 기자회견 이후 원격교육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1만 교사 커뮤니티를 구성해 학교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개학 이후 가정에 IT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농산어촌 및 도서 지역 학생들을 위해 학교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교육급여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시도별 스마트 기기 지급 및 인터넷 지원 계획을 마련하고 원격 수업 도중 접속 오류 등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콜센터를 운영한다.
교육부 담당자는 “전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스마트 기기 보유 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어제 기준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지 않은 학생은 17만 명 수준이다. 이들에게 학교, 시도교육청, 교육부 등이 보유한 스마트 기기를 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학기 개학일이 확정되면서 2021학년도 대입 일정도 조정된다. 교육부는 오는 12월 3일로 수능일을 2주 연기하는 내용을 담아 2021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 역시 수험생의 대입 준비기간 확보와 원활한 고교 학사운영을 위해 9월 16일로 연기된다.
6주간 학습 결손이 수능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교육과정평가원 담당자는 “예전 수능 난이도 기준을 유지하며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방침이지만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난이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성명을 내고 “현장 준비 정도를 감안했을 때 시기적으로 촉박한 상황”이라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수업을 위한 신속한 환경 구축 △감염확산 방지와 교사의 다양한 교육활동 보장 △온라인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 경감 △입시 전반에 대한 구체적 대책 제시 △단기 대응이 아닌 중장기적 로드맵 제시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