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명을 말한다①
아직도 '야만'의 교육시대

-'교육혁명을 말한다' 연재를 시작하며-

이현(전교조 참교육연구소 부소장) | 기사입력 2015/03/06 [14:51]

교육혁명을 말한다①
아직도 '야만'의 교육시대

-'교육혁명을 말한다' 연재를 시작하며-

이현(전교조 참교육연구소 부소장) | 입력 : 2015/03/06 [14:51]
| 교 | 육 | 혁 | 명 | 을 | 말 | 한 | 다 | 1

'교육혁명'의 시대이다. 경쟁과 서열을 기본으로 하는 기존의 교육원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날이 높다. 혁신학교를 비롯한 새로운 교육의 실험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입시폐지, 고교-대학체제 개편(평준화), 교육과정 개편, 무상교육실현 등과 관련된 정책과 제도들에 대한 구상도 상당히 구체화되어 있다. <교육희망>은 전부 9회로 나누어 교육혁명에 대한 흐름을 대중적으로 공유하고 새로운 정책과 제도들을 함께 점검하려 한다. 야만의 교육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교육을 열어나가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편집자 주>

 우리는 아이러니에 가득 찬 시대를 살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고 있지만 절대적 상대적 빈곤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과학의 시선이 우주로까지 뻗어가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삶과 미래는 갈수록 불안정하고 불투명해지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관용의 목소리는 시끌벅적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호모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라는 단일종으로 통합되고 있다. 경제적 풍요 속에 사회적 양극화로 빈곤이 심화되고 생존이 제일의 목표가 된 시대, 과도한 경쟁과 승자독식으로 불안과 공포가 극대화된 시대, 삶의 모든 영역이 이윤의 대상이 되고 모든 관계가 상거래로 환원되는 시대. 문명의 탈을 쓴 야만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한국 사회에서 야만성의 정도가 결코 뒤처지지 않는 부문이 교육이며, 그 중심에 야만적 무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모든 대학들이 일렬로 서열화되어 있고 학력과 학벌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서열의 대학에 가기 위해 경쟁의 노예가 되고 시험점수를 따는 기계가 될 것을 강요받고 있다. 단순암기와 문제풀이의 무한 반복을 요구하는 가혹한 학습노동에 시달리면서 그들의 정신과 육체는 피폐해지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어린 나이부터 좌절과 무기력 그리고 열등감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학부모들 또한 거의 맹목적으로 자신의 현재 삶과 미래의 준비를 포기하면서까지 모든 자원들을 자식들의 허망한 경쟁을 위해 소모할 수밖에 없다.
 
 개인과 사회 모두에 엄청난 낭비와 고통을 초래하는 야만적 경쟁의 유일한 기능은 오로지 단 하나이다. 시험성적의 차이를 능력의 차이로 다시 능력의 차이를 권리의 차별로 둔갑시키는 재주를 부리면서 인간의 서열화와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것.
 
 한국의 지배세력은 야만적 경쟁을 제어하기보다는 '더 많은 경쟁과 더 많은 시장화'를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심화시켜왔다. 그 결과 한국 교육은 교육위기를 넘어 교육 불가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불러오는 법이다. 2014년 교육감 선거 등 지난 교육자치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보후보에 표를 던짐으로써 현 교육 체제에 대한 불만과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도 확산되고 있다.
 
 야만적 교육에 대한 종언과 교육혁명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혁명의 방향 설정을 위한 교육철학의 정립, 새로운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 개발, 그리고 그 실험과 성공사례 제시. 이 삼위일체가 제대로 작동될 때 새로운 교육체제의 실현 즉 교육혁명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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