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명을 말한다 ⑤ '대학 살리려면 시장화 정책 버려야'

대학 살리려면 시장화 정책 버려야

임재홍·교수노조 부위원장 | 기사입력 2015/05/03 [17:52]

교육혁명을 말한다 ⑤ '대학 살리려면 시장화 정책 버려야'

대학 살리려면 시장화 정책 버려야

임재홍·교수노조 부위원장 | 입력 : 2015/05/03 [17:52]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구조조정 내지 구조개혁은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학과 통폐합, 입학정원 감축, 대학평가 등 학문과 지식의 자본 종속이 일상적 생활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고등교육의 사유화, 시장화, 영리화 정책'(시장화 정책)에 있다.

 서구에서는 오랫동안 고등교육을 공공재(혹은 준공공재)로 보았고, 따라서 고등교육의 비용을 국가가 공적으로 부담했다. 이를 포함한 여러 가지 복지국가 정책들이 1970년대에 신자유주의 등장과 함께 후퇴하게 되었다. 자본의 돈벌이가 공공가치보다 중시되게 된 것이다. 고등교육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장화 정책'의 적용으로 고등교육의 의미나 형태가 변질되었다. 지식의 생산과 보급이라는 전통적인 고등교육의 기능도 무시되었다.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르면 지식은 새로운 형태의 자본이 된다. 이에 따라 대학도 공공재산에서 부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자본의 이윤 욕구에 따라 기업에 종속된 프로젝트 수행 연구소로 전락되고 있다.

 자본의 입장에서 고등교육은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유네스코는 교육이 2조 달러 가치를 가진 전세계적 '산업'이라고 발표했다(2000년). 말 그대로 굴뚝없이 최고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산업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윤을 추구하는 다수의 영리형 대학들이 이미 만들어졌다. 영국의 대학들도 영리대학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장화정책의 역기능과 부작용이다. 시장화정책이 제일 먼저 시작된 영국의 대학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영국은 원래 1998년 전까지는 대학운영경비의 100%를 정부가 책임졌다. 그러나 대처정부 출범이후 대학에 대한 재정보조를 삭감하기 시작했고, 그 부족분을 등록금으로 전가하기 시작했다. 1998년 대학수업료는 연간 1000파운드(약 163만원) 정도이었으나 2010년에는 연간 9000파운드(약 1470만원)까지 올랐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설령 진학을 하더라도 졸업을 할 무렵에는 신용불량자가 되기 안성맞춤인 상황이다. 스완지대학 연구진의 '대학생 섹스워크 프로젝트' 보고서에 의하면 영국 대학생 20명 중 1명은 성매매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었다. 설문조사 대상자 중 40%는 졸업할 때 학자금 부채를 줄이고 싶으며 45%는 대출 상환금 체납을 피하고 싶다고 답했다.

 대학생들 중 보다 싼 등록금을 찾아 독일로 유학하는 학생수도 증가하고 있다. 고등교육 공급 방식이 공공재 모델에서 벗어날수록 고등교육은 사회적 불평등을 높이는 경향이 영국에서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

 등록금 인상에 동의했던 노동당도 최근 정책을 바꾸었다. 2015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노동당은 현재 연간 9000파운드인 대학등록금 상한선을 3000파운드 낮추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영국의 고등교육 정책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대학설립자유화정책, 국립대학 법인화정책이나 선진화 정책,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은 영국의 시장화정책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영국에서 겪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시장화정책을 폐기하고, 고등교육을 돈벌이가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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