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굴레 벗고 ‘교육개혁’ 비상하자”

최대현 | 기사입력 2019/05/2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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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외노조’ 굴레 벗고 ‘교육개혁’ 비상하자”
[현장] 25일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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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2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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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5일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수정> 30일 오후 4시 45분 

 

▲ 25일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에 참여한 5000여명의 교사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2019525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 우정국로에 모인 전국 5000여 명의 교사들은 자신들을 덮은 교육 적폐대형 천을 온 힘을 다해 찢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날 연 ‘법외노조 취소! 노동기본권 쟁취! 전교조 30주년 전국교사대회상징의식이었다.  

 

이 천에는 교원평가 차등성과급 해고자 학교장 독단적 운영 416진실은폐 교사의 노동3권 불허 대학 입시제도 박근혜-양승태 국정사법농단 법외노조 교사의 정치기본권 금지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 경쟁특권교육 기간제 차별 사립유치원 비리가 적혀 있었다.

 

교사가 주체가 돼 13개의 교육적폐를 직접 청산하고자 하는 의지였다. 천이 찢긴 뒤 이들 머리 위로 새로운 30, 삶을 위한 교육이라고 적힌 대형 걸개 그림이 애드벌룬과 함께 서울 하늘 높이 올랐다. 서른살 생일을 맞은 전교조가 걸어온 30년, 앞으로 나아갈 30년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 전교조는 이날 대회에서 법외노조 취소에 미온적인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삶을 위한 교육을 위해 하루 빨리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조치를 직권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정오 위원장(오른쪽)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왼쪽) 모습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전교조 결성 서른 돌, 삶을 위한 교육을 위해 대장정을 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지난 30우리가 꿨던 꿈은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와 현실이 됐다. 교육 공공성 요구는 무상급식, 무상교육으로 현실화 됐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교육의 주체라는 우리의 지향은 학교운영위원회, 학생인권조례, 학부모회, 학생회, 교사회 법제화 요구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전교조의 참교육 실천은 수업 혁신과 혁신학교로 결실을 맺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이루어지는 혁신 교육을 위한 다양한 실천들이 바로 전교조의 꿈이었다. 무엇보다 전교조는 탄압과 희생에도 권력에 타협하거나 무릎 꿇지 않고 교육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투쟁해 왔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권정오 위원장은 삶을 위한 교육. 결성 서른 돌을 맞는 전교조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화두다. 그러나 오늘 전국교사대회도 여전히 법외노조의 상태로 치러지고 있다. 정부의 ILO 협약비준 동의안 제출이 노동 존중의 국정과제를 실현할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청와대가 나서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 조치를 단행하라는 것은 우리의 변함없는 요구라고 강조하며 전교조가 가는 길은 언제가 가시밭길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6만 조합원이 하나로 뭉쳐 중단 없이 흔들리지 않고 가자. 전교조는 아이들의 웃음과 눈빛을 지키는 투쟁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 전국교사대회에 참여한 5000여명의 교사들은 청와대로 행진하며 법외노조 취소의 당위성을 서울 시민들에게 알리고 정부의 즉각 조치를 촉구했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오후 430분경 교사들은 청와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로 6년째.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만든 전교조 법외노조를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직권으로 취소하라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민원접수 투쟁과 지난 10~1112일 투쟁에 이어 3번째다.

 

교사들은 0교시·야간자율학습 폐지 등 교육정상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등 교육정책 개선, 출근부 학습지도안 결재 폐지 등 교육여건 개선 3개 분야에서 전교조가 해왔던 활동 내용을 담은 만장을 들고 행진에 함께했다. 

 

교사들의 손에는 법외노조 취소와 해고자 원직 복직, 참교육 한길로 등의 내용을 담은 다양한 홍보 도구가 들렸다. 깃발, 직접 만든 응원봉이나 머리띠, 명찰 등도 눈에 띄었다. 안국사거리와 광화문, 경복궁역을 거쳐 1시간여를 행진한 교사들은 청와대 앞 효자로 왕복 4차선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법외노조 굴레를 벗고, 교육개혁을 향해 비상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촛불혁명을 계승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지금도 전교조 법외노조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정치 논리의 허상에 빠진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새로운 30년을 전망하며 서른 살 전교조는 양적·질적 도약으로 새 시대, 새 교육을 활짝 열어젖힐 것이다. 그리하여 여전히 미완성일 수밖에 없는 참교육의 깃발을 들고 당당히 전진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교조 지도자문위원인 김귀식·이만호·이부영·장혜옥·정진화·김정훈·변성호·조창익 전 위원장과 윤한탁 전국참교육동지회 회장, 황진도 교육민주화동지회 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홍성학 전국교수노조 위원장,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 안명자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민태호 학교비정규직노조 사무처장,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의 인사가 참가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최교진 세종교육감 등 교육감들도 함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세웅 신부, 안치환 가수, 배우 고창석·문소리·권해효 등은 영상으로 전교조 30살 생일을 축하하고 앞으로 30년 교육을 당부했다.

 

“100만 조합원과 2000만 노동자 마음을 모아서 30주년을 축하한다.”며 연대사에 나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굴종과 경쟁의 수렁에 빠진 교육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자 선생님들은 전교조 깃발을 세웠다. 전교조의 역사는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교단에서 실현하는 과정이었다.”라고 평가하며 법외노조는 껍데기다. 껍데기는 가야 한다.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위해 전교조를 결성했듯이, 해직 교사 없는 새로운 30년을 만들자. 전교조의 30년이 우리 사회를 만들 것이다. 승리하는 길에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밝혔다.

 

1989년 전교조 창립 당시 해직으로 피해를 입은 교사들은 명예회복을 정부에 촉구했다. 황진도 교육민주회동지회 회장은 전교조 창립으로 해직됐던 교사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에 걸맞는 실질적인 명예회복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교육대학살로 지킨 전교조다. 그 동지들이 이제 교단을 떠나거나,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 반드시 정의와 진실이 승리한다는 역사로 남고 싶다. 해직자 명예회복과 전교조 법외노조를 외면하는 정부는 민주정부가 아니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 전교조는 이날 대회에서 앞으로 30년  '삶을 위한 교육'을 위한 대장정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이날 전교조는 이후 투쟁 계획도 밝혔다. 다음 주부터 1만여 분회 비상총회를 진행하고, 청와대 앞 농성을 진행하는 한편 오는 612일에는 다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전교조는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청와대 앞 정리 집회 투쟁사를 통해  이곳에 서니 그동안 흘린 눈물과 땀과 머리카락이 떠오른다. 다시 이곳에서 분노를 넘어 눈물을 흘리며 정부에 촉구하고자 한다. 이전 정부가 전교조를 죽이기 위해 행한 짓들을 보면 법외노조 취소를 위한 명분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3번째 약속 파기로 법외노조 취소를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분회 총회로 이런 상황을 알리고, 토론하고 결의를 모을 것이다. 612일 분회 대표자와 분회원들이 다시 이 자리에 모여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겠다. 그것이 불의에 저항하는 길이다.”라고 밝혔다,

 

대회에 앞서 진행한 사전 마당에서는 전교조 전국풍물패연합이 길굿으로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을 환영했고, 락밴드 타카피는 대중가요 젊은 그대와 락버전의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불러 교사들의 흥을 돋웠다. 전교조 시도지부를 랩으로 소개하기로 했다.

 

본대회에서 전교조 전국문예실천단은 우리는 가지요, 참교육의 꽃을 피워요, 교사는 노동자다 등의 노래들을 이어 부르며 교사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교사들 아래처럼 구호를 외치며 전교조 결성 30주년 교사대회를 마무리했다

 

내 사랑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하라.

해직교사 원직복직.

청와대가 결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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