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학·교·를·찾·아·서·7|
경남·행복학교·김해 봉명중

동학년 교사와 함께 수업… '배움' 넘친다

최대현 기자 | 기사입력 2016/10/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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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행복학교·김해 봉명중

동학년 교사와 함께 수업… '배움' 넘친다

최대현 기자 | 입력 : 2016/10/10 [16:49]

 

 "한 친구는 가만히 앉아 보고만 있더라. 그런데 다른 친구들이 실험이 잘 안 될 때, 나서서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담임인 반이라 좀 더 신경 써서 봤다. 한 아이는 학습에 흥미가 거의 없는데, 내진이 뭐냐고 옆 친구에게 물어보더라. 작은 부분에서 서로 배움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모둠 활동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내진 설계'가 조금 어렵지 않았나 싶다"며 "기자재가 망가지면 손해라고 생각해서 아이들이 세게 흔들지 않더라."


 9월28일 오후 3시50분, 경남 김해 봉명중 1학년5반 교실. 1학년 담임교사와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교사 등 10여명이 모여 앉았다.


 7교시에 1학년7반에서 송순호 교사가 한 기술·가정 수업에 대한 품평회를 하고 있었다. 송 교사는 이날 '지진 대비 설계 방식과 그 사례'를 주제로 수업을 했다. 교사들은 자신들이 맡았던 모둠원 4명이 수업시간 45분 동안 보였던 모습을 관찰하고 느낀 점을 수업공개 참관록에 기록했다. 아이들에 대한 관찰만이 아니라 수업계획안, 교사의 태도 등도 비교적 꼼꼼히 공유됐다.


 "가장 관심 있는 주제와 연결한 시의성 빠른 주제였다", "차분하게 수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 차시 분량으로는 좀 많은 것이 아니었나" 등의 의견도 나왔다. 1학년 수업협의회는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송순호 교사는 "동료 샘들에게 마음껏 기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수업 진행에 신경 써 미처 보지 못한 '학생들의 배움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또 어디서 막혔는지'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수업나눔과 협의회로 상향평준화


 지난해 3월1일 혁신학교로 지정된 경남 김해 봉명중은 수업 혁신에 중점을 두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실을 ㄷ자형으로 배치해 모둠 전환을 빨리 진행해 모둠별로 협동 배움이 일어나도록 했다. 황금주 행복교육부장은 "교직원 토론과 연수로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학생 배움 중심 수업을 하자는 방향을 잡고, 각자 자신에게 맞게 배움의 공동체나 모의토론, 협동학습 등의 방식으로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 혁신과 함께 수업 나눔과 협의회를 시행했다. 교사들은 거의 매주 수요일 동학년 특정 교사의 수업을 참관한다. 모둠별로 담당자를 정해 모둠원 학생들의 수업 과정을 모둠 책상 옆에 쪼그리거나 주저앉은 채로 참관했다. 교사들이 모둠별로 참관한 내용은 바로 이어지는 '수업협의회'에서 공유된다. 이날 수업협의회는 3개 학년에서 모두 진행됐다. 황금주 부장은 "수업 나눔과 협의회로 수업과 학급운영에 대한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환경 교과를 담당하는 황경미 학생자치부장은 "올해 이 학교에 처음 왔다. 동료 의식을 바탕으로 수업에 함께 하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왔다. 혼자 하는 교과라서 다른 교과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내가 모르고, 보지 못한 부분을 선생님들에게서 많이 채운다"고 말했다.


 이날은 경남 지역 다른 학교 교사들에게도 '배움중심수업'을 공개하는 날이기도 했다. 경운중에서 온 한 교사는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진영여중 한 교사는 "다른 교과 교사들이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았다. 민감할 수도 있는데, 수업 자체에 중심을 두고 서로의 수업에 관심을 갖는다는 시작이 의미가 있다"고 봤다.


 수업 혁신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3학년 김나연 학생은 "일제식으로 강의하는 방식보다는 토론하면서 서로 얘기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자체적으로 진행한 학생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 63%가 "선생님들이 수업준비가 잘 돼 있고 열심히 가르친다"고 했고 학생 71%가 "선생님들이 모둠활동, 토론수업, 실험실습, 발표수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한다"고 답했다. 학생들과 관계도 개선되고 있다. 혁신학교 지정 전인 지난 2013년 41건이었던 선도위원회 개최 수가 지난 해 7건으로 80%가량이 줄었다.
 

▲ 김해 봉명중 1학년 7반 기술가정 수업. 모둠활동을 하는 아이들 곁에서 동학년 교사들이 꼼꼼히 관찰하고 있다.(위) 수업을 마친 1학년 교사들이 모여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협의회를 하고 있다.(아래)     © 운영자


 교사를 교실로, 학생에게는 보람을


 담임교사들이 배움 중심 수업과 학급에 집중할 수 있는 배경에는 교무행정업무를 처리하는 팀을 따로 꾸려 운영하는 구조가 있다. 교감을 중심으로 비담임 교사들이 교무행정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학교 예산 가운데 교지와 학습플래너 관련한 예산으로, 교무행정원 1명을 더 채용했다. 담임교사의 행정업무 감축을 위해 집행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학교 예산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추가로 확보했던 교무행정원 1명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봉명중은 이와 함께 학생 교문 맞이, 학생자치 활성화 등 다른 부분에서도 경남형 혁신학교 행복학교를 일궈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학생들이 직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의견을 모은 뒤 교사, 학부모와 함께 학생생활규정을 개정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현재의 고정식 명찰을 내년부터 탈부착식 명찰로 바꾸기로 했고, 화장과 체육복 하교, 교실 안 음식물 섭취 등을 허용했다. 옅은 화장을 한 1학년 노유리 학생은 "우리 의견이 반영돼 규정이 바뀌니까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해 복직했다는 추미경 교사(1학년2반)는 "혁신학교에 적응하면서 더 바쁘고 수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교사로서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면서 "일반학교에서도 가능한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역량을 어디에 둘 것인가가 중요하다. 교육청이 이런 부분에 신경을 더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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