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품 읽기는 뒤처지는 아이를 이끄는 힘"

강성란. 김상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16 [18:22]
참교육
참교육실천
"온작품 읽기는 뒤처지는 아이를 이끄는 힘"
참실대회 둘째 날, 분과마당 현장
강성란. 김상정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0/01/16 [18:2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참실대회 둘째 날, 분과마당 현장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움직여!”

 

둥글게 놓인 의자 바깥에서 원을 그리며 돌던 교사들이 일사천리로 몸을 굽히고, 네 발로 걸으며 고양이 울음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고양이의 날렵한 몸놀림을 연상시키는 교사들의 웅크린 모습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각양각생의 야옹 소리 끝에 가위바위보가 이루어지고, 이긴 교사들은 의자에 앉고, 진 교사들은 원을 그리며 다시 돌기 시작했다.

 

 

▲ 놀이교육 분과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전국참교육실천대회(참실대회) 둘째 날인 16일 국립순천대학교는 28개 분과마당에 참여한 800여명 교사들의 열기가 추위를 무색하게 했다.

 

이순신 장군처럼 통곡하며 움직여라!”

이번에는 장렬한 죽음을 맞는 장군의 모습을 연기하는 교사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놀이분과에 모인 40여명의 교사들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이컵을 책상 위에 쌓고 종이비행기를 날려 쓰러트리는 종이비행기 볼링 시간. 신중하게 종이컵을 조준해 날렸으나 닿지도 못하고 고꾸라지는 비행기, 앞머리를 두텁게 변형해 종이컵 대부분을 쓰러트린 비행기의 활약에 따라 지켜보는 교사들의 희비도 갈렸다.

 

게임에 집중한 교사들이 출발선을 지키지 않거나, 비행기를 두 겹으로 겹치는 등 반칙이 속출하자 아이들이 노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며 다함께 웃었다. 놀이를 통해 통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음 다스리기를 배우고 정리정돈도 스스로 하는 등 아이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초등노동교육분과     © 김상정 기자

 

올해 처음 개설된 초등노동교육분과에서는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초등노동교육연구팀이 개발한 노동교육자료 등을 활용해 초등 교사들이 진행한 수업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월별로 노동교육 수업을 진행한 백순옥 경기 안양남초 교사의 수업 자료는 100쪽을 훨씬 넘어섰다.

 

통일교육분과에 참가한 40여명의 교사들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변화한 한반도 정세와 새로운 시대, 우리의 통일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함께하는 427 수업, 평화통일 온작품 읽기, 시민교육으로 접근하는 통일교육 등 현장 실천 사례도 나눴다.

 

▲ 통일교육분과     © 김상정 기자

 

 책 안 읽는 학교로 전학가고 싶어요.”

아이의 볼멘 목소리가 책읽기 싫은 투정이 아닌 읽기 능력이 뒤처져 소외되는 학생의 목소리라는 생각은 온작품 읽기를 꾸준히 이어온 힘이다. 박지희 서울 도봉초 교장은 온작품 읽기를 읽기 능력이 뒤처지는 아이는 학급에서 소외되기 쉽다. 학교에서 복지는 수업이며 책을 읽어주는 것은 수업에서 학생이 소외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보았다.

 

그는 온작품 읽기를 과제가 아닌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소리 내어 읽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함께 읽으며 국어 교과서에 담긴 텍스트만으로는 알 수 없는 맥락과 의미, 역사적 사실은 물론 다양한 인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혁신분과에서는 학생 자치와 학교자치, 교육과정과 수업평가 혁신,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시스템을 통한 학교성장이라는 주제로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사례를 발표하는 등 초등 학교혁신 전반을 논의했다.

 

▲ 초등학교혁신분과     © 김상정 기자

 

평화샘의 마을 배움길 분과에서는 나들이와 질문으로 여는 통합수업을 주제로 진영란 진안 장승초 교사의 발제가 한창이었다. 진영란 교사는 전학 가는 친구 집 방문을 목표로 시작한 우리는 친구프로젝트가 확대되어 학교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흩어진 친구집에 방문해 친구집 지도를 완성한 이야기, 1차 방문 당시 대강의 스케치로 시작했던 학생들의 그림이 네 번째 방문까지 이어지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자세하게 표현한 지도로 탈바꿈한 사례를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제비꽃이랑 닮은 금창초를 도감을 찾아가며 구분해내는가 하면 털두꺼비 하늘소도 찾아냈다.

 

지도를 들여다보며 궁금한 내용을 적어 이웃 마을을 방문한 아이들. 오가는 이야기 속에서 이미 정들어버린 이웃 마을을 다시 찾을 것을 제안한다. 두 번째 방문길엔 첫 방문 당시 반갑게 웃어주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편지와 공연도 준비했다. 학생들의 사물놀이에 덩실덩실 춤을 추던 94세 할머니는 감씨 저글링으로 아이들이 공연에 화답했다. 마을 속으로 들어간 아이들은 다시 또 마을을 찾을 것을 약속한다.

 

▲ 평화샘의 마을배움길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진영란 교사는 마을 방문과 수업을 통합하면서 아이들의 공부와 삶이 통합되는 배움이 일어났다. 마을 방문 이야기로 아이들이 만든 책에 빠지지 않는 말은 나는 그냥 우리 마을이 좋다’, ‘우리 마을은 작지만 정말 좋은 마을이다라는 말”이라면서 마을에서 자라고 마을을 돌볼 줄 아는 아이들의 성장을 소개했다.

 

도덕과 교육과정 가지고 놀기라는 주제로 열린 도덕교육분과에서는 억압받는 다수를 활용한 성평등 수업, 보드게임으로 만드는 떠들썩한 수업,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환경부스 만들기 등 사례를 나눴다. 2015개정 교육과정 관련 설문 결과를 분석하고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을 제안하는 시간도 가졌다.

 

분과마당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는 17일에는 주제가 있는 순천 기행에 참여한다.  

 

▲ 체육교육분과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 교육연극 분과     © 김상정 기자

 

▲ 페미니즘교육 분과     © 김상정 기자

 

▲ 도덕교육분과     © 김상정 기자

 

▲ 민주적 자치회의 분과     © 김상정 기자

 

▲ 과학교육분과     © 전교조 제공

 

▲ 보건교육분과     © 전교조 제공

 

▲ 유아교육분과     © 전교조 제공

 

▲ 시민교육분과     © 전교조 제공

 

▲ 노래분과     © 전교조 제공

 

▲ 수학교육분과     © 전교조 제공

 

▲ 회복적 생활교육 분과     © 전교조 제공

 

▲ 국어교육분과     © 전교조 제공

 

▲ 노동-직업교육 분과     © 전교조 제공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
메인사진
[만화] 새학기는 늘 새로워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