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장/ 교육의 가치를 묻는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의 <한겨레> 인터뷰를 읽고

김경엽·전교조 실업교육위원장 | 기사입력 2020/03/16 [15:43]

[기고] 주장/ 교육의 가치를 묻는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의 <한겨레> 인터뷰를 읽고

김경엽·전교조 실업교육위원장 | 입력 : 2020/03/16 [15:43]

시도교육감들은 지난해 1268일 일정으로 유럽국가 교육탐방 길을 나섰다.

 

그리고 지난 10일 김지철 충남도 교육감이 <한겨레> 신문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성공 경로를 제공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지원하겠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신산업 분야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직업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로 요약된다. 시대 변화에 적합한 학과개편을 직업계고 교육정책 변화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에 김진철 충남도교육감을 비롯한 시도교육감에게 묻고 싶다. 교육이 누려야 할 가치가 침해 당하지 않기 위해 지역 교육의 수장인 시도교육감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직업교육 학술계는 4차산업혁명 시대 이전부터 서구사회의 직업훈련에 내재된 행동주의적 관점을 답습하였다. 직업계고의 목표로 창의적인 직업 인재 양성을 내세웠지만 실상 학교는 기계적인 근로자 양성이라는 경제주의 관점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이는 근대 산업화 시기에 생산공정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을 가진 근로자 양성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다. 그리고 2000년대 우리 산업이 서비스 위주로 재편되면서 전통적 기간 산업에 기초해 운영되었던 직업계고는 서비스 관련 학과개편으로 변화를 꾀했다.

 

명목은 학과개편이나 실상은 전문계고의 생명 연장 전략의 다름 아니었다. 겉포장만 바뀐 학교에 현혹된 학생들이 모였고 성적도 덩달아 상승했다. 정부는 2010년 기업의 수요를 고려해 중소기업맞춤형 교육을 도입했고 2015년에는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육성을 내세워 국가능력표준을 적용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고교학점제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신산업 분야를 교육과정에 도입하겠다는 것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는 직업계고 고교학점제 추진의 핵심 내용이다.

 

과학경영이라는 미명 아래 공장제 생산과정에서 인간의 노동력은 분 단위로 관리되었다. 노동을 단편적으로 이용하는 관점이 경영에서 교육으로 넘어와서 직무별 교육내용과 방식을 달리하였다. 학교급별 혹은 기술 숙련도 등을 종합해 학생의 등급을 정하는 국가능력표준은 모든 교육의 대전제가 되는 어떤 직무도 구조적 조건이 마련되면 모든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노동의 숙련화를 부정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능력표준은 물론 고교학점제의 이면에는 정상교육이 아닌 분리교육 정책이 숨겨져 있다. 이런 정책이 교육의 탈을 쓰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공교육은 내제된 인간의 발달 가능성을 자극해 인지, 사고, 육체, 지능 등 발달과제를 청소년기에 집중 육성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교육을 국가주의, 산업주의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교육감으로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는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이다. ‘신산업분야 기술은 직업군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나갈지 명확하지 않다. 미래 담론을 주창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오류에 빠져 있다. 향후 10년 후에 신산업이 남아 있을지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존속을 전제로 존재하지 않는 미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신산업 분야 훈련은 일정 수준의 발달이 끝난 노동자가 산업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직무 활동이다. 학교 교육은 인간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을 교육해야 하며, 노동 활동은 전인적 발달에 기본 기제를 제공하고 있기에 노동교육은 학교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감이 가져야 할 학교교육과정 편성의 올바른 이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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