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교권상담]교원은 아이가 아파도 연가 못 쓰나요?

김민석·전교조 교권상담실장 | 기사입력 2017/03/17 [11:34]

[따르릉 교권상담]교원은 아이가 아파도 연가 못 쓰나요?

김민석·전교조 교권상담실장 | 입력 : 2017/03/17 [11:34]

'아이 병간호'는 연가사유가 될 수 없다.(학교장)
3월 9일, 지방의 한 초등학교 여선생님의 다급한 상담 전화벨이 울렸다.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의 대학병원에 긴급 후송되었다. 10일간의 연가를 신청했다."
학교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아이 병간호는 연가사유가 될 수 없다."
아이 병간호가 왜 연가 사유가 될 수 없는지 친절한 설명은 없었다.
학교장이 생각하는 연가란 무엇일까요?
연가사유를 학교장이 일일이 심사하는 것은 합당한 것일까요?
생명이 위독한 자녀를 병원에 두고, 교사는 근무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학교장의 소신은 무엇에 근거한 것일까요?
 
연가 사유는 묻지도 말라.(인사혁신처)
같은 날, 인사혁신처는 "2017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일·가정 양립을 통해 안심하고 출산·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의 핵심 취지입니다. 지침을 통해 인사혁신처는 다음과 같은 "연가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기관별 연가 사용 목표를 설정하고 권장연가를 실시하라. 목표는 전년도 실적 보다 높게 설정하되, 연가 실적이 10일 미만인 기관은 최소 10일 이상으로 설정하라.
○부서별·개인별 연가 사용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연가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라.
○자유로운 연가사용 분위기를 조성하라. 연가 사유는 묻지도 말고, 월별 1인 1일 이상 연가 신청을 의무화하라.
○저축 연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하라.
 
공무원의 복무에 관한 사항은 인사혁신처가 주관합니다. 인사혁신처는 행정기관장에게 소속 공무원이 법정 연가일수를 최대한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연가활성화 대책과 자유로운 연가 사용 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가 사유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르면 연가란 "정신적·신체적 휴식을 취함으로써 근무능률을 유지하고 개인생활의 편의를 위하여 사용하는 휴가"입니다. 개인의 편의를 위한 휴가이므로 기관장이 연가 사유를 일일이 심사하여 승인하는 것은 연가의 취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기관장의 재량권을 남용하는 일입니다.
 
연가는 저축하여 사용할 수 있다.(인사혁신처)
인사혁신처는 2015년부터 연가활성화를 위해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을 개정하여 왔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기관의 장은 연가 사용 촉진을 위해 소속 공무원이 그 해 최소한으로 사용하여야 할 권장 연가 일수를 공지하여야 합니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연가 일수는 최대 3년까지 이월·저축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축한 연가는 충분한 휴식, 가족화합, 자기계발 등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3개월 이전에 미리 신청하면 10일 이상의 장기 연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기관장은 공무 수행에 특별한 지장이 없으면 승인하여야 하고, 인력 보충 등 원활한 업무 수행과 자유로운 연가 사용 보장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복무규정 제15조~제16조의4)
 
교원 휴가, 특별한 사유없는 한 방학 중에 실시.(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
학교현장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인사혁신처의 지침과는 딴 세상입니다. 교육부 예규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 때문입니다.
"학교의 장은 휴가를 허가함에 있어 소속 교원이 원하는 시기에 법정휴가일수가 보장되도록 하되, 연가는 학생들의 수업 등을 고려하여 부모생신일 또는 기일 등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방학 중에 실시하고, 휴가로 인한 수업 결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
교원의 연가는 학생수업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휴업일에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의 내용을 확대 해석하여 학기 중 연가를 불허한다면 위법입니다.
 
교원도 학기 중 연가가 가능합니다. 저축하여 쓸 수 있습니다.
교원은 국가공무원입니다. 국가공무원의 복무에 관한 사항은 국가공무원법(제7장 복무)에 규정하고 있고, 세부 사항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서 "교원의 휴가에 관하여는 교육부장관이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따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교육부 예규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입니다.
우리 헌법에서는 법률이 위임하는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고 특정 행정기관에 입법권을 일반적·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포괄위임금지원칙입니다. 교육부 예규가 상위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 교원의 휴가를 제한한다면 위헌, 위법이 됩니다. 교원도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 근거하여 연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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